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9년 11월 04일 07: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공모펀드인 '신영밸류고배당증권자투자신탁(주식)C형' 설정액이 최근 1조원 아래로 추락했다. 물론 같은 이름을 달고 있는 클래스 펀드를 모두 포함하면 여전히 조단위 펀드다. 그러나 대표 클래스를 기준으로 국내 주식형 가운데 유일한 조단위 펀드라는 상징성은 이제 사라졌다. 침체된 국내 공모펀드 시장의 단면으로 시장을 선도했던 펀드마저 점차 빛을 잃어가는 실정이다.공모펀드 시장 침체가 어제 오늘의 얘기는 아니지만 운용사 입장에서 시장 상황은 지속적으로 악화되는게 현실이다. 올들어 투자자들의 관심이 점차 해외로 옮겨가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상품을 수입하는 운용사가 늘고 있다. 장기간 트랙레코드를 쌓아온 글로벌 운용사의 펀드에 재간접 투자하는 공모펀드가 국내에서 인기다. 다만 재간접이라 운용사 수익성 측면에서 기여도가 높다고 보긴 어렵다.
국내 공모펀드 시장 경쟁도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운용능력을 검증받은 헤지펀드도 공모펀드 시장으로 입지를 넓혔다. 앞서 한국형 헤지펀드에 분산투자하는 사모재간접 공모펀드가 출시된데 이어 올해는 헤지펀드인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이 공모펀드 운용사로 전환했다. 지난 9월 내놓은 첫 공모펀드(운용펀드 기준)에는 1개월 여만에 1000억원 넘게 유입됐다.
며칠전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펀드 패스포트 제도도 시장 경쟁을 더욱 촉진시킬 전망이다. 이 제도를 활용하면 국내 자산운용사의 펀드 수출이 손쉬워 진다. 반대급부로 일본, 호주, 뉴질랜드, 태국 자산운용사도 국내에 공모펀드를 수월하게 출시할 수 있다. 이르면 내년 5월부터 이 제도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는데 업계에서는 해외에서 수입되는 펀드가 더 많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공모펀드 운용사들은 결국 '해외'에서 해답을 찾아야 한다. theWM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공모펀드 유형별 연초후 수익률은 국내 주식형 1.38%, 국내채권형 1.98%에 그쳤다. 반면 같은기간 해외주식형 19.78%, 해외채권형 8.75%로 해외에 투자한 펀드가 압도적으로 높았다. 개별 펀드간에 수익률 격차도 있긴 하겠지만 전반적으로 국내보다 해외투자 여건이 더 양호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이 프랭클린템플턴자산운용 인수를 추진했던 것도, 한화자산운용이 싱가포르에서 공모펀드 운용사 자격을 취득한 것도 일맥상통하는 의미를 갖고 있다. 침체된 국내 시장 여건이 공모펀드 자산운용사들의 해외투자 역량을 강화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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