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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승그룹 3세 소유 해외법인, 승계 마침표 되나 [진격의 중견그룹]④현지호·석호, 中·베트남 무역 계열사 출자…수 백억대 매출 성장

박창현 기자공개 2020-03-18 08:12:11

[편집자주]

중견기업은 대한민국 산업의 척추다. 중소·벤처기업과 대기업을 잇는 허리이자 기업 성장의 표본이다. 중견기업의 경쟁력이 국가 산업의 혁신성과 성장성을 가늠하는 척도로 평가받는 이유다. 대외 불확실성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산업 생태계의 핵심 동력으로서 그 역할을 묵묵히 수행하고 있다. 이처럼 한국 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중견기업들을 면밀히 살펴보고, 각 그룹사들의 지속 가능성과 미래 성장 전략을 점검하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0년 03월 16일 10: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화승그룹 지배구조를 살펴보면 흥미로운 대목이 하나 있다. 바로 오너 3세이자 형제 지간인 현지호 부회장과 현석호 부회장이 나란히 종합무역 계열사인 해외 현지법인 지분을 직접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적통 후계자들이 택한 이들 기업은 짧은 시간에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더욱이 사업 초기 혹은 성장 궤도에 진입하기 직전에 자금 출자를 한 덕분에 재산 증식 효과도 상당할 것으로 관측된다. 두 사람 모두 아버지 현승훈 회장이 보유한 지분을 추가로 확보하기 위해 추가 자금 마련이 필요하다 점에서 승계 재원으로 활용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현 회장의 장남 현지호 부회장이 직접 출자한 해외 계열사는 '화승호천태창국제무역유한공사(화승무역)'다. 화승무역은 중국에 소재한 종합무역 계열사로, 2015년 설립됐다. 당시 화승그룹은 중국 내 신흥 공업지구로 급부상한 '태창(타이창) 지역'에서 사업 기회를 잡기 위해 화승무역을 전초기지로 삼았다.


최대 출자자는 지분율 60%를 보유한 화승네트웍스다. 나머지 40%를 현지호 부회장이 책임졌다. 화승네트웍스는 현 부회장이 대주주이자 경영을 총괄하고 있는 화승R&A의 손자회사다. 따라서 '현지호 부회장→화승R&A→화승네트웍스→화승무역'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가 만들어진다. 투자 참여 의사결정을 내리기 용이한 구조라 별다른 이슈 없이 현지호 부회장이 직접 투자에 나설 수 있었을 것으로 분석된다.

타 계열사와의 시너지 모색도 용이했다. 화승그룹은 이미 중국에 제조업과 관련한 많은 계열사들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부품 제조사 '화승기차배건(태창)'과 연고무 제조사 '화승특종고무(태창)' 등이 대표적이다.

전사적인 진출 전략이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지면서 화승무역도 빠르게 성장했다. 설립 당시 25억원에 불과했던 매출 규모는 이듬해 148억원으로 늘었다. 2017년과 2018년 매출 역시 각각 281억원, 416억원으로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지난해 580억원을 찍으면서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설립 초기와 비교해 매출이 22배나 증가한 모양새다.

배당 이익도 쏠쏠하다. 최대주주인 화승네트웍스는 2018년까지 화승무역으로부터 총 16억원의 배당금을 받았다. 지분율로 역산해 보면 현지호 부회장도 10억원이 넘는 배당금을 수령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미 초기 투자금 4억원을 회수하고도 남는 금액이다. 지난해 최대 실적을 달성한 만큼 올해도 상당한 배당 수익이 기대된다.

차남 현석호 부회장은 베트남 종합무역상사 'International B2B Solution(IBS)'의 2대주주(40%)에 이름을 올렸다. 최대주주는 그룹 내 신발ODM 사업 중추인 '화승비나'로 지분율 60% 지분을 갖고 있다.

2014년까지 베일에 가려져있던 IBS는 2015년 들어 그룹의 종합무역 사업 전면에 등장했다. 같은 해 화승비나가 최대주주로 올라서면서 그룹사로 완전히 편입됐고, 그 즈음 현석호 부회장의 지분 투자 사실도 공개됐다.

지배구조가 재편된 IBS는 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했다. 2016년 베트남 수출입 화물운송 자회사 '화승로지스틱스'와 내륙 특화 운송법인 '화승글로벌'을 새롭게 설립하며 무역 네트워크를 강화했다. 또 2017년 베트남 신발 제조·판매사 'PHOSPIN'을 인수하며 사업 영역을 다각화했다.

효과는 금방 나왔다. 2015년 96억원 수준이었던 매출이 1년만에 500억원 대로 치솟았다. 자회사들과 시너지가 발휘되면서 2017년 매출 1000억원을 돌파했다. 지난해의 경우 매출(연결기준)은 560억원으로 떨어졌지만 13억원의 순이익을 낼 정도로 수익구조는 여전히 탄탄하다.

두 형제가 온전히 승계 작업을 마무리 짓기 위해서는 현승훈 회장이 보유한 사업 지주회사 '화승R&A'와 '화승인더스트리' 지분을 각각 더 취득해야 한다. 직접 지분을 사오든, 증여·상속으로 받든 재원 확보가 필수적이다. 해외법인 출자 지분은 경영권과 무관한 지분인 만큼 향후 재원 확보 과정에서 다각화로 활용될 것이란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에 화승그룹 관계자는 "두 부회장의 해외 계열사 출자는 설립 때부터 계획돼 있었던 사안"이라며 "다른 배경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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