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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평, SK하이닉스 등급 트리거 왜 바꿨나 에비타/CAPEX→순차입금/에비타 지표로 수정…하향 검토 상황 부담

이경주 기자공개 2019-04-30 14:02:34

이 기사는 2019년 04월 29일 07: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기업평가가 SK하이닉스 신용등급 하향 트리거 기준을 변경해 그 배경에 대해 쏠리고 있다. 한기평은 'EBITDA/CAPEX' 지표 대신 '순차입금/EBITDA' 지표를 내세웠다. 투자비용을 뜻하는 CAPEX(자본적지출)를 검토대상에서 제외시킨 셈이다.

한기평은 D램 시장 구조조정 완료로 SK하이닉스가 CAPEX를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는 상황이 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크레딧업계에선 다른 부분에 주목했다. 등급하향을 검토해야 하는 부담이 생겼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EBITDA/CAPEX' 지표를 유지할 경우 SK하이닉스는 올 1분기에 바로 트리거에 해당되는 상황이다.

한기평은 지난 24일 '에스케이하이닉스㈜의 등급변동요인 변경' 보고서를 통해 신용등급 하향 검토 기준이 되는 트리거 변경사실을 알렸다. 기존 트리거는 △차입금의존도 10%초과 △EBITDA/CAPEX 1.5배 미만 상태 지속이었다. 이중 EBITDA/CAPEX 지표를 삭제하고 △순차입금/EBITDA 0.3배 초과 상태 지속 지표를 추가했다.

등급변동요인

EBITDA/CAPEX는 들어오는 돈 대비 나가는 비용이 얼마나 되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EBITDA(에비타)는 감가상각전 영업이익이고, CAPEX는 유무형자산 취득액을 뜻한다. 특히 대규모 투자지출이 일어나는 장치산업의 경우 CAPEX가 기업신용도를 좌우하는 요인이 된다. 에비타가 CAPEX에 못 미칠 경우 재무상태가 악화되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는 반도체공장 증설로 작년 CAPEX 규모가 16조원에 달했다.

한기평은 배경에 대해 "업계 구조조정이 완료되고 업황변동에 따른 SK하이닉스 CAPEX 조절능력이 과거 대비 제고되면서 해당 지표의 등급 설명력이 약화된 것으로 판단된다"며 "신용 안정성 측면에서 투자 효율성보다는 본원적인 현금창출력에 근거한 차입금 상환능력에 초점을 둘 필요가 있다고 판단돼 등급변동요인을 커버리지 지표인 순차입금/EBITDA 지표로 변경했다"고 덧붙였다.

반면 크레딧업계는 다른 관점에서 바라봤다. 현 트리거를 유지할 경우 SK하이닉스 등급하향을 즉시 검토해야 하는 부담이 발생한다는 설명이다. 실제 SK하이닉스는 올해 1분기 EBITDA/CAPEX는 0.8배로 트리거(1.5배 미만)를 크게 하회하고 있다. 반도체 업황악화로 EBITDA가 작년 1분기 5조8130억원에서 올 1분기 3조3970억원으로 41.6% 감소한 영향이다. 반면 CAPEX는 같은 기간 4조3170억원에서 4조3500억원으로 0.8% 늘었다.

SK하이닉스 재무

새지표인 순차입금/EBITDA는 SK하이닉스 입장에선 부담이 거의 없다. 올 1분기말 기준 순차입금/EBITDA는 마이너스 0.3배로 신규 트리거(0.3배 초과)를 한참 벗어나고 있다. 순차입금은 총차입금에서 현금성자산을 제외한 수치다. SK하이닉스는 올 1분기말 기준 현금성자산이 7조1920억원으로 총차입금 6조1470억원보다 많아 순차입금이 마이너스 1조450억원이다.

크레딧업계 관계자는 "올해 연간 에비타가 작년의 절반 이하로 줄어들 가능성이 높은 반면 CAPEX는 작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다"며 "한기평 입장에선 CAPEX를 하향 트리거로 유지할 경우 신용등급 하향을 검토해야 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어 부담스러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표 변경으로 SK하이닉스는 등급 하향 검토 부담이 상당히 완화된 것이 맞다"고 덧붙였다.

SK하이닉스는 대규모 증설투자 계획을 밝힌 상태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월 용인 원삼면 일대 약 448만㎡(약 135만평)의 부지 조성이 끝나는 2022년부터 120조원을 투자해 반도체 팹(FAB) 4개를 세울 계획을 발표했다. 회사는 '반도체 3각축'을 마련하기 위해 이천 사업장과 청주 사업장과에도 10년간 각 20조원, 35조원 규모의 투자 계획도 함께 공개했다.

한편 다른 신평사들은 등급 트리거에 변화를 주지 않았다. 카펙스를 트리거에 포함시키지 않고 참고 수치로만 활용해왔기 때문으로 보인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 24일 공시한 SK하이닉스 회사채 본평가 보고서에서 하향 트리거를 △업황 저하 및 실적 하락에 따른 현금창출력 저하로 △연결기준 순차입금의존도가 5%를 상회할 것으로 전망되는 경우 등으로 제시했다. 나신평은 EBITDA/CAPEX를 등급변동 검토지표 중 하나로 삼고 보고서에 현황을 공개하고 있지만, 트리거에는 포함시키지 않은 상태다.

한국신용평가도 하향 트리거(23일 본평가)를 유지했다. △연결기준 'EBITDA/매출액' 지표 50% 미만이면서 △연결기준 순차입금의존도 지표 3% 초과가 지속될 경우다. 다만 모니터링 요인으로 △반도체 업체별 증산 계획 △시설투자 및 R&D 규모와 재무안정성에 미치는 영향 등 CAPEX와 관련된 내용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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