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시장 분석]은행적립금 100조 돌파…DC·IRP '자금몰이'[종합]전체적립금 5조 순유입…KB국민은행, 9181억 유치 '최다'
이민호 기자공개 2019-07-31 14:00:00
이 기사는 2019년 07월 26일 07: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19년 상반기 퇴직연금 시장은 확정기여형(DC)과 개인형 퇴직연금(IRP) 중심으로 확대되는 추세가 이어졌다. 계절적 요인으로 연초 퇴직급여 지급이 늘어나는 확정급여형(DB)에서는 약 8000억원이 유출된 반면 DC와 IRP에는 약 2조7000억원과 3조2000억원이 각각 유입됐다.업권별로는 은행업권이 상반기 전체 유입액의 75%를 흡수하며 적립금을 100조원까지 끌어올렸다.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말보다 0.6%포인트 확대됐다. 증권업권은 1조6000억원을 끌어모으며 점유율을 0.3%포인트 소폭 높였지만 보험업권은 3000억원이 빠져나가며 점유율도 하락했다.
KB국민은행은 상반기 9000억원이 넘는 실적을 추가하며 전체 사업자 중 가장 많은 자금을 끌어들였다. 수익률의 경우 모든 제도에서 보험업권이 비교적 강세를 보였다.
◇DC에 2.7조 '뭉칫돈'…IRP 전년 말 대비 17% '급증'
더벨이 은행·증권·보험 등 퇴직연금 사업자 43곳이 공시한 퇴직연금 적립금을 분석한 결과, 올해 상반기 말 기준 퇴직연금 적립금(근로복지공단 제외)은 193조1511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187조8961억원) 대비 5조2550억원 증가해 2.8%의 성장률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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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도별로는 DB 적립금이 120조3530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8134억원 감소했다. 전체 퇴직연금 적립금 중 DB가 차지하는 비중은 62.3%를 기록해 이 기간 2.2%포인트 줄었다. 반면 DC 적립금은 50조원을 넘어섰다. DC 적립금은 50조3195억원으로 상반기 동안 2조7891억원 증가했고 전체 적립금 내 비중도 26.1%로 0.8%포인트 확대됐다.
연중 적립되는 DC나 IRP와 달리 DB 적립금은 연말에 대부분 유입되는 반면 연초에는 퇴직급여로 유출되는 형태가 일반적이다. 이 때문에 매년 상반기만 고려하면 DB 적립금 증가세가 다소 부진하게 나타나기도 한다. 하지만 이같은 요인을 배제하더라도 최근 다양한 금융상품에 직접 투자할 수 있는 DC 선호도가 증가하며 전체 적립금 내 DB 비중은 갈수록 줄어드는 추세다.
IRP 적립금은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IRP 적립금은 22조4786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3조2793억원 늘었다. 전체 적립금 내 비중은 이 기간 10.2%에서 1.4%포인트 증가했다.
IRP 적립금은 일반 근로자에서 자영업자, 교사, 공무원, 군인 등으로 가입대상이 확대된 2017년부터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연간 총급여가 5500만원 이하일 경우 최대 700만원(연급저축 합산)까지 16.5%의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는 혜택도 한 몫을 하고 있다.
◇은행 적립금 100조 돌파…KB국민은행 유입액 '1위'
업권별 퇴직연금 실적 현황을 살펴보면 은행이 주도하는 구도가 강화됐다. 은행업권은 올해 상반기 3조9408억원을 끌어들이며 100조3094억원의 적립금을 보유하게 됐다. 상반기 전체 퇴직연금 적립금 증가분(5조2550억원)의 약 75%를 은행이 책임졌다. 은행업권 시장점유율은 51.9%로 0.6%포인트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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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업권은 이 기간 1조6090억원을 끌어들이며 38조3140억원으로 적립금을 늘렸다. 시장점유율은 19.8%로 0.3%포인트 소폭 증가했다. 증시 부진 등의 영향으로 원리금비보장상품 비중이 높은 증권업권의 적립금 증가세가 다소 주춤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보험업권 부진은 올해 상반기에도 지속됐다. 보험업권 적립금은 2948억원이 빠져나간 54조5277억원을 기록했다. 시장점유율도 0.9%포인트 줄어든 28.2%로 하락했다.
사업자별 실적을 보면 상반기 적립금 유입규모 상위 1~5위에는 모두 은행업권이 자리잡았다. KB국민은행이 가장 많은 9181억원을 모았다. KB국민은행은 DB 적립금이 지난해 말보다 230억원 감소했지만 DC에서 신한은행(3427억원) 다음으로 많은 3398억원을 유치했고 IRP에서는 가장 많은 6013억원을 유입했다. KB국민은행은 DC와 IRP에서 전체 퇴직연금 사업자 중 가장 많은 적립금 규모를 보유하고 있다.
KB국민은행에 다음으로 KEB하나은행이 8872억원을 모으며 2위에 올랐다. KEB하나은행은 제도별로 고른 증가세를 보였고 특히 IRP에서 자금유입이 두드러졌다. IRP에서 4896억원을 유치했고 DB와 DC에서는 각각 1166억원과 2810억원을 유입했다. KB국민은행과 KEB하나은행 모두 DC와 IRP 중심의 마케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이외에도 신한은행(7180억원), IBK기업은행(5871억원), NH농협은행(5857억원) 등이 적립금 유입규모가 컸던 반면 KB손해보험(-1527억원), 한화생명(-938억원), KDB산업은행(-922억원) 등 14개 사업자는 적립금이 유출됐다.
◇평균 수익률 1%대 지속…보험업권 수익률 '강세'
퇴직연금 사업자들의 최근 1년(2018년 7월 1일~2019년 6월 30일) 수익률을 살펴보면 모든 제도에서 단순평균 1%대 성과를 나타냈다. 원리금보장상품 비중이 높은 퇴직연금 적립금 투자 특성상 정기예금 수준의 수익률에 그친 데다 낮은 금리수준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DB가 1.67%로 가장 높았고, DC와 IRP는 각각 1.62%, 1.44%였다.
모든 제도에서 보험업권의 수익률이 비교적 강세를 나타냈다. 보험업권 DC 수익률은 1.82%로 전체 업권과 제도를 통틀어 가장 높았다. 보험업권은 DB와 IRP에서도 각각 1.78%와 1.51%를 기록하며 타 업권 대비 높은 수익률을 보였다.
DB에서는 삼성증권의 수익률이 2.13%로 가장 높았다. 이어 롯데손해보험(2.00%)과 미래에셋생명(1.95%)의 성과가 돋보였다. DC의 경우 IBK연금보험이 2.38%로 수익률 1위를 기록했다. 한화손해보험(2.27%)과 푸본현대생명(2.26%)도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IRP에서는 대신증권(2.85%)의 수익률이 가장 높았고 신한생명(2.44%)과 한화투자증권(2.35%)도 양호한 성과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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