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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채 '청약 불만' 드러낸 에쓰오일의 '입단속' [Deal story]흥행 불구 수요예측 후 '함구령', 초저금리 상황 속 과민 반응 지적도

김시목 기자공개 2019-06-05 15:54:14

이 기사는 2019년 06월 03일 16: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에쓰오일(AA+, 안정적)은 지난주 공모채 청약 이후 이례적 '입단속'에 나섰다. 당시 수요예측 결과에 대한 불만을 드러낸 것 아니냐는 지적이 쏟아졌다. 청약 성적표를 받은 당일 파트너 증권사에 상당한 불편함을 표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공표된 수요예측 결과는 시장의 예측 그대로였다. 단기물 금리가 개별 민평을 훌쩍 넘은 점이 '함구령'의 이유였다. 1조원에 달하는 청약 성적표만 놓고 보면 외형상 흥행이란 표현에 부족함이 없었다. 하지만 내부적으로 기대한 금리와는 간극이 있었다.

업계에선 에쓰오일의 반응이 과하단 평가가 지배적이다. 크레딧 스프레드가 기록적으로 축소돼 있어, 민평을 기준으로 일희일비하는 게 오히려 어색한 상황이 됐다. 금리 하락 등 조달 환경이 급변하고 있는 만큼 발행사나 주관사가 끌어낼 수 있는 결과 역시 제한적이다.

◇ 단기물 수요 '불만'

에쓰오일은 오는 7일 4000억원 공모채를 발행한다. 앞선 수요예측에서 총 9400억원의 기관 수요를 모으며 조달 규모를 최대화했다. 트랜치를 5년, 7년, 10년물 등 세 개로 구성한 결과 고루 수요를 확보했다. 작년 결과(9700억원 청약)와도 큰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에쓰오일은 투자자 모집이 진행된 지난달 29일 증권사 IB에 결과에 대한 함구령을 내렸다. 통상 겨우 미매각을 면했거나 실제 수요 미달로 이어질 경우에만 입단속을 시키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이례적 행보였다. 31일까지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에쓰오일이 투자자 모집에 성공했지만 실질적으론 결과에 상당한 불만을 가졌던 것으로 평가했다. 조단위 청약 등엔 성공했지만 조달 금리 등의 조건에서 예상치를 밑돌았을 것이란 분석이었다. 파트너 IB에도 상당한 질책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에쓰오일의 청약 성적표를 뜯어보면 올해 진행된 동일 등급(AA+) 중에서 '대박'이랄 정도는 아니었다. 비교적 단기물 트랜치인 5년물에선 개별 민평보다 높은 금리의 조건이 결정됐다. 금리 매력이 떨어진 탓에 상대적으로 기관 물량이 적었던 영향이다.

한 IB 관계자는 "에쓰오일뿐 아니라 다수 기업들이 연초 청약 극대화, 금리 절감 등에 성공한 것과 다른 결과가 나오면서 함구령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며 "실패라고도 할 수 없지만 외부에 투자자 모집 결과가 '좋지 않다'는 인상만 준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 오버 반응?...금리하락 여파 불가피

하지만 올해 시장 전반에 걸쳐 금리 하락 기조가 심화하는 점을 고려하면 에쓰오일의 반응이 과하다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발행사의 펀더멘털이나 주관사 경쟁력 등을 극대화하더라도 금리 변화에 따라 흥행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환경도 제한적이란 평가다.

특히 에쓰오일은 등급 대비 민평금리가 이미 크게 낮게 형성돼있다. 단기물의 절대금리 매력이 떨어지는 탓에 수익률 제고에 나선 기관 입장에선 선별적 투자 행보를 보이고 있다. 발행 직전 'AA+' 등급의 5년물 민평금리 대비 에쓰오일은 10bp 가량 낮았다.

실제 지난해까지 가지 않더라도 지난 3개월 간 금리 하락은 기록적이다. 지난 2월 'AA+'의 크레딧 스프레드는(5년물 기준) 0.329%p 수준이었지만 5월말 0.264%p까지 붙었다. 에쓰오일과 비교하면 같은 기간 0.214%p에서 0.150%p로 급격히 쪼그라들었다.

시장 관계자는 "에쓰오일의 반응은 과한 측면이 있다"며 "더 나은 결과는 금리 흐름 자체가 바뀌어야 나올 수 있지, 현재 추세론 분명히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에도 에쓰오일과 같이 현실을 외면하고 욕심을 부리는 곳은 나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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