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장기CP 확대…여전채 일괄신고 취지 희석 [Market Watch]신한·롯데·삼성·현대카드 중심 발행…조달 포트폴리오 다각화
이지혜 기자공개 2019-10-17 13:59:26
이 기사는 2019년 10월 14일 15시5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드사들이 장기 기업어음(CP)을 자금조달 창구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차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기 위해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장기 CP는 실질이 회사채와 같아 자본시장을 왜곡할 수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일부 기업들은 전매제한 조치 등을 이용해 증권신고서 제출 의무까지 피하기도 했다.
카드사의 경우 공모 CP 형태로 증권신고서를 제출해 왔지만 여전채 일괄신고제도의 취지를 희석한다는 비판에서는 자유롭지 못하게 됐다. 감독당국과 시장에서는 카드사 채권의 일괄신고를 통해 전반적인 조달 예상 규모를 파악할 수 있었지만, 장기 CP 확산으로 정확한 실태를 알 수 없게 됐다.
◇카드사 장기 CP 발행 적극적
14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11일 기준 국내 전업 카드사 중 만기 1년 이상의 장기 CP를 보유하고 있는 기업은 롯데카드, 삼성카드, 신한카드, 현대카드 등 4개사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의 합산 CP잔량은 6조8000억원 규모로 이 가운데 75% 이상이 장기 CP다.
KB국민카드와 하나카드는 CP를 보유하고 있지만 만기가 1년에 못 미친다. KB국민카드의 CP잔량은 4500억원, 하나카드의 CP잔량은 1500억원이다. 우리카드는 CP 잔량이 없다.
우리카드를 제외한 신한카드, 삼성카드, KB국민카드, 현대카드, 롯데카드, 하나카드 등 6개 전업 카드사가 보유한 CP 잔량은 모두 7조4300억원이다. 롯데카드, 삼성카드, 신한카드, 현대카드가 이 중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으며 대부분 장기 CP로 채웠다는 것이다.
카드사들이 장기 CP를 발행한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2013년 정부의 기업어음 규제 이후 장기 CP는 시장에서 자취를 감췄다가 2015년 이후 다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특히 신한카드와 롯데카드가 장기 CP 발행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신한카드는 2009년 국내 카드사 중 처음으로 2년짜리 장기 CP를 발행하기도 했다.
신한카드와 롯데카드는 2015년 발행한 장기 CP 물량을 아직 보유하고 있으며 만기는 2020년 도래한다. 두 회사는 10월 들어서도 만기가 3년, 5년인 장기 CP를 발행했다. 현대카드와 삼성카드는 올 들어 장기 CP를 발행하지 않았다.
◇자금조달 수단 다변화
카드사들이 장기 CP 발행에 적극적인 이유는 자금조달 수단을 다변화하기 위한 측면이 크다. 장기 CP 발행으로 누릴 수 있는 이점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카드사들은 회사채 발행의 편의성을 위해 일괄신고제도를 활용하기에 발행 때마다 증권신고서를 제출할 필요가 없다. 그럼에도 증권신고서를 꼬박꼬박 제출해가며 장기 CP를 발행하고 있다. 발행 절차상 오히려 번거로움을 감수하는 셈이다.
금리 측면에서도 회사채와 크게 다르지 않다. 롯데카드가 이달 발행한 3년물 장기 CP의 할인율은 1.651%지만 IRR(Internal Rate of Return method; 내부수익률)을 적용한 실효수익률은 1.704%이다. 11일 한국자산평가 기준 롯데카드의 3년물 민평금리 1.67%와 비교해 금리 측면에서 메리트가 크다고 보기 어렵다. 10월 장기 CP를 발행한 신한카드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카드채 등 여전채는 채권시장이 좋을 때 가장 강세를 보이고, 나쁠 때 가장 약세를 보인다"며 "시장 분위기에 따라 변동성이 큰 만큼 자금 조달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금리나 절차적 편의성보다 조달 수단 다변화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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