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푸르덴셜생명 밸류에이션, '금리인하' 변수되나 보험사 자산운용 실적 변동성↑, 코로나19 영향… 업계 “원매자 협상우위 주목”

진현우 기자공개 2020-03-12 10:40:44

이 기사는 2020년 03월 10일 13: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푸르덴셜생명 인수를 위한 기업실사 작업이 한창인 가운데 코로나19에 따른 장기 경기침체 우려가 새로운 M&A 변수로 부상하는 분위기다. 전 세계적으로 통화완화 정책의 일환으로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게 대두된 탓이다. 생명보험사는 금리가 떨어지면 보험부채와 자산운용 사이드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정도로 저금리에 상당히 취약한 사업구조다.

불확실한 경제 국면이 전개되면서 푸르덴셜생명 인수를 저울질하는 원매자들의 셈법도 복잡해지고 있다는 후문이다. 현재 KB금융과 MBK파트너스, IMM PE 등 5곳 정도의 인수 후보들은 본입찰에 적어낼 가격을 두고 막판 고심에 빠졌다. 올해 한 차례 정도의 금리인하 가능성은 예상했지만 코로나19가 미칠 경제충격은 계산에 없던 시나리오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는 최근 코로나쇼크로 인해 기준금리를 0.5%p 긴급 인하했다. 다음 주 정례 회의를 앞둔 상황에서 선제 조치에 나선 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2년 만에 처음이다. 오는 18일 예정된 회의에서도 한 차례 추가 인하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면서 한국은행의 금리 결정에도 연쇄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저축성보험 상품을 다루는 생명보험사는 고객들에게 약정한 최저 보증이율을 지켜야 하는 자산-부채 듀레이션 관리가 중요한 역량으로 꼽힌다. 한때 보험업계에선 FC채널을 통해 고금리 확정형 상품을 해지토록 고객에게 권유하기도 했다. 10~20년 전 기준금리가 높았던 시절에 설계된 상품은 손실 부담으로 돌아온 상황이다.

물론 푸르덴셜생명은 보장성보험(종신보험)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꾸린 탓에 금리 민감도가 타사 대비 낮은 편에 속한다. 종신보험은 가입자의 사망을 보장(사망보험금 지급)하는 상품으로 계약건당 보험료 규모와 마진이 높게 설정돼 있다.

작년 9월 기준 푸르덴셜생명의 일반계정(보유계약)은 약 62조7400억원이다. 이중 보장성보험과 저축성보험은 각각 55조3887억원, 7조3510억원으로 집계됐다. 보장성보험이 전체 보유계약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88.2%에 달한다.

일반계정과 분리된 특별계정을 통해 보유한 변액보험은 약 16조7230억원을 나타냈다. 물론 변액보험도 저축성·보장성 중 어떤 형태로 팔았는지 여부에 따라 푸르덴셜생명에 미칠 영향 정도가 달라질 전망이다. 변액보험 세부 내역은 기업들이 공개하지 않는 내용이다.

과거 고금리 위주 저축성보험 판매에 드라이브를 걸며 몸집을 키워왔던 생보사들은 현재 이차역마진 늪에 빠져 실적 하락폭이 커지는 실정이다. 상품 포트폴리오가 보장성 위주로 구성된 푸르덴셜생명은 상대적으로 타사 대비 자유로울 순 있지만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이 없는 건 아니다.

무엇보다 현재 상황에선 국내외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어 자산운용 부문의 실적 안정성이 저하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생보사들의 자산운용 사이드에는 △주식 △채권 △부동산 △대체투자 등이 존재한다.

9일 현재 코로나19 공식 발표일인 1월 20일 이후 한국, 일본, 홍콩 주식시장은 약 14%, 18%, 12% 빠지며 급락했다. 시장 안정을 위해 미국 연준이 긴급 금리 인하에 나섰지만 코로나19의 전 세계적인 확산추세가 강해지면서 생보사들의 자산운용 운신의 폭도 계속해서 좁아지는 형국이다. 수익률이 다소 높은 대체투자 비중을 늘리는 방법이 있지만, 대체투자는 투자리스크와 고객위험부담이 상당한 터라 감독당국이 투자 상한선을 정해놓고 규제하고 있다.

보험업 관계자는 “자칫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내수경기가 나빠져 신규 보험가입 수요 감소도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금리 변동성을 최소화하며 시장금리 대비 초과수익률을 달성하는 데 보험업계가 사활을 걸어야 하는데 쉽지 않은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안정적 자산으로 여겨진 주식과 채권을 통한 운용수익률도 하방압력을 받고 있어 푸르덴셜생명 인수를 위한 가격 협상폭도 변화가 있을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하지만 원매자들이 인수대금을 협상할 때 어느 정도 발언권을 가지고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상황이 전개돼 위기보단 기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인수 후보들이 저금리 상황에 따른 위험 고려요인들을 다각도로 분석해 충분히 밸류에이션 산출에 녹여낸다면, 추후 경기가 회복됐을 땐 경제적 이득을 누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투자은행(IB) 관계자는 “경기가 저점을 찍는 어려운 상황에선 인수 후 리스크가 커지기 때문에 심사숙고할 필요가 있다”며 “다만 현재 시장상황을 충분히 밸류에이션에 담을 수만 있다면 오히려 인수 후보들에겐 오히려 저점에서 매수할 기회로 활용할 여지가 충분분하다”고 설명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