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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B급 발행 봇물...투심은 '싸늘'? [Market Watch]2019년 대비 두 배 증가, 연초효과 기대…금리, 자금수요 확보에 고전

이지혜 기자공개 2020-01-31 13:09:09

이 기사는 2020년 01월 29일 11: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두산, 두산인프라코어 등 BBB급 기업들이 연초 공모 회사채 시장에 꾸준히 걸음을 옮기고 있다. 예년보다 BBB급 공모채 발행물량이 늘었다. 투자 수요가 집중한 연초효과를 기대한 것으로 파악된다.

그러나 투자심리가 썩 좋지는 않다. 수요예측에서 증액 목표치만큼 자금수요를 확보한 곳이 한 군데도 없다. 저금리 기조가 지속돼 ‘금리 메리트’가 줄어든 데다 펀더멘탈 약화우려도 여전하기 때문이다. 향후 금융기업들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이 지속되면 BBB급 공모채 투자심리가 더욱 위축될 수도 있다.

◇BBB급 회사채 발행 급증…투심은 싸늘

28일 더벨 플러스에 따르면 올 들어 현재까지 공모채를 발행하기 위해 수요예측을 진행한 BBB급 기업은 모두 5곳인 것으로 집계됐다. 연초 키움캐피탈을 시작으로 두산인프라코어, AJ네트웍스, 대한항공, ㈜두산 등이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모두 4250억원 규모다.
출처: 더벨플러스(01.29 발행 기준)
올해 1월 BBB급 공모채 발행규모는 지난해 1월보다 두 배 이상 많다. 금융채에 포함되는 키움캐피탈을 제외하더라도 2017년 1월 이래 가장 규모가 크다. 전체 회사채 시장에서 BBB급 이하 비중은 1월 3.9%로 지난해 같은 기간 2.8%보다 1%포인트가량 높아졌다. 투자은행업계 관계자는 “연초효과를 기대하고 BBB급 공모채 발행이 몰렸다”고 말했다.

그러나 투자심리가 썩 좋지는 않다. 지난해 1월에는 모집액 대비 수요예측 참여금액이 3배가 훌쩍 넘었지만 올해는 1.7배를 간신히 넘겼다. 증액 목표치만큼 투자수요를 확보한 곳도 없다.

조달금리도 공모희망금리밴드 최상단에 결정되는 사례가 대부분이었다. 두산인프라코어와 AJ네트웍스는 모든 트랜치에서 조달금리가 공모희망금리밴드 최상단에 낙찰됐다. 대한항공도 발행금리가 민평금리보다 25~30bp에서 높은 수준에 정해졌다.

투자은행업계 분위기는 “미매각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일반적으로 발행사들이 모집금액을 필요자금보다 훨씬 적게 제시한다”며 “이런 기준으로 본다면 BBB급 비우량 회사채를 향한 투심은 지난해보다 좋지 않다”고 말했다.

◇금리메리트 떨어지고 하이일드펀드 일몰도 눈앞

BBB급 공모채를 향한 투자심리가 약화한 데는 금리 메리트가 떨어진 상황에서 하이일드펀드 혜택 일몰이 다가왔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투자은행업계 관계자는 “자산운용사들이 BBB급 채권 투자에 보수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투자자층이 사실상 리테일 수요로 한정된 상황에서 미매각이 발생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선방했다고 볼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BBB+ 등급민평은 한국자산평가 3년물 기준으로 2018년 1월26일 6.4%에 이르렀지만 2020년 5.2%까지 꾸준히 내렸다. 올해 공모채를 발행한 두산인프라코어의 조달 금리는 4.4%대이고 AJ네트웍스도 3%대에 그친다.

더욱이 올해 12월 31일이면 하이일드펀드에 대한 혜택이 사라진다. 그동안 하이일드펀드는 운용자산의 45%가량을 BBB급 이해 회사채에 투자할 경우 IPO 공모주 10%를 우선 받는 혜택을 받았지만 내년부터는 지속하지 못하는 것이다. 하이일드펀드는 BBB급 회사채의 ‘큰손’이라는 점에서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강력한 경쟁자가 등장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연초효과가 사라질 경우 BBB급 공모채 발행이 한결 뜸해질 가능성이 높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금융지주나 보험사, 증권사가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늘릴 가능성이 있다”며 “지난해 하반기와 마찬가지로 이들이 BBB급 수요위축의 주요인으로 부각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에 따르면 BBB급 공모채와 금융지주, 보험사, 신종자본증권은 금리 메리트가 비슷해 경합하는 관계다.

보험사는 2022년 IFRS17 도입에 대응해 RBC비율 관리를 위해, 증권사는 금융당국의 부동산PF 익스포저 규제 강화방침으로 자본을 확충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들의 신종자본증권 등 발행물량이 늘어나면 BBB급 투심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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