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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입찰전략]민간기업 불구 이례적으로 '채점표' 만들었다⑤'인수가·대주주적격성·구조조정' 등 포괄적…'총점' 높아야 인수 성공

고설봉 기자공개 2019-10-31 08:12:25

이 기사는 2019년 10월 28일 13:19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시아나항공 인수가로 얼마를 제시해야 할까. 이런 차원에서 이번 딜에 접근하는 후보자라면 인수에 패할 가능성이 높다. 이번 딜에는 인수가 외에 고려해야 할 조건이 더 있다. 정부를 대표하는 산업은행과 국토부,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을 대변하는 금호산업을 모두 만족시켜야 한다. 인수가격과 대주주 적격성 등을 포함해 여러 항목으로 구성된 '채점표'가 존재한다.

본입찰을 앞두고 있는 애경그룹-스톤브릿지캐피탈 컨소시엄, 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 KCGI의 고민은 이 지점에서 시작한다. 채점표의 여러 요소들을 마주하면 셈법은 더 복잡해진다. 민간기업 M&A에서 채점표를 만든 것 자체가 이례적이기 때문이다. 이번 아시아나항공 매각은 통상 '최고가'로 인수자가 결정되는 민간기업 M&A의 룰에 추가로 정성평가 영역이 존재한다는 특징이 있다.

금호산업과 크레디트스위스(CS)는 적격인수후보(숏리스트)들을 대상으로 11월 7일 본입찰을 실시한다는 안내서를 배포했다. 이 안내서에는 인수 후보자들이 본입찰에 참여하며 제시 해야할 '최소한의 가이드'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성평가와 정량평가를 아우르는 복합적인 입찰 참여시 갖춰야할 조건(채점표)'이 명시된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나항공의 새 주인이 되기 위해 갖춰야할 일종의 '최저 기준'인 셈이다.

이번 딜의 채점표가 만들어진 것은 여러 이해관계자들이 아시아나항공을 중심으로 얽혀있기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영권을 가지고 있는 금호산업(금호그룹), 주채권 은행이자 항공산업 구조조정 임무를 감당해야 하는 산업은행, 항공산업 규제 주무부처인 국토부까지 최소 3개의 주체가 이번 딜의 매도자 측에 서 있다. 민·관을 아우르는 매도자의 특성상 가격만이 매수자 선정의 최우선 요소가 될 수 없다.

M&A 업계 관계자는 "이번 딜에서 가격, 대주주 적격성, 구조조정 및 경영 효율화 등 전방위적인 평가요소가 포함됐다"며 "단순히 인수가를 높게 제시한다고 인수자로 선택받는 것이 아니고, 여러 정량평가 요소와 합해 총점을 높게 받는 쪽이 인수에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시아나 투자설명서 표지

아시아나항공 매각에 채점표가 존재하는 만큼 인수 후보들은 각 채점 항목을 모두 합해 '최고점'을 받는 쪽으로 본입찰 전략을 짜야한다. 가격으로 대변되는 정량평가에서 최고점을 받았지만, 대주주 적격성 등 정성평가에서 최하점을 받는다면 인수자가 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가격과 그외의 조건을 모두 만족시켜 총점을 높게 받을 수 있는 입찰 전략을 고민해야 한다.

인수후보들이 우선 고려해야할 사안은 정량평가의 기준이 되는 가격이다. 가격은 다시 구주와 신주로 나뉜다. 총 입찰금액이 높다고 가격 평가 조건을 충족하는 것은 아니다. 금호산업을 만족시킬 '구주'와 산업은행을 만족시킬 '신주'를 얼만큼 적절히 배분하느냐가 채점표상 '가격' 조건을 충족할 주요 포인트다.

산업은행이 '신주 가이드'를 최저 8000억원으로 제시한 부분에서 신주 가격 조건을 충족하는 기준이 마련된 것으로 보인다. 구주와 다르게 '신주 8000억원'은 회사에 직접 자본금으로 환입되는 자금이다. 또 8000억원이란 금액은 산업은행이 올 4월 아시아나항공에 직접 지원한 영구채와 채무보증 규모와 맞아 떨어진다. 인수 후보들은 인수 뒤 아시아나항공의 재무적 부담을 줄이고, 산업은행의 '지원금'도 회수해 줄 수 있어야 한다.

구주에 대한 가이드는 아직 시장에 직접 제시된 것은 없다. 다만 '경영권 프리미엄'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 지가 구주 항목에서의 평가 점수를 높게 받을 수 있는 요인이다. 단순히 현재 아시아나항공의 주가와 연동해 구주 가격을 책정하는 것이 아니라, 경영권 프리미엄을 반영해 적정 구주가를 제시하는 것이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 방법이다. 금호산업을 만족시키고, 산업은행이 동의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구주가격 산정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성평가 요인은 구조조정과 대주주 적격성 등과 연계해 평가요소가 짜여졌다. 주채권 은행인 산업은행의 의지가 이번 매각에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경영 정상화와 관련된 구조조정 조건을 충족해야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이번 이사아나항공 매각이 시작된 이유를 되짚어 보면 결국 '경영 불안을 해소해 줄 수 있는 인수자를 찾는 것'이 산업은행의 역할이다. 매각의 한 축을 담당하는 산업은행을 만족할 만한 조건을 제시하는 쪽이 정성평가 항목에서 높은 점수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정성평가의 조건들은 조기에 아시아나항공을 경영 정상화 할 수 있는지 여부를 평가하는 요소로 구성돼 있다. 아시아나항공 인수 뒤 경영 정상화 가능성, 부채비율 하락 가능성, 항공기 리스 조건 변경, 고용보장 등 전방위 채점표가 만들어졌다. 이외 노선 구조조정 등에 대한 부분도 정성평가 요소에 포함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주주 적격성도 정성평가에 포함되는 중요한 조건이다. 항공업 특성상 국토부로 대변되는 국가 감독기관의 개입은 필연적이다. 향후 인허가와 각종 규제 등에서 아시아나항공 인수자와 국토부의 접촉이 수시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외국인 등기임원 선임 여부부터 시작해 항공사업법과 항공안전법 상 결격사유가 없어야 한다. 국토부가 신뢰할 만한 대주주 적격성을 가진 인수 후보가 정성평가에서 우수한 성적을 받을 수 있다.

이런 차원에서 사모펀드(PEF) 등 재무적투자자(SI)들은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과할 수 있는 검증된 전략적투자자(FI)들과 연계해야만 승산이 있다. '금산분리' 원칙을 떠나 대주주 적격성이란 기준에 의해 1차 평가가 이뤄지기 때문이다. 대규모 외국 자본이 SI투자자로 포함될 경우 대주주 적격성 시비가 일어날 수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항공산업의 특성상 감독기관과의 스킨십이 빈번하고, 규제를 어기면 운항 자체가 불가하다"며 이어 "과거 진에어 사태에서 보면, 외국인 등기임원이 문제가 돼 아직까지 제재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주주 적격성 심사가 이번 딜에 포함되는 것은 당연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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