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그룹, '평가액 888억' 한진칼 투자금 원천은 2018년 매출 2.1조, 영업이익률 22%…보유현금 2700억, '무차입' 경영
고설봉 기자공개 2019-10-11 07:49:28
이 기사는 2019년 10월 10일 08: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반도그룹이 한진칼 주요주주로 등장하면서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 가운데 반도그룹이 평가액 약 888억원에 달하는 주식을 보유할 수 있었던 배경에 대한 궁금증이 커진다. 건설업을 주력으로 하는 반도그룹이 본업과 무관한 회사에 대규모 투자를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일까.반도그룹 계열사인 한영개발은 이달 1일 1주당 2만7481원에 한진칼 주식 4만주를 매입했다. 이번 주식 매입에만 약 11억원을 투자했다. 이외 한진칼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다른 반도그룹 계열사들이 한진칼 지분 매입에 투자한 정확한 자금 규모는 집계할 수 없다. 개별 주식 취득 시점과 규모를 공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반도그룹이 보유하고 있는 한진칼 지분의 가치는 산정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반도그룹의 투자금 규모를 추정해 볼 수는 있다. 한영개발은 이번 주식 매입으로 보유 주식수가 103만8000주로 늘었다. 대호개발은 한진칼 주식 145만7000주를, 반도개발은 50만주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반도그룹 계열사 3곳이 보유하고 있는 한진칼 지분은 총 299만5000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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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8일 한진칼 주식의 종가는 2만9650원이다. 이를 기준으로 산출한 반도그룹 보유 한진칼 지분의 가치는 약 888억원이다. 최근 1년래 한진칼 주식 가격은 3만원 안팎에서 등락을 거듭했다. 반도그룹이 KCGI의 한진칼 지분 매입 뒤부터 본격적으로 한진칼에 투자했다면 총 투자금은 900억원 안팎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반도그룹이 이처럼 막대한 자금을 본업 이외의 회사에 투자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일까. 해답은 비교적 간단하다. 반도그룹은 주력인 건축·토목사업을 통해 꾸준히 매출을 올리고 있다. 특히 주택사업이 호황기를 구가했던 2015년 이후부터는 수익성도 고공행진하고 있다.
반도그룹은 지난해 그룹 계열사를 통틀어 2조1134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반도홀딩스, 반도개발, 반도레저, 퍼시픽산업, 에이피글로벌이 각각 공시한 연결감사보고서에 기초해 산출한 수치다. 각 계열사의 연결 매출을 단순 합산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 4753억원, 순이익 3444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22.49%, 순이익률은 16.3%로 각각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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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막대한 수익을 거둬들이는 만큼 반도그룹의 재무상황도 안정적이다. 실적과 같은 방식으로 집계한 반도그룹 6개 계열사의 연결 자산총액 합계는 지난해 2조1372억원을 기록했다. 부채총액 5614억원, 자본총액 1조5678억원으로, 합산 부채비율은 35.81%로 나타났다. 개별 계열사 별로 살펴봐도 주력인 반도홀딩스의 부채비율은 17.97%로 매우 안정적이다. 이외 반도개발, 반도레저, 에이피글로벌의 부채비율이 1000%이상 치솟았지만 반도그룹 전체 재무건전성에 주는 영향은 미미하다.
투자 여력을 평가할 수 있는 보유현금은 총 2703억원으로 집계됐다. 반도홀딩스에 1734억원이 몰려있다. 반도홀딩스는 한진칼 지분을 보유한 한영개발과 대호개발의 최상위지배회사다. 이외 이번에 한진칼 지분을 신규 취득한 반도개발이 218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퍼시픽산업도 875억원의 현금을 곶간에 쌓았다.
반대로 반도그룹이 외부로부터 차입한 자금은 극히 적었다. 6개 법인의 총차입금은 1440억원으로 집계됐다. 보유현금을 뺀 순차입금이 마이너스(-) 1263억원을 기록했다. 순차입금비율은 모두 '0%' 아래로 떨어졌다. 사실상 외부 차입금이 없는 '무차입 경영'을 실현하고 있다.
이외 반도그룹의 유동비율은 합계 448.95%로 나타났다. 반도홀딩스가 648.11%를 기록했다. 반도개발은 1106%, 퍼시픽산업은 1353%로 높았다. 유동비율은 재무건전성을 평가하는 또 다른 지표로 기업이 보유한 지급능력 및 신용능력을 판단하기 위해 쓰인다. 이 비율이 클수록 그만큼 기업의 재무유동성이 크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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