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家 상속재산분할]한진칼, '조양호 담보 해지' 공시 지연 까닭은담당자 3개월 뒤에야 사실 인지…오너일가 '뒤늦게 통보' 탓
고설봉 기자공개 2019-07-17 08:30:28
이 기사는 2019년 07월 16일 10시5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진칼이 고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의 주식담보대출 상환 사실을 약 3달이 지난 뒤에야 공시했다. 공시가 지연될 수는 있지만, 지연 기간이 길어 고의로 공시를 누락했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오너일가가 조 전 회장의 주식담보대출 상환 뒤 한진칼 실무진 등에 관련 사실을 알리지 않았을 가능성이 제기된다.조 전 회장이 보유한 한진칼 지분에 대한 주식담보대출 상환 및 담보 해지는 지난 4월 26일 이뤄졌다. 이후 한진칼은 지난 12일 장마감 뒤에 공시했다. 실제 담보 해지가 이뤄진지 약 3개월여 만에 공시를 했다. 관련 규정은 담보 해지가 발생한 뒤 5일 이내에 공시하도록 하고 있다. 한진칼이 공시를 일부러 누락했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는다.
한진그룹 관계자는 "당시 여러 이슈가 겹치면서 경황이 없어, 관련 사실의 파악 및 공시가 늦어진 것"이라고 밝혔다. 주식담보대출 상환 과정에서 오너일가와 한진칼 실무자들 사이에 커뮤니케이션에 어떤 문제가 있었을 지에 대한 의문이 생기는 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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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거슬러 4월26일은 한진그룹 경영권 승계와 오너일가간 상속재산 분할이 겉돌고 있던 때다. 조 전 회장이 사망하자, 한진그룹은 곧바로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을 회장으로 추대하며 경영권 승계 측면에서 일사분란하게 움직였다. 하지만 오너일가간 상속재산 분할에 대한 부분에서는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이에 따라 조 회장이 한진그룹 회장에 올랐지만, 그룹의 '총수' 지정은 확정되지 않았었다. 당시 조회장을 비롯한 오너일가의 뜻이 하나로 모아지지 않으면서 한진그룹은 공정위에 제출할 '총수'를 확정하지 못했고, 관련 자료를 완성하지 못해 서류 제출을 미루고 있었다.
또 당시는 오너일가의 계열사별 역할분담과 경영복귀 등에 대한 결정이 이뤄지기 전이었다. 조 회장이 정석기업 등기임원에서 빠지고, 원종승 사장 등이 등기임원으로 선임되는 정석기업 이사회가 열리기 이전이었다.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이 정석기업 고문과 한국공항 자문 역할을 맡기 전이었고, 조 전무의 한진칼 및 정석기업으로의 경영복귀도 결정되지 않았었다.
이런 상황에서 하나은행의 요구나, 오너일가 중 누군가의 주도로 조 전 회장의 한진칼 주식담보대출을 상환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은행의 요구가 있었다면, 조 전 회장의 사망으로 오너일가가 한진칼 및 금융당국에 신고할 경황이 없었다는 한진그룹의 해명에 설득력이 생긴다. 반면 오너일가 중 누군가의 주도로 대출 상환이 이뤄졌다면, 고의로 공시를 누락했을 가능성이 커진다.
금융당국 및 시장에서는 오너일가의 '고의누락'에 조금 더 무게를 두고 있다. 한진칼 공시 담당자가 조 전 회장의 주식담보대출 상환 및 담보 해지를 인지한 시점은 지난 11일인 것으로 확인된다. 한진칼 실무자는 관련 사실을 인지한 뒤, 곧바로 지난 12일 공시를 했다. 특히 공시를 하는데 하루밖에 걸리지 않았다는 점에서 관련 공시가 사실을 인지하면 곧바로 할 수 있는 간단한 작업이란 점도 확인된다. 이런 점을 미뤄볼 때, 오너일가가 대출을 상환하는 과정에서 한진칼 실무진에게 별도로 관련 사실을 전달하지 않았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감원에서 한진칼의 지연공시를 최초 인지한 시점은 7월12일"이라며 "한진칼 공시 담당자에게서 연락이 왔고, '조 전 회장 사망 뒤에 상속인들끼리 협의해서 주식담보계약 해지한 내역이 있다'고 알려왔다"고 말했다. 이어 "한진칼 공시 담당자도 4월26일 담보계약이 해지된 내역을 7월11일에서야 인지했고, 곧바로 지연공시를 7월12일에 낸 것이라고 해명했다"며 "관련 사실을 뒤늦게 인지하게된 구체적인 이유 등에 대해서는 따로 해명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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