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건설 압박 나선 머스트, 지배구조 변화 부를까 [스튜어드십코드 발동]"중요결정, 위원회 사전검토 필요" 지적…경영참여, 전반적 개편 요구
허인혜 기자공개 2019-12-21 09:14:47
이 기사는 2019년 12월 20일 17시0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머스트자산운용이 태영건설에 '거버넌스 위원회' 구축을 요구하며 경영 참여에 본격적인 드라이브를 걸었다. 해당 기구가 설치되면 태영건설은 중요한 의사결정 전에 외부 위원회의 사전 검토·의견 제시를 거쳐야 한다. 머스트자산운용은 태영건설의 지배구조 변화가 목전에 왔다는 판단을 내리고 압박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머스트자산운용, 태영건설에 '거버넌스 위원회' 설치 요청
20일 머스트자산운용은 '주식 등의 대량보유 상황보고서'를 공시하며 태영건설에 거버넌스 위원회 구축을 요구하는 내용의 서한을 공식 발송했다고 밝혔다. 머스트자산운용은 태영건설 지분 15.85%를 확보한 주요 주주다.
국내에서는 SK와 한진칼, 삼성물산, 삼성전자 등이 거버넌스 위원회를 꾸리고 있다. 예컨대 삼성물산 거버넌스 위원회는 △지배구조 선진화를 통한 주주가치 제고 △주주가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경영사항에 대해 사전 검토·심의 후 이사회에 결과 보고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주요 정책 건의 △주주권익보호 담당위원은 주주들의 의견 수렴 후 그 내용을 위원회 및 이사회에 보고하는 역할을 한다.
머스트자산운용이 추구하는 거버넌스 위원회의 정체성은 삼성물산 거버넌스 위원회에 가깝다.
머스트자산운용의 법무대리인 법무법인 넥서스는 "삼성물산의 예를 기초로 거버넌스 위원회의 운영을 위한 자세한 규정(안)도 마련하여 함께 발송했다"며 "조만간 열릴 이사회에 상정하여 논의하여 줄 것도 요청했다"고 밝혔다.
머스트자산운용이 태영건설에 제안한 거버넌스 위원회 구성은 사외이사 2명, 주주대표 1명, 전문가 1명으로 모두 4인이다. 법적인 구속력은 없지만 주요 의사결정을 사전에 검수하고 위원회 차원의 입장을 제시할 수 있어 태영건설의 단독 의사결정을 견제하는 수단이 될 것으로 보인다. 거버넌스 위원회 안건은 내년 태영건설의 정기주주총회에 오를 전망이다.
◇태영건설 지배구조 변경 임박, 머스트운용 '견제 카드' 확보
머스트자산운용은 태영건설의 지배구조 변경이 임박했다고 봤다. 머스트자산운용은 공시에서 "태영건설과 그 자회사들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고, 지배구조의 여러 변화를 위한 중대한 의사결정들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라며 "당사는 현시점이 태영건설이 거버넌스 위원회를 도입할 적기라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전영준 넥서스 변호사는 "태영건설의 지배구조 변화가 곧 이뤄지리라고 판단했다"며 "지배구조 변화를 태영건설이 일방적으로 결정하는 데에 대한 견제 장치로 거버넌스 위원회를 제안했다"고 부연했다.

지난 8월 머스트자산운용은 태영건설의 지분율을 15.22%로 높이면서 보유목적을 '단순투자'에서 '경영참가'로 변경한다고 고지한 바 있다. 태영건설의 다섯 가지 변화 가능성을 꼽은 뒤 "정책적 의사결정에 있어 합리적이고 올곧은 판단을 기대한다"며 "머스트자산운용은 주주와 여러 이해관계자의 가치가 극대화될 수 있도록 합리적인 협조자가 되겠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적극적인 비판자' 역할도 공언했다.
다섯 가지 변화 가능성으로 우선 태영건설의 지주회사 전환을 언급했다. 머스트자산운용은 '최상위 모회사인 태영건설의 인적분할 등의 방식을 통한 지주회사·홀딩스 체제로의 전환'이라는 표현을 썼다. 인적분할 등의 방식을 통한 전환은 필요한 선택이고 합리적인 의사결정이라는 반응이다. 다만 분할의 대상이나 시점, 진행과정 등 세부적인 선택에 따라 긍정적인 효과의 범위가 크게 차이날 수 있다고 했다.
계열분리 가능성도 지적했다. 자회사이자 비상장사인 티에스케이코퍼레이션의 기업가치가 향후 태영건설의 시가총액보다 커질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국내 지정폐기물 매립처리량이 2011년 이후 증가추세라는 점과 국내외 환경관련 상장사의 매립단가 추이, 밸류에이션 차이 등을 근거로 제시했다. 티에스케이코퍼레이션은 수처리약품과 폐기물처리, 바이오가스 정제 등을 담당하는 환경 관련 업체다.
가족간의 계열 분리 우려가 있는 블루원(87.73%)과 태영인더스트리(30.38%)는 매매는 사실상 반대했다. 윤석민 회장의 여동생인 윤재연 블루원 대표가 블루원과 태영인더스트리의 가치보다 낮은 가격에 양사의 주식을 매수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머스트자산운용은 블루원과 태영인더스트리가 '미래 성장동력'과 '알짜회사'라고 판단했다.
머스트자산운용 관계자는 "계열사 매각을 반대하거나 찬성한다는 입장이라기 보다 저평가된 상태에서 판매한다면 주시하겠다는 의미"라고 전했다. SBS미디어홀딩스(61.22%)와 관련 계열회사들에 대한 구조 변화에 대해서도 명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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