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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ABCP 신용공여 규제 완화 '그림의 떡' 일정요건 맞추면 위험가중치 낮게 적용…수혜은행 한곳도 없어

원충희 기자공개 2019-09-02 08:15:06

이 기사는 2019년 08월 29일 15:47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당국은 은행이 우량·투명한 자산유동화증권(ABS)에 신용공여를 할 경우 위험가중치를 낮게 적용하는 'STC 규제자본 처리' 대상을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까지 확대키로 했다. 다만 은행권에서 이 조치로 수혜 받는 곳은 한군데도 없을 전망이다. 국내 유동화시장에서 STC 19개 요건을 맞춰 발행된 ABCP가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

29일 은행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은행업 감독업무 시행세칙 개정을 통해 STC 규제자본 처리대상 확대를 추진 중이다.

STC는 단순한(Simple), 투명한(Transparent), 비교 가능한(Comparable)의 약자로 '바젤Ⅲ(국제적 은행감독규정)' 기준에 따라 기초자산이 우량·균질하고 관련 정보가 투명하며 일관되게 관리되는 유동화 익스포져에 대해 낮은 위험가중치를 적용하는 방식이다.

기존에는 ABS 같은 1년짜리 장기유동화 익스포져에만 해당됐으나 이번에는 ABCP 등 3개월짜리도 적용 가능토록 한다는 방침이다. 은행들은 자산유동화 과정에서 매입보장과 신용공여 약정을 제공해 상환 확실성을 높여주는 대가로 수익을 얻고 있다.

위험가중치가 낮아지면 은행으로선 그만큼 가용자본 규모가 늘어난다. 개정세칙이 실시될 경우 ABCP 매입보장과 신용공여 약정을 확대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춰지는 셈이다.

다만 은행권에선 이 같은 조치로 수혜 받는 곳은 한군데도 없을 것으로 전망한다. STC는 △기초자산 속성 △지급상태 △채권상환 현금흐름 △기초자산 신용리스크 등 19개 항목의 인정요건을 두고 있다. 국내 유동화시장에서 STC 요건에 적합하게 발행된 ABCP가 하나도 없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의 자산유동화증권 매입확약이나 신용공여 규모가 제법 큰데 알려진 바로는 국민은행이 5조원, 신한은행이 7조원 정도 된다"며 "그러나 국내 유동화시장에서 STC 19개 요건을 맞춰 발행된 ABCP가 하나도 없어 실제 수혜는 전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실 이 제도는 국내 유동화시장 상황을 감안하기보다 국제 정합성을 따라가는 과정에서 도입됐다. 은행감독업무의 국제적 기준을 결정하는 바젤위원회에서 자산유동화 보증 및 신용공여 익스포져에 대한 STC 요건을 제정했고 바젤Ⅲ를 적용받는 한국도 이를 그대로 수용한 것. 그렇다보니 수혜자가 하나도 없는 제도개편이 이뤄졌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금 당장은 은행이 수혜 받는 게 없지만 향후 가용할 수 있는 수단 하나를 열어준다는 의미로 보면 될 것"이라며 "한국이 바젤규정을 도입한 만큼 국제적 정합성을 위한 조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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