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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조 히타치케미칼도 넘보는 롯데케미칼, M&A 재개? 자회사 합병 단계 거쳐 외부로 눈 돌려…2차전지 소재 시장 진출 기대

최은진 기자공개 2019-08-27 08:36:29

이 기사는 2019년 08월 26일 15:09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케미칼이 자회사 합병으로 몸집을 키운 후 다음 단계로 인수합병(M&A)을 노리고 있다. 석유화학업황의 다운사이클을 견디는 방법으로 내실 다지기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에서 다시 포트폴리오 다각화로 방향을 튼 것으로 보인다. 돈 되는 사업을 포트폴리오에 추가하면서 파이프라인을 다양화하는 '공룡'다운 선택이라는 게 업계 평가다. 최근 매물로 나온 히타치케미칼의 인수를 검토하는 것은 2차전지 소재 시장으로 외연을 확대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최근 일본 석유화학기업인 히타치케미칼의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최대주주인 히타치그룹이 보유한 지분 51.2%와 경영권을 사들이는 딜(Deal)이다. 예상 인수가는 약 6000억엔, 우리돈으로 7~8조원 정도로 추산된다.

롯데케미칼 측은 히타치케미칼 인수 검토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글로벌 화학사가 매물로 나온 데 따른 가치평가 차원일 뿐이라고 선을 긋고 있다. 그러나 업계서는 생각보다 롯데케미칼의 의지가 상당하다고 보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이달 초 진행된 예비입찰에도 참여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에 대해 롯데케미칼 고위 관계자는 "히타치케미칼과 관련해서는 현재로선 얘기할 수 없다"며 "진행 중인 건에 대해서 얘기하는 것이 적절치 않은 이유다"고 말하며 다소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히타치케미칼의 인수전을 완주할 지 여부는 단언할 수 없지만, 현재 적극적으로 매물을 검토하고 있는 것은 인정한 셈이다.

히타치케미칼은 반도체 디스플레이용 필름과 리튬이온 전지용 탄소 양극재, 자동차 브레이크 패드, 재생의학 제품 등을 생산하는 100년이 넘은 기업이다. 특히 음극재 시장에서 1위 입지를 다지고 있다. 상당히 광범위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는 특징이 있다.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총 자산규모는 7090억엔, 지난해 순이익은 295억엔이다. 우리돈으로 따지면 각각 8조원, 3400억원 규모로 계산된다.

히타치
출처 : 히타치케미칼

롯데케미칼은 히타치케미칼을 인수하게 되면 자산규모를 키울 수 있을 뿐 아니라 2차전지 소재 시장으로 외연을 넓힐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롯데케미칼은 현재 중대형 전지의 일종인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 진출을 위한 연구개발(R&D)을 진행하고 있지만 상업화 여부는 결정된 바 없다. 히타치케미칼은 양극재와 음극재 시장에서 확고한 입지를 다지고 있는만큼 ESS 사업을 하게 되면 제품 수직계열화를 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신시장으로 각광받고 있는 2차전지 소재시장에 진출하게 되면서 새로운 동력을 포트폴리오에 추가할 수 있을 것으로도 기대된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양극재·음극재 시장에서 히타치케미칼이 입지를 다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자사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부분이 어떤 게 있는지 아직 밝힐 수 있는 부분이 없다"며 "해당 분야는 자사가 하지 않고 있는 사업인 만큼 이를 포트폴리오에 추가할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당초 업계는 지난해 부임한 임병연 대표이사를 중심으로 롯데케미칼이 올해 M&A를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관측했다. 임 대표가 롯데그룹의 M&A와 신사업을 전담했던 인물인 만큼 롯데케미칼에서도 이같은 업무에 집중할 것으로 봤다. 그러나 임 대표는 올 초 더벨 기자와 만나 "외형 확대보다 내실 다지기에 주력하겠다"며 M&A에 신중하겠다는 의견을 내놨다. 미중 무역갈등과 유가 변동성 등으로 화학업황의 다운사이클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리스크 관리에 보다 더 집중하겠다는 판단으로 해석됐다.

임 대표가 강조했던 내실다지기는 자회사 합병을 통해 실현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내년 1월부로 자회사 롯데첨단소재를 합병하기로 결정했고, 이어 관계기업인 롯데정밀화학 합병도 검토하고 있다. 롯데첨단소재 합병으로 롯데케미칼의 별도기준 자산총계는 15조원에서 18조원 규모로 확대된다. 에틸렌·프로필렌 등 석유화학 범용제품에서 아크릴로나이트릴·부타디엔 등과 같은 합성수지와 인조대리석 등 고부가 제품으로 사업 포트폴리오가 다변화 될 것으로도 기대된다.

이처럼 롯데케미칼은 우선 몸집을 키우며 내부 역량 결속을 다진 후 다음 단계로 M&A를 다시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롯데케미칼이 현대석유화학·KP케미칼 등을 인수하며 지금의 골격을 갖췄다는 점을 감안할 때 M&A는 롯데케미칼의 주요 성장전략으로 분석된다. 더욱이 다양한 사업 추진으로 잡식공룡이라는 별칭까지 얻을 정도로 포트폴리오 분산에 집중하는 만큼 히타치케미칼 같은 매물은 롯데케미칼에게 매력적인 투자처로 판단됐을 것으로 풀이된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롯데케미칼이 국내 석유화학사 가운데 가장 적극적으로 히타치케미칼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배터리 소재 등 신시장 진출과 외형 확대 측면에서 비롯된 것으로, 자회사 합병으로 내실 다지기에 나선 다음 단계로 M&A를 다시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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