SK매직, 중동서 옛 영광 재현 노려 [중견가전 해외법인 분석]⑤동양매직 시절 식기세척기 1위 하기도…정수기·공기청정기로 전략 선회
이정완 기자공개 2019-04-29 08:20:43
[편집자주]
한국 가전 업체들이 글로벌 시장에 도전하고 있다. 대기업 뿐 아니라 중견가전업체들도 포화된 국내 시장을 넘어 해외로 진출하고 있다. 중견가전사들의 회사 규모나 네트워크는 아직 부족하다. 하지만 글로벌 시장 진출 자체로 의미있는 도전이다. 중견 가전 해외법인의 현주소와 향후 전략을 통해 해외 진출 전략을 분석해봤다.
이 기사는 2019년 04월 25일 16시1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매직은 과거 동양매직 시절 중동의 주방가전 강자였다. 2014년 회사가 글렌우드 PE로 매각된 후 중동 사업은 구조조정을 겪었다. 2016년 SK네트웍스가 동양매직을 인수하면서 중동지역에서 다시 한 번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동양매직 시절에는 식기세척기와 정수기 디스펜서 중심으로 수출을 진행했다. 현재는 정수기·공기청정기가 중심이다. 중동 지역에 SK매직 자체 현지 법인은 없지만 모회사 SK네트웍스의 바이어 네트워크를 활용하고 있다.
SK매직은 지난해 중동에서 매출 23억원을 기록했다. 중동 지역 매출은 지난해 SK매직 전체 매출 6591억원의 0.4%에 해당하는 수치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낮지만 중동 지역 진출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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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매직은 이 시기 이란·이집트 등에서 식기세척기 시장점유율 1위, 디스펜서 시장점유율 2위를 기록했다. 식기세척기 시장점유율은 이란 34%, 이집트 25%에 달했다. 이 시기 중동 식기세척기 판매량은 약 8만~9만대에 달했다. 현지에서 보쉬(BOSCH), 아에게(AEG) 등 유럽의 유명 가전 브랜드보다 높은 브랜드 파워를 지니고 있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성공전략은 철저한 현지화에 있었다. SK매직 관계자는 "중동 시장에서 보쉬·아에게 식기세척기가 먼저 팔리고 있었지만 중동의 접시 문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세척력이 낮았다"며 "동양매직 시절 1~2년 동안 현지에 상주하며 그릇을 분석해 물살 방향, 세척 바구니 등에 대한 데이터를 쌓아 세척력이 높은 제품을 시장에 출시했다"고 말했다.
현지 식생활 문화도 수출 가전에 접목시켰다. 과일을 좋아하는 중동 소비자를 위해 식기세척기에 과일 세척 기능을 탑재했고 양고기를 먹는 무슬림을 위해 스팀오븐에 양고기 전용 기능을 추가했다. 중동 소비자가 선호하는 디자인도 가전제품에 채택했다.
다만 동양그룹 해체 후 2014년 글렌우드PE에 인수된 동양매직은 중동 사업 재편을 단행했다. 2014년 중동에서 매출 163억원을 올렸지만 이듬해 57억원으로 중동 매출이 65% 줄었다. 전체 매출에서 중동 지역이 차지하던 비중도 2014년 4.6%에서 2015년 1.5%로 3.1%포인트 감소했다. 2012년부터 중동의 주요 수출국 중 하나였던 이란이 핵무기 관련 경제 제재를 받은 것도 중동 실적에 악영향을 끼쳤다.
글렌우드PE는 회사를 렌탈회사로 탈바꿈 시킨다는 기치를 세우고 선택과 집중에 나섰다. 당시 글렌우드PE는 렌탈 계정 증대에 방점을 두고 동양매직이 판매하던 다양한 제품군을 정수기·공기청정기 등 렌탈 위주로 변경했다.
SK매직은 2016년말 SK네트웍스에 인수된 후 중동 시장 공략을 재개하고 있다. 2017년 SK매직은 해외 사업을 위한 태스크포스(TF)팀을 꾸려 2017년과 2018년을 수출사업 재정비의 해로 삼고 2019년부터 2020년까지를 글로벌 시장 재도약의 기간으로 설정했다.
우선 SK네트웍스가 보유한 해외 네트워크를 통해 판매처를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SK네트웍스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무역업을 위해 중동 아랍에미레이트에 SK Networks Middle East FZE 등 현지법인도 보유하고 있다. 과거 동양매직 시절 확보한 현지 바이어와도 관계를 재건하기 시작했다. SK매직 관계자는 "동양매직 시절부터 거래하던 바이어와 다시 거래를 시작하며 현지 사업을 확대 중이다"고 말했다.
중동 수출 전략에도 일부 변경이 생겼다. 동양매직 시절에는 매출 규모를 확대하는데 방점을 두고 중동 수출을 진행했다면 이제는 수익성에도 중점을 두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지난해부터 SK매직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소기의 성과를 달성하기 시작했다. 과거에는 식기세척기 판매가 중심이었다면 SK매직 시절부터는 정수기·공기청정기가 주력이다. SK네트웍스 관계자는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정수기와 공기청정기 수출로 소기의 성과를 달성했다"며 "올해도 해당 제품을 중심으로 현지 시장 공략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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