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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삭 인수' 국민은행, 현지법인과 통합 추진 MDI 인수, 리테일 경쟁력 강화 효과…상업은행 전환도 고려

손현지 기자공개 2019-12-31 11:23:07

이 기사는 2019년 12월 27일 15:07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국민은행의 캄보디아 '프라삭(Prasac)' 경영권 취득은 현지법인(KB캄보디아은행)의 소매금융(리테일) 경쟁력을 보강하려는 목적이 크다. 사실상 이번 지분 인수는 프라삭과 KB캄보디아은행의 통합을 전제로 하고 있다. 캄보디아 은행법상 외국계 은행이 두 곳 이상의 라이선스 은행을 보유할 경우 하나로 통합하도록 유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두 금융회사의 통합 방법을 다각도로 고려 중이다. 프라삭은 예금수취가 가능한 소액대출업을 영위할 수 있는 MDI(Microfinance Deposit-taking Institution)형태며, KB캄보디아은행는 상업은행(CB) 라이선스를 보유 중이다. 먼저 프라삭을 상업은행으로 전환한 뒤 합병하는 방법이 거론된다. 이와 함께 두 은행을 한번에 통합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국민은행 고위 관계자는 "차후 캄보디아 중앙은행(NBC)와의 협의를 통해 통합방안을 논의해나갈 것"이라며 "당분간은 각자 라이선스 체제를 유지하며 사업을 진행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통합주체에 대한 논의도 추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다. 만일 KB캄보디아은행이 프라삭을 흡수합병하는 방식이 된다면 자산규모나 영업기반을 따져봤을 때 아이러니한 상황이 발생한다. 프라삭은 이미 현지 상위권 은행에 해당된다. 작년 말 기준 캄보디아 내 177개 영업망을 보유하고 있으며 시장 점유율은 41.4%를 차지한다. 반면 KB캄보디아은행의 지점은 6개에 불과하다.

리테일 등 현지 영향력 측면에서도 KB캄보디아은행에 비해 우위에 있다. 일반적인 MFI와 달리 소액대출업 외에도 정기예금과 저축성예금을 받을 수 있는 MDI 형태로 사업을 영위한 덕분이다. 이 때문에 프라삭이 상업은행으로 전환하도록 권고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후 KB캄보디아은행과 대등한 지위로 끌어올린 뒤 합병을 진행하도록 할 것이란 분석이다.

더욱이 MDI 라이선스 자체가 이미 준은행 급으로 여겨지기에 상업은행 전환에 용이하기도 하다. 캄보디아 은행 라이선스는 등급별로 MFI(마이크로파이낸스)→MDI→CB 등 단계적으로 전환하는데 현지 금융당국의 승인 절차를 밟아야 한다.

국민은행은 프라삭과의 결합을 통해 현지고객과의 접점을 확대하는 등 리테일 영업 시너지를 극대화할 계획이다. 더 나아가 소액대출금융 기반도 탄탄히 다져 종합금융사로 도약할 전망이다.

국민은행은 일찍이 캄보디아에 진출해 10여년 간 현지화에 주력해왔다. 2009년 처음 캄보디아에서 은행법인(KB캄보디아은행)을 설립한 뒤 지점을 6개까지 확장해며 영업 노하우를 쌓아왔다.

여·수신·외환업무를 모두 취급할 수 있는 상업은행 라이선스를 보유하고 있지만 사실상 기업금융 대신 리테일쪽에 집중하는 영업을 폈다. 주택대출(모기지론)이나 개인사업자 대출이나 직불카드, 자동차금융(오토파이낸스) 등 리테일 영업을 확대하기 위해 현지 네트워크가 절실한 상황이다.

다만 시장점유율을 보면 10년간 축적한 영업경험이 무색할 정도로 정체돼 있다. 지난해 KB캄보디아은행의 당기순이익은 캄보디아 전체 상업은행이 거둬들인 순익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 시장점유율이 정체됐다는 것은 그만큼 현지 상업은행 내 경쟁이 치열하다는 의미다. 기존 36개였던 상업은행 수는 지난달 말 50개 가까이 늘었다. 영업점과 자동화기기(ATM)도 작년말 기준 각각 876개, 1818개로 전년 대비 증가했다.

캄보디아 금융시장의 장점 중 하나는 미국 달러화가 자국 화폐로 대체되는 '달러라이제이션(dollarization)'의 진행이다. 외국인 투자자로선 환리스크 부담이 덜하다. 제3국과의 외환거래는 원-달러-현지통화 3단계를 거치기 때문에 환차손익 리스크가 2중으로 겹친다. 예금, 대출 모두 미 달러로 처리할 경우 그런 위험이 덜해진다.

국민은행은 이 같은 장점에 주목하고 캄보디아 시장 내 지위를 키우기 위해 2016년부터 현지 최대규모 MDI인 프라삭 지분인수를 검토했다. MDI 형태로 진출한 국내 은행은 우리은행(우리WB파이낸스)이 유일하다. 2016년 3월부터 강화된 최소 납입자본금 요건도 이런 움직임을 부채질 했다. 캄보디아 금융당국은 지난해 상업은행의 최소자본금 요건을 기존 3750만달러(약 424억원)에서 7500만달러(약 792억원)로 상향했다.

하지만 인수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무려 1조원 수준까지 가격이 오르자 당초 90% 지분인수 계획을 70%로 변경했다. 내부적으로 오가닉(Organic) 전략으로 선회해 자체 성장에 집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그러나 우선적으로 경영권을 획득할 만큼 지분을 사자는 쪽으로 의견이 모였다. 해외 금융기관 리스크를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타 국내은행도 프라삭 인수에 눈독 들였다. 대표적으로 신한은행은 올해 5월 국민은행이 NBC로부터 적격인수기관으로 예비인가를 취득하기 전까지 인수를 고려했다. 글로벌 경험이 풍부한 진옥동 신한은행장은 캄보디아 시장에 높은 관심을 드러냈다.

2016년에는 우리은행과 하나금융지주도 인수를 시도했다. 당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던 우리은행이 주주들과 세부조건 합의에 실패했고 결국 기존 주주(LOLC, BEA)가 지분을 사들이는 것으로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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