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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G 회계처리 논란]금감원 "인니·중동사업 부풀렸다" 세가지 '쟁점'①트리삭티 실질지배력·알로코자이 외상부채·적자법인 부당거래, 일방적 해석에 적극소명

최은진 기자공개 2020-03-10 13:05:33

이 기사는 2020년 03월 05일 10:57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T&G가 20여년간 강드라이브를 걸었던 해외사업 회계처리가 적정성 논란 중심에 섰다. 금융감독원은 KT&G가 회계장부를 고의로 조작해 실적을 과대계상했다고 판단, 중징계를 예고했다. 해외사업의 경우 공시조차 불분명한 경우가 많아 분식회계 여부는 물론 의혹이 터져나와도 어디서 비롯됐는지 확인할 길이 묘연하다.

금감원이 KT&G의 고의적 분식을 판단한 쟁점은 세가지로 압축된다. 종속기업으로 편입된 인도네시아 법인에 대한 실질 지배력, 중동기업과의 거래에 대한 충당부채, 적자법인과의 부당거래 등이다. KT&G는 각각 나름의 이유와 증빙이 있다는 입장으로, 금감원의 일방적 해석에 대해 적극적으로 소명하겠다는 방침이다.

◇지분율 51%에도 실질 지배력 모호, 연결대상 아냐

KT&G가 금감원으로부터 회계감리를 받은 건 2017년 11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10월 국정감사에서 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제기한 '해외법인 분식회계' 의혹에 따른 후속조치였다. KT&G가 해외사업 다각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2011년 인수한 인도네시아 법인 등에 대한 분식회계가 있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년이 지난 최근에서야 회계감리에 대한 결론이 났다. 금감원은 KT&G가 해외사업을 추진하는 데 있어 자산을 부풀리기 위한 고의적 분식회계가 있었다고 판단, 임원해임 등 중징계를 부과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KT&G에 대한 감리조치안은 이달 금융위원회의 감리위원회에 상정돼 심의를 거친 후 증권선물위원회와 금융위 정례회의에서 최종 확정된다. 다만 코로나19 이슈 등으로 인해 최종확정까지는 수개월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금감원이 가장 크게 문제 삼은 이슈는 2011년 인수한 인도네시아 담배회사 트리삭티(PT Trisakti Purwosari Makmur)다. 싱가포르에 위치한 특수목적법인(SPC) 렌졸룩(Renzoluc Pte., Ltd.)을 활용해 경영권을 포함한 지분 51%를 약 2000억원 가량에 인수했다. 국민연금공단도 약 380억원을 투자했다.

이 때부터 'KT&G-렌졸룩-트리삭티, 만디리(PT Mandiri Maha Mulia)-센토사(PT Sentosa Ababi Purwosari)' 등의 지배구조가 구축됐다. KT&G는 렌졸룩을 100% 완전 자회사로 지배하면서 트리삭티를 비롯한 그의 자회사 및 손자회사인 만디리, 센토사 등까지 거느렸다. KT&G의 연결 재무제표 실적에는 종속기업인 렌졸룩을 통해 그의 자회사 및 손자회사인 트리삭티와 만디리, 센토사 등까지 포함했다.


하지만 금감원은 KT&G가 트리삭티에 대한 실질 지배력을 갖추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KT&G는 당시 렌졸룩을 통해 지분율 51%를 확보했던 만큼 연결실적으로 반영하는 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더욱이 KT&G는 트리삭티의 이사회에 참여한 내역 등을 증빙으로 제출까지 한 상황이다

금감원은 단순 지분율이나 이사회 참여 여부가 아닌 '실질 지배력'이라는 정성적인 평가를 활용했다. 이에 대한 확실한 '증거'가 있다고 자신하는 만큼 다른 주주에게 유리한 의사결정이 이뤄질 수 밖에 없었던 '이면계약'과 같은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IFRS)에서는 모회사의 자회사 지분율이 50%를 초과하였을 경우 연결재무제표를 작성토록하고 있다. 그러나 '실질 지배력(De Facto Control)'이란 개념을 적용해 지분율이 50%를 초과하더라도 투자자와 약정 등으로 지배력이 없다고 판단한 경우 연결재무제표를 작성하지 않는다. 또 지분율이 50%를 초과하지 않더라도 실질 지배력이 인정되는 때엔 연결재무제표를 작성해야 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건 분식회계 이슈로 인해 금감원은 실질 지배력을 상당히 엄격하게 보고 있다. 단순히 '지분율'이 아닌 인사권한, 이사회 참여 여부, 의사결정 시스템, 지분거래 과정 등 다각도로 확인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이슈 이후 단순 지분율 문제가 아닌 그 이외의 여러 요소를 통해 실질 지배력을 판단한다"며 "확실하고 명확한 증거가 있기 때문에 결론을 내린 것이지만 그에 대해선 최종확정이 나지 않은 만큼 공개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알로코자이 외상거래 악성부채 과소계상, 자산부풀리기 의혹

금감원은 트리삭티 외 알로코자이(Alokozay International Limited)와의 거래에서 대손충당금을 과소계상했다는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금감원에서 보는 알로코자이와의 외상거래 악성채무는 약 2000억원을 넘어선다. 해당 금액만큼 대손충당금으로 쌓았어야 했는데 반영하지 않았다는 얘기이다. 받지 못할 채권을 받을 수 있는 것처럼 속여 자산을 부풀렸다고 본 것이다.

알로코자이는 중동의 수입상으로 KT&G와 1992년부터 약 30년간 거래관계를 맺고 있다. KT&G는 민영화를 앞둔 2000년부터 해외매출을 확대하기 위해 알로코자이를 활용했다. 무담보 외상수출, 저가수출, 프로모션 비용 등을 과도하게 늘리며 수출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알로코자이는 결제를 고의적으로 지연하거나 아예 대금 납부를 하지 않는 등 꼼수를 부렸고 결국 악성부채만 늘어나는 상황에 처했다고 금감원은 보고 있다.

대략적으로 이 규모를 금감원에서는 약 2000억원으로 보고 있지만, KT&G측은 전혀 다른 얘기를 하고 있다. 알로코자이로부터 천천히 조금씩 받아내고 있기 때문에 악성채무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고 당연히 충당부채로 쌓아 놓을 이유도 없었다는 설명이다. 더욱이 여전히 알로코자이와 거래관계를 이어가고 있고 대손충당금 문제는 회계법인과의 조율 하에 진행해 문제될 부분이 없다는 항변이다.

마지막으로 금감원이 지적한 사안 중 적자 해외법인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와 분식회계 등도 있었다. 트리삭티의 계열회사인 만디리에 베트남 영업권을 무상으로 넘긴 데 이어 자회사 센토사에 현물출자 규모를 과대계상 했다는 의혹이다. 이를 통해 만디리의 적자를 개선했고, 센토사의 부채비율을 낮추는 효과를 봤다고 판단했다.

결론적으로 금감원은 KT&G가 고의적 분식 등 회계부정을 통해 해외사업 부풀리기, 특히 인도네시아 사업 띄우기에 나섰던 것으로 보고 있다. 이의 중심엔 백복인 KT&G 사장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문제를 지적하며 2018년 2대주주인 IBK기업은행이 백 사장의 연임을 반대하기도 했다.

KT&G 관계자는 "금감원은 인도네시아 사업과 중동사업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으로 분식회계를 주장하지만 나름대로 증빙이 다 있고 회계법인으로부터 철저한 감사도 받았던 사안"이라며 "실질 지배력 문제나 대손충당금 문제 등 원칙과 기본에 따랐기 때문에 이를 강하게 어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금감원의 감리절차 진행중에 성실히 소명해왔으며, 향후 후속절차에서 각종 논란이 충분히 해소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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