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2.14(토)

전체기사

[글로벌 파이낸스 3.0] 베트남우리은행, 현지인 공략 무기는 '모바일 뱅킹'④2017년 법인 전환 성공, 2021년 지점 20개 목표...리테일금융 퀀텀 성장 목표

하노이(베트남)=진현우 기자/ 최은수 기자공개 2019-11-22 09:10:00

[편집자주]

금융의 해외진출은 단순한 본점지원 성격의 1.0과 현지화에 집중하는 2.0 단계를 거쳐 3.0 시대에 접어들었다. 금융회사들은 이머징마켓과 선진시장으로 투트랙을 전개하며 신남방과 IB영토 확장에 매진하는 중이다.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내고 있는 글로벌 금융한류. 어떤 식으로 진화하고 있는지 더벨이 직접 영국 런던, 미국 뉴욕,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를 둘러본다.

이 기사는 2019년 11월 15일 10:3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시중은행 중 두 번째로 베트남 은행 법인 라이선스를 확보한 우리은행은 일말의 고민도 없이 그간 영업 터전으로 삼아왔던 하노이에 본사를 차렸다. 현지 주재원들은 호치민과 하노이를 각각 서울과 평양으로 비교한다. 하노이는 베트남 수도지만 정치적 색채가 짙은 도시로 여겨진다. 경제 쪽은 오히려 신한은행 법인이 있는 호치민이 거론된다.

우리은행 베트남 법인인 베트남우리은행이 하노이 경남랜드마크72 빌딩에 둥지를 튼 건 22년간 영업 기반을 닦아온 이곳에서 베트남 진출 제2막을 열겠다는 계획과 연관 있다. 베트남우리은행은 초기엔 기업금융을 주춧돌로 활용했다면, 향후엔 소매금융을 통해 집을 짓는다는 전략이다. 베트남인지 구분이 힘들 정도로 국내 기업과 한국 식당들로 즐비한 하노이 경남 빌딩에 본사를 세운 것도 초기엔 기업금융에 안정성을 기한다는 전략적 셈법이 작용했다.

베트남우리은행은 각고의 노력을 기울인 끝에 지난 2017년 현지법인 대열에 합류하는 쾌거를 올렸다. 베트남은 2007년 WTO에 가입하면서 5개 외국계은행에 법인 문호를 열어줬지만, 이후론 십수년째 외국계은행들의 간절한 눈빛을 외면했다. 자국 은행업 보호 차원에서 진입장벽을 높인 탓이다. 포기를 몰랐던 우리은행은 각종 사회공헌활동(CSR)과 금융업 발전에 기여하는 등 우여곡절을 거듭한 끝에 2015년 가인가를 받았다.

당시 베트남우리은행은 법인설립 TF팀을 파견해 사전 예열작업에 들어갔다. 감독당국과 긴밀한 관계 형성은 물론 시스템제도 마련에 주력했다. 그로부터 2년이 흐른 2017년 초, 베트남 법인으로 다시금 탈바꿈했다. 본사는 △경영지원 △영업추진 △영업지원 등 3개 본부로 구성했고, 전체 직원도 주재원(42명)을 포함해 총 430명까지 늘려나갔다.

◇지점으론 한계였던 소매금융, 법인 날개 달아 '퀀텀성장' 이룰까

'Year of Quantum Growth'

11월초, 베트남우리은행 본사 대회의실에 들어서자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운 커다란 현수막이 눈길을 끌었다. 유심히 바라보는 와중에 지난 2년간 소매금융 확장을 위한 시스템 마련이 얼추 끝나가고 있다는 베트남우리은행 관계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금융업에서 퀀텀점프는 흔히 비약적인 경영실적을 일컫는다. 내년에 법인 출범 3년차를 맞는 베트남우리은행의 의지와 각오가 엿보인 현수막이었다.

KakaoTalk_20191114_134736524
우리은행 베트남 법인 본사에 걸려있는 '퀀텀 성장의 해'라는 큼지막한 문구의 현수막

사실 베트남우리은행은 외국계은행 법인 중에서 후발주자인 터라 소매금융에 강점을 보이는 로컬은행을 따라잡기 위해선 남들보다 한걸음 더 뛸 수밖에 없다. 지난 22년간 지점 두 곳(하노이·호치민)에서 베트남 금융시장 변화를 몸소 부딪치며 고민한 전략들을 법인에서 하나씩 구현해 나갈 계획이다.

초기엔 여타 외국계은행들과 마찬가지로 한국계 기업금융에 영업 방점을 뒀다. 현재 여신 포트폴리오상 기업금융과 소매금융 비율은 95대 5로, 전체 대출액에서 한국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80.4%에 달한다. 주요 고객은 삼성과 효성이다. 만성 무역적자에 시달리던 베트남은 2012년 삼성이 공장을 세워 핸드폰을 수출하면서 흑자 전환했다.

하지만 베트남의 경우 기업금융보다 리테일의 수익성과 성장성이 더 높다는게 현지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베트남 국민들의 은행 계좌보유율은 35%에 불과하다. 아직 소득수준이 낮아 향후 대출 수요도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는게 현지의 판단이다.

그동안은 현지법인이 아닌 외국계 지점에 불과했기에 소매금융을 영위하기가 쉽지 않았다. 리테일금융은 소비자 편의성과 직결되는 은행 접근성이 생명이다. 법인 전환에 사활을 걸었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남부 다낭지점 개소, 리테일 확장의지 표출… 양적 확장 '드라이브'

베트남우리은행은 소매금융 강화를 위해선 기본적으로 영업망 네트워크 확충에 전사적인 역량을 쏟을 계획이다. 보통 법인으로 전환하면 첫 해엔 3개, 이듬해부턴 5개 전후로 중앙은행의 승인을 얻어 자유롭게 지점을 확대할 수 있다. 올해 10월 말 기준 우리은행은 총 10개 지점을 갖고 있다.

최근엔 한국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다낭(남부)지점을 열며 기존 하노이(북부)와 호치민(남부)에 더해 전국을 커버할 수 있는 네트워크망을 갖추게 됐다는 평가다. 내년 상반기엔 △비엔화 △사이공 △빈푹 △호안키엠 지점을 추가로 열어 14개 지점을 차례로 확보해 나갈 예정이며, 2021년까진 최소 20개 이상 지점 설립을 목표로 두고 있다.

베트남우리은행과 신한베트남은행을 제외하곤 국내 시중은행은 지점 설립이 2개로 막혀 있어 다낭에 지점을 내고 싶어도 낼 수 없다. 다낭 지역은 공단이 아닌 관광지라 소매금융 중심의 영업력을 강화시켜 나가겠다는 양사(우리·신한)의 의지가 담긴 전략적 요충지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11월 7일 직접 다낭으로 날아가 개소 축하와 직원들을 격려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바라볼 수 있다.

KakaoTalk_20191114_135822906
(왼쪽부터) 하노이 랜드마크72빌딩 내부에 위치한 우리은행 지점, 우리은행 본사 대회의실에 걸려 있는 베트남 지도

◇소매금융 디지털化, ‘모바일뱅킹'에 방점… 신디케이션론 등 IB사업도 다변화

거점지역을 정해 촘촘한 네트워크망을 확장해 가는 건 베트남우리은행에겐 양적성장을 위한 중요한 전략이다. 다만 이미 수백 개 영업망을 구축한 로컬은행과 숫자 싸움을 하는 것은 시간과 비용 측면에서 비효율적이라는 걸 우리은행도 잘 알고 있다.

이에 베트남우리은행은 높은 스마트폰 보급률과 젊은 연령층에 착안해 모바일뱅킹을 진입전략 수단으로 삼을 계획이다. 로컬은행에선 아직까지 모바일뱅킹에 대한 관심만 나타낼 뿐 이를 실행에 옮길 인프라는 부재한 상황이다.

실제 베트남우리은행은 모바일뱅킹 사업을 위한 펀더멘털 만들기에 주력하고 있다. 모바일을 채널로 하는 금융상품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사전작업이 진행 중이다. 그 일환으로 인공지능(AI) 기반 신용평가 시스템을 지난 7월 오픈해 실시간 모바일 대출승인이 가능한 영업환경 조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베트남우리은행은 모바일뱅킹의 효과적인 시장진입을 위해 비대면 마케팅 전담조직(RM)도 구성할 계획이다. IT친화적인 젊은 고객층을 전략적으로 포섭해 로컬·외국계 법인들과의 벌어진 격차를 줄여나가겠다는 것이다.

이제 막 성장단계에 접어든 투자금융(IB) 사업에도 조금씩 문을 두드리고 있다. 베트남우리은행은 지난 2018년 현지에 IB데스크를 설치해 베트남 국영기업(SOE·State Owned Enterprises)의 태양광 프로젝트파이낸싱(PF) 딜에 신디케이션론 형태로 참여하는 성과를 거뒀다. 유수의 글로벌IB와 증권사들이 활발한 행보를 보이는 만큼 베트남우리은행도 서울본사 IB그룹과의 지속적인 협업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KakaoTalk_20191114_134826189
하노이 경남랜드마크72 빌딩, 우리은행 베트남법인 본사와 하노이지점이 입주해 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특별시 중구 무교로 6 (을지로 1가) 금세기빌딩 5층대표/발행인성화용편집인이진우등록번호서울아00483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이현중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3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