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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파구 찾는 화학사]한화토탈, 고부가 합성수지에 사활 건다PE·PP 증설로 비중 확대…화성·에너지 의존도 감소 전망

이아경 기자공개 2020-03-09 08:12:51

[편집자주]

달콤한 초호황기를 뒤로 하고 국내 화학사들은 너나 할것 없이 수익성 정체기를 맞이하고 있다. 일관적인 수익성 창출이 가능한 고부가가치 사업으로의 진출 욕구가 그 어느 때보다 커졌지만 화학사들은 선뜻 답안지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글로벌 시황을 한 번에 뒤흔드는 중국 업체들의 등장도 위협이다. 더벨은 가지각색의 고민거리를 가지고 있는 국내 화학사들의 현주소와 그들이 직면한 과제 등을 다각도로 분석해봤다.

이 기사는 2020년 03월 06일 07: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석유화학산업은 '사이클'을 타는 업종이다. 호황기가 지나면 불황기가 찾아오고 다시 호황기가 돌아오는 식이다. 석유화학 기업들은 이 특성에 맞춰 호황기에 번 돈을 불황기에 투자해 수익성 기반을 미리 다진다. 호황기가 찾아올 때 더 큰 열매를 따기 위한 밑작업을 수행하는 셈이다.

다만 투자의 성격은 과거와 달라지고 있다. 기초유분 등 범용제품 중심의 증설에서 고부가제품 생산을 위한 증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글로벌 경기 둔화에 미국과 중국의 자급률도 높아지고 있어 과거와 같은 호황기를 누릴 수 없다는 판단이 작용한 결과다.

2015년 삼성에서 한화그룹으로 인수된 한화토탈도 마찬가지다. 2015년부터 2018년까지는 유례 없는 초호황기로 거둔 현금을 합성수지 사업 확대를 위한 증설에 쏟아붓고 있다. 경기 영향에 덜 휘둘리면서도 안정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고부가제품 생산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한화토탈이 충남 대산공장에 지은 가스 전용 분해시설 전경. <사진=한화토탈>

한화토탈은 기존 범용 제품을 넘어 고부가 제품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개편하고 있다. 한화토탈이 내세우는 고부가 제품은 고밀도폴리에틸렌(HDPE), 저밀도폴리에틸렌(LDPE), 선형저밀도폴리에틸렌(LLDPE), 에틸렌비닐아세테이트(EVA), 폴리프로필렌(PP), 복합PP 등의 합성수지다.

한화토탈은 이미 합성수지 부문에서 세계 시장 점유율 1위인 세계일류상품을 보유하고 있다. 디스플레이 보호필름용 PP와 태양전지용 EVA, 음료 병뚜껑용 HDPE, 압출코팅용 EVA, 자동차 복합소재용 플로우마크 억제 PP, 전기전자용 HIPP 등이 대표적이다.

고부가 합성수지를 더 늘리기 위한 방법은 투트랙으로 진행된다. 합성수지의 기초 원료인 에틸렌 확보를 위한 나프타분해시설(NCC) 및 수지제품인 PE와 PP를 함께 증설하는 것이다. 한화토탈은 2021년까지 1조4300억원을 들여 에틸렌 46만톤, 프로필렌 17만톤, PE와 PP는 각각 40만톤을 증설한다.

한화토탈은 우선 지난해까지 연간 에틸렌 31만톤, 프로필렌 13만톤을 생산할 수 있는 '가스 전용 분해시설(NCC Side Cracker)'을 완공했다. 나프타보다 가격이 낮은 프로판 가스(LPG)를 원료로 사용해 원가 경쟁력을 높인 점이 특징이다.

PE 40만톤 증설도 완료한 상태다. 한화토탈은 고부가 PE 제품 생산 확대를 위해 ADL(Advanced Double Loop) 공장 증설을 진행해 왔다. ADL 공장을 통해서는 파이프, 연료탱크 소재 등으로 사용되는 고기능성 메탈로센폴리에틸렌(mPE)과 고기능 파이프용 고밀도폴리에틸렌(HDPE) 등 다양한 고부가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

내년까지는 2차로 에틸렌 15만톤과 PP 40만톤의 증설을 마칠 계획이다. 증설이 완료되면 한화토탈의 생산능력은 에틸렌 155만톤, PE와 PP는 각각 114만톤, 112만톤으로 증가한다.


합성수지의 고부가 제품을 확대할수록 화성부문과 에너지부문에 대한 의존도는 점차 낮아질 전망이다. 한화토탈의 매출액 비중은 기초유분부터 스티렌모노머(SM), 파라자일렌(PX) 등을 생산하는 화성사업이 40%, 정제설비를 통해 휘발유, 항공유 등을 생산하는 에너지사업이 37%를 차지하고 있다. PE, PP 등을 생산하는 수지사업의 비중은 18% 정도다.

이미 한화토탈의 대표적인 화성제품인 파라자일렌(PX)과 스티렌모노머(SM)는 중국 내 자체 생산이 늘고 전반적인 수요는 감소하면서 직격탄을 맞고 있다. 이에 따라 한화토탈은 올해 1월부터 SM 공장의 가동률을 15% 줄인 상태다. 추가로 5%를 더 낮춰 감산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한화토탈의 SM 생산규모는 연간 106만톤, PX는 200만톤으로 국내서 가장 많다.

생산실적은 전반적으로 위축된 상태다. 지난해 3분기까지 화성사업의 생산실적은 392만톤으로 2018년 655만톤 대비 거의 반토막이 났다. 에너지사업의 생산실적도 2018년 340만톤에서 작년 3분기 246만톤으로 떨어졌으며, 수지사업도 같은 기간 138만톤에서 81만톤으로 줄었다.

한화토탈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합성수지 사업이 커지면서 화성, 에너지사업에 치중된 부분이 줄어들 것"이라며 "고부가 합성수지 제품의 경우 경쟁이 덜하면서도 시장에서 비싸게 팔릴 수 있는 아이템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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