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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류업 리포트]동방, '방직업' 리스크…돌고돌아 '본업'으로실적 악화 주범 방직 계열사 모두 처분 후 턴어라운드

임경섭 기자공개 2019-07-04 08:24:16

[편집자주]

물류시장이 커지면서 물류기업들이 잇따라 투자를 늘리고 있다. 인프라를 강화하거나 M&A(인수·합병)를 시도하는 등 몸집 키우기에 주력하고 있다. 물류시장의 주 키워드인 '대형화·전문화·융합화'를 이뤄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 위함이다. 더불어 유통과 물류의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서비스 경쟁이 더욱 치열해진 상황이다. 더벨이 물류기업들의 주요 현황을 비롯해 미래 먹거리 준비 상황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7월 03일 15: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동방은 물류업을 바탕으로 그룹의 사업 기반을 탄탄하게 다졌다. 주력 회사인 동방은 꾸준한 현금창출력으로 그룹의 캐시카우 역할을 했다. 이를 바탕으로 동방그룹은 사업을 다각화했다. 방직 사업과 건설업을 함께 거느리면서 그룹을 키워나갔다.

하지만 방직 사업은 결과적으로 그룹을 위기에 빠뜨린 원인이 됐다. 대표 방직 계열사였던 동방생활산업은 IMF의 직격탄을 맞았다. 자본잠식에 빠지면서 동방은 중국에 설립한 자회사였던 심양동방방직유한공사와 동방생활산업에 현금을 쏟아부어야 했다.

동방 연결 실적 추이

동방그룹 사업의 모태는 지주사격인 동방이다. 중량물과 철강 제품 운송 등 50년이 넘는 업력을 바탕으로 물류업계에서 경쟁력을 쌓아 올렸다. 동방은 탄탄한 사업 기반을 구축하면서 꾸준히 영업이익을 기록하고 있다.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해마다 적게는 120억원에서 많게는 300억원 가까이 영업이익을 냈다.

꾸준했던 영업이익과는 상반되게 순이익은 일정하지 않았다. 금융비용 부담이 컸던 탓에 순이익은 영업이익에 크게 못미쳤다. 2013년부터 2015년까지 3년 간 408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고 2017년에도 93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방직사업은 동방그룹의 발목을 잡아왔다. 물류업을 통해 꾸준히 창출한 현금은 동방생활산업과 심양동방방직 등 방직계열사를 지원하는데 투입됐다. 2012년 철강제품의 해상 운송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기 위해 대한해운에서 인수했던 광양선박도 이들 계열사를 지원하면서 멍들었다.

동방생활산업은 동방 계열사로 1973년 국제방직이라는 사명으로 설립됐다. 방적사업을 본업으로 면사 제품을 생산해오다가 1997년에는 동방산업개발을 흡수합병하고 건설사업을 함께 거느렸다. 하지만 건설사업은 불과 얼마 지속되지 않았고, 2000년에는 면허를 양도하고 건설사업을 중단했다. 같은해 사명을 동방생활산업으로 변경했다.

동방생활산업 실적

그룹의 주력 계열사였던 동방생활산업은 외환위기를 겪으며 급격히 사세가 위축됐다. 자본잠식상태에 빠지면서 동방생활산업은 1999년 조흥은행 등 채권금융기관과 기업개선약정을 체결했다. 1999년 각각 2479억원과 151억원에 달했던 영업이익은 이후 급격히 줄어들었다. 불과 5년만인 2004년에는 매출 970억원과 영업손실 79억원을 기록했다.

무리한 확장이 화근이었다. 동방생활산업은 1992년에는 100% 자회사로 심양동방방직유한공사를 설립했다. 이어 1993년에는 심양동방섬유유한공사도 설립했다. 당시 1100만 달러를 투자해 중국 요녕성 심양수출가공구에 방직 공장을 건설했다. 중국 현지 공장에 원재료를 수출하고 다시 완제품을 수입해 판매하는 형식이었다.

심양동방섬유는 2000년 한 해에만 15억원의 순손실을 냈고 이듬해 심양동방방직에 흡수합병됐다. 이어 동방생활산업이 보유했던 지분 대부분도 계열사인 동방과 동방금속에 매각해야 했다. 또 홍콩과 뉴욕 법인을 청산했고, 건설업을 목적으로 1995년 설립했던 심양동방토건유한공사에 대한 투자금도 전액 손실 처리했다. 구조조정을 거치면서 동방생활산업은 급속도로 축소됐다.

동방그룹 구조도

부실해진 방직 계열사 동방생활산업은 동방에 리스크로 작용했다. 매년 100억원이 넘는 수익을 내고 있었음에도 동방이 많은 순손실을 기록하는 원인이 됐다. 자회사인 광양선박도 동방생활산업에 67억원을 출자하고 심양동방방직의 지분을 매입했다. 동방은 부실에 빠진 심양동방방직 지분 대부분을 매입하면서 차입금을 일으켰고 금융비용 부담이 커졌다.

결국 동방은 방직 계열사들의 정리에 나섰다. 우선 2017년 12월에는 심양동방방직을 중국 현지인에 매각했다. 매각으로 33억원의 넘는 중단영업손실이 발생했고 영업활동 현금흐름도 80억원 가량 감소했다. 이어 2018년 11월에는 부실의 주범이었던 동방생활산업 지분 89.26%를 매각하면서 동방그룹에서 방직 계열사들은 모두 사라졌다.

방직 계열사 리스크를 제거하면서 동방은 다시 물류업에 집중했다. 지난해부터 3년간 20억 달러에 달하는 카자흐스탄 유전확장공사에 기자재를 운송하는 계약을 따냈다. 이어 간선운송을 확대하면서 쿠팡과의 계약 규모를 늘려가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쿠팡과 4년간 520억원에 달하는 운송계약을 체결했다.

본업인 물류업에 집중한 결과 동방은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매출 5264억원, 영업이익 142억원, 순이익 158억원을 기록했다. 계열사 지원 부담이 모두 사라지면서 최근 15년 사이 처음으로 순이익이 영업이익을 넘어섰다. 중량물과 신규 3자물류 사업에서 대규모 운송계약을 따내면서 턴어라운드에 기여했다.

동방 관계자는 "2017년과 지난해에 심양동방방직유한공사와 동방생활산업을 매각했다"며 "계열사 리스크가 제거되면서 2018년에 반등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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