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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현금흐름 반토막…회사채 흥행 변수 [발행사분석]EBITDA/CAPEX 1.6배서 0.8배로 반토막…조달금리 주목

이경주 기자공개 2019-04-29 14:41:41

이 기사는 2019년 04월 26일 17: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하이닉스(AA0)의 현금흐름이 작년 대비 크게 둔화된 상태에서 회사채 발행을 추진한다. SK하이닉스는 올 1분기 영업이익이 작년 동기에 비해 3분의 1토막이 났다. 반면 수조원대 대규모 증설투자는 지속하고 있다. 특히 경쟁사 삼성전자가 낸드플래시 치킨게임을 도모할 경우 수익성이 더욱 악화될 우려가 있다. 크레딧업계에선 회사채 매력도가 과거보단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EBITDA/CAPEX 배수 반토막…낸드발 대규모 적자 여파

SK하이닉스는 오는 29일 5000억원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만기구조(트렌치)별로 3년물에 1800억원, 5년물 2000억원, 7년물 500억원, 10년물 700억원을 배정했다. 희망금리밴드는 4개 트렌치 모두 개별민평에 -15bp~+15bp를 가산한 수치로 제시됐다. 대표주관사는 미래에셋대우와 SK증권이 공동으로 맡고 있다.

작년보다 실적과 재무가 현저히 약화된 상태에서 추진하게 된 회사채 딜이다. SK하이닉스는 올해 1분기 매출 6조7730억원, 영업이익 1조366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 보다 22.3%, 영업이익은 68.7% 줄어든 수치다. 같은 기간 상각전 영업이익(EBITDA)도 5조8130억원에서 3조3970억원으로 41.6% 감소했다. 수익성지표인 영업이익률도 같은 기간 50.1%에서 20.2%로, 에비타 마진율은 66.7%에서 50.2%로 하락했다.

SK하이닉스 재무

SK하이닉스는 메모리반도체인 D램과 낸드플래시가 주력사업이다. 매출비중은 올 1분기 기준 D램이 81%, 낸드플래시는 17%다. 지난해 말부터 D램 수요를 이끌던 아마존 등 데이터센터업체들이 구매를 줄여가면서 이른바 반도체 다운싸이클이 시작됐고, 그 여파로 D램 시장 2위 SK하이닉스도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 더불어 비슷한 시기 낸드플래시 시장에서도 공급과잉이 심화돼 SK하이닉스에 대규모 적자를 안겼다. 증권업계에선 올 1분기 SK하이닉스 낸드플래시 부문이 8000억원대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했다.

크레딧업계에선 신용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현금흐름이 악화된 것에 주목하고 있다. 대표적인 현금흐름 지표인 EBITDA/CAPEX 배수는 올해 1분기 0.8배로 지난해(연간) 1.6배에 비해 반토막이 됐다. 이익은 대폭 줄어든 반면 반도체 경쟁력 유지를 위한 비경상적 투자비용은 오히려 늘어난 탓이다. 유무형자산 취득액을 나타내는 CAPEX(CAPEX)는 올 1분기 4조3500억원으로 전년 동기(4조3170억원) 대비 0.8% 늘었다.

차입금 확대로 재무상태도 악화됐다. 올 1분기 총차입금은 6조1470억원으로 지난해 말(5조2819억원)보다 59% 증가했다. 이에 차입금의존도도 같은 기간 8.3%에서 9.4%로 1.1%포인트 상승했다.

증권업계에선 SK하이닉스 수익성과 재무가 추가로 악화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낸드플래시 업계 1위인 삼성전자가 치킨게임을 단행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3사(삼성, SK, 마이크론)가 과점하고 있는 D램시장과 달리 낸드플래시는 6개사가 경쟁하고 있다. 낸드플래시 시장 공급과잉이 심화되고 있는 것도 다수의 플레이어들이 존재해 수급조절이 안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공급과잉에도 이익을 내고 있어 치킨게임으로 경쟁사 퇴출을 노릴만한 체력이 있다. 이 경우 낸드플래시 시장 4위인 SK하이닉스는 분기적자가 조단위로 확대될 수 있다.

◇회사채 매력도 하락…넘치는 기관수요는 변수

SK하이닉스 회사채는 과거부터 인기가 많았다. 같은 등급 타 회사 회사채 대비 우월한 조건으로 금리가 결정됐다. 지난해 3월 14일 전액 5년물로 발행된 3000억원 규모 회사채는 금리가 3.006%로 산정됐다. 같은 날 국고채 5년물(2.505%) 대비 금리스프레드가 50bp였다. 같은 날 AA-등급 5년물 평균금리와 국고채간 스프레드가 54.4bp였음을 감안하면, SK하이닉스가 더 좋은 조건으로 회사채를 발행한 셈이다.

인기는 지난해 5월 SK하이닉스 신용등급이 기존 AA-에서 AA0로 한 노치 상향되면서 더 높아졌다. 같은 해 8월 27일 발행한 5년물(2500억원) 금리는 2.475%로 국고채(5년물) 대비 스프레드가 30bp로 대폭 낮아졌다. 같은 날 AA0등급과 국고채간 스프레드는 33.1bp로 역시 SK하이닉스보다 높았다.

반면 올해는 SK하이닉스 실적과 재무가 악화된 상태라 과거대비 인기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현재 SK하이닉스 5년물 회사채 개별민평 금리는 이달 25일 기준 2.004%로, 같은 날 국고채(1.76%) 대비 스프레드가 24.4bp다. 크레딧 업계에선 이번 회사채는 국고채 대비 스프레드가 30bp 수준으로 높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크레딧업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 회사채가 인기가 많았던 것은 작년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는 등 반도체 슈퍼싸이클 영향 때문이었다"며 "올해는 눈에 띄게 실적이 악화된 상태기 때문에 국고채와 금리스프레드가 30bp 수준으로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만 올해 회사채 시장 기관수요가 풍성한 상태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실적악화 요인이 상쇄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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