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캐피탈 만나 확 바뀐 영풍제지…작년 역대급 실적 [PE 포트폴리오 엿보기]영업이익률 큰폭 개선 주목
김혜란 기자공개 2019-05-10 16:25:17
이 기사는 2019년 05월 09일 13: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큐캐피탈파트너스(이하 큐캐피탈)가 4년 전 인수한 제지업체 영풍제지의 실적 고공 행진이 계속되고 있다. 영풍제지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큐캐피탈이 꾸준히 추진해온 기업 가치 개선 작업의 성과가 실적으로 나타난 것으로 해석된다. 큐캐피탈이 영풍제지를 인수한 지 5년 차를 맞은 만큼 성공적인 엑시트(투자금 회수)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영풍제지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8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45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매출액은 2017년보다 6%가량 늘어난 1112억원으로 집계됐다. 순이익도 크게 늘었다. 2017년 39억원에서 지난해에는 143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영업이익률은 2017년 3.1%에서 지난해 16%로 껑충 뛰어올랐다.
손익계산서상 지표로 가장 두드러지게 개선되고 있는 부분은 매출원가다. 매출액에서 매출 원가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7년 89%에서 지난해 76%로 줄었다. 이는 중국의 폐지(고지) 수입 제한 등 외부요인이 끼친 영향이 컸다. 폐지는 종이류와 판지류의 주원료 중 하나다. 2017년부터 중국이 폐지 수입을 중단하면서 국내 폐지 가격이 내려갔고 생산원가가 낮아지면서 국내 제지업체들의 실적도 개선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런 이유로 제지업체의 실적이 전반적으로 개선됐지만, 영풍제지의 경우 적자기업에서 흑자기업으로 탈바꿈한 뒤 성장세를 계속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큐캐피탈을 새 주인으로 맞은 뒤 원가 경쟁력을 확보한 데다 지난해 공격적인 영업을 통해 매출 확대에 주력한 게 성과로 보여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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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영풍제지는 실적 부침이 심한 회사였다. 큐캐피탈이 영풍제지를 인수한 2015년 당시에 영풍제지는 적자를 내던 회사였다. 2012년 영업이익 165억원을 찍었지만, 이듬해부터 3년 연속 실적이 추락했다. 2016년 말 기준 영업손실은 21억원에 달했다. 노미정 전 영풍제지 부회장이 2013년 회사 창업주이자 남편인 이무진 전 회장으로부터 경영권 지분(51.38%)를 물려받은 뒤 실적은 악화일로를 걷기 시작했다. 2015년 말 큐캐피탈에 경영권을 넘기기 전까지 침체가 이어졌고, 비정상적인 고배당 등으로 경영 상황은 더 나빠졌다. 하지만 체질 개선이 제대로 이뤄지면 충분히 성장할 수 있는 회사라는 게 당시 큐캐피탈의 판단이었다.
큐캐피탈은 영풍제지 인수 이후 대대적인 체질 개선 작업에 돌입했다. 우선 비주력 자산인 부동산과 증권을 처분하고 불량률 개선을 통해 원가경쟁력을 높이는 데 주력했다. 큐캐피탈의 김동준 부회장이 영풍제지의 대표로 취임해 경영 개선 작업에 힘을 쏟았다.
어느 정도 사업이 정상화 궤도에 오르자 지난해 큐캐피탈은 3M에서 영업을 담당했던 이관형 대표를 새 CEO로 영입했다. 영업 분야를 좀 더 체계화해 매출 확대에 힘을 쏟는다는 전략이었다.
큐캐피탈은 앞으로도 기업 가치 제고 여력이 크다고 보고 있다. 국내 제지 업계 호황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앞으로의 성장성도 밝다는 게 큐캐피탈 측 설명이다. 특히 아직 시장 점유율이 미미한 라이너원지 매출을 늘리기 위한 전략도 다각도로 고민하고 있다. 영풍제지의 매출 비중을 보면 지관원지의 시장점유율이 37%가량으로 업계 1위다.
지관원지는 휴지나 화학섬유, 필름 등 산업용품에 사용되는 심지의 원재료다. 포장박스 원재료인 라이너원지의 시장점유율은 3%가량이다. 하지만 지관원지는 니치마켓이고, 라이너원지 시장은 태림포장과 아시아제지, 신대양제지 등 대형사들이 과점을 형성하고 있는 시장이다.
적자 기업이 PEF를 만나 재무구조와 기업 체질 개선을 통해 알짜 기업으로 탈바꿈했다는 점에서 업계에서도 영풍제지 투자는 의미있는 사례라는 평가다. 큐캐피탈 측은 당장 엑시트를 추진하기 보다는 회사를 더 키우는 데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올해 인수 5년 차에 접어든 만큼 기업 가치 끌어올리기에 주력하며 성공적인 엑시트 기반을 다져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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