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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그룹 경영권 분쟁]방어전략 필요한 조원태, 우호지분 지키기 '숙제'임시주총서 1/3 반대시 해임안 불발…주주연합, 델타항공 등에 접근

유수진 기자공개 2020-04-06 08:11:13

이 기사는 2020년 04월 03일 16:03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반(反)조원태 연합군이 표대결에서 패배한 이후로도 꾸준히 지분을 매집하면서 조원태 회장의 방어전략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직접 지분 매입은 현실적으로 한계가 분명한 만큼 사업 연관성을 고려한 추가 백기사 확보에 집중할 거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무엇보다도 2차전 승리를 위해서는 '우호지분 지키기'에 집중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존 우호세력들이 다시 한 번 조 회장의 손을 잡아주면 최소한 사내이사 자리에서 물러나야 하는 최악의 상황이 오지 않는다는 점이 그 근거다. 반면 주주연합은 해임안 처리 등 목표 달성을 위해 조 회장의 백기사들에 접근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진그룹 정상화를 위한 한진칼 주주연합(KCGI, 조현아, 반도건설)은 지난달 27일 주총이 끝난 이후로도 끊임없이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경영권 분쟁 장기화로 주가가 롤러코스터를 타는 와중에도 매집을 멈추지 않고 있다. 잠시 숨 고르기에 들어간 반도건설과 달리 KCGI의 약진이 도드라진다.

KCGI는 지난달 27일부터 연속으로 사흘간(영업일 기준) 총 36만5370주(0.61%)를 매수했다. 심지어 한진칼 주가가 7만9000원대로 뛰었던 31일에도 주식을 샀다. 이를 위해 30일 라이브저축은행에 주식 47만주(0.79%)를 맡기고 추가 대출도 받았다. 이로써 KCGI는 보유 주식 중 62.6% 가량이 담보로 묶이게 됐다. 2일 기준 주주연합의 지분율은 KCGI 19.36%(1145만3800주), 조현아 6.49%(383만7394주), 반도건설 16.90%(1000만33주) 등 총 42.74%(2529만1227주)다.

장기전에 돌입한 주주연합이 추후 어떤 전략을 구사할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는다. 다만 반도건설의 지분 3.2%에 대한 의결권 제한이 풀리는대로 임시 주총을 추진해 조 회장 해임안 처리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게 중론이다. 그간 주주연합은 조 회장의 퇴진을 끊임없이 요구해왔지만 주총서 연임안 통과를 막지 못했다. 계속 지분을 사들이는 것도 임시 주총까지 최대한 세력을 확장해 반격에 나서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특히 목표 달성을 위해 조 회장의 백기사들을 흔들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해임안은 특별결의사항으로 전체주식 3분의 1 이상의 참석, 출석주식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통과된다. 바꿔 말해 출석주식 3분의 1 이상이 반대하면 처리가 불발된다. 지금처럼 양측이 우호지분을 40% 이상씩 쥐고 있는 상황에서는 해임안을 올려도 처리가 불가능한 셈이다. 실제 지난 주총에서도 특별결의사항인 정관변경안건은 전부 부결됐다.

따라서 해임안이 처리되려면 기본적으로 조 회장 측의 지분율이 지금보다 10% 이상 낮아져야 한다. 출석률에 따라 기준이 바뀌지만 일단 조 회장 측 지분율이 33.4% 이상일 경우에는 통과 가능성이 아예 없다. 정기 주총 출석률(84.93%)을 적용해 보면 한 쪽의 지분율이 28.31% 아래로 떨어져야 특별결의사항 안건이 통과될 여지가 생긴다. 경영권 분쟁이 계속되고 있는 만큼 임시 주총 참석률도 이와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조 회장 측 주주로는 조원태 및 특수관계인(22.45%·조현아 제외), 델타항공(14.9%), 대한항공 자가보험 등(3.8%), GS칼텍스·한일시멘트·경동제약(0.66%) 등을 꼽을 수 있다. 주총서 힘을 보태줬던 카카오는 주식을 일부 처분해 현재 지분율이 0.5% 미만인 것으로 알려져있다. 주총 직전 경영권 분쟁에 관여할 의사가 없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추가 지원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

조 회장 연임에 찬성표를 던졌던 국민연금도 보유 지분 자체를 줄일 가능성이 있다. 국민연금은 3일 대한항공(10.99%→9.98%)과 ㈜한진(9.62%→7.37%), 진에어(6.31→4.21%) 등 한진그룹 주요 계열사들의 주식 일부를 일제히 처분했다. 다만 한진칼 지분율은 2.9%로 공시 의무가 없어 정확한 확인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주주연합이 조 회장 측 지분율을 낮추기 위한 작업에 돌입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미 강력한 백기사인 델타항공에 보유지분을 블록딜 형태로 넘기라고 제안해놓은 상태다. 코로나19 사태로 하늘길이 끊기며 델타항공이 경영상 어려움을 겪고 있는 틈새를 파고든 것이다. 만약 델타항공이 해당 제안을 일부라도 받아들이면 주주연합의 지분율은 늘고 조 회장은 줄어 양측의 격차가 벌어지게 된다. 조 회장은 델타항공이 지분 일부를 시장에 내놓는 것만으로도 타격을 입는다.

조현민 한진칼 전무나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 등 특수관계인에게 접근할 가능성도 있다. 이들은 지난 2월 초 조 회장에 대한 지지선언을 했으나 추후 임시 주총때 같은 입장을 취할 지는 미지수다. 조 전 부사장이 앞장서 설득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계약관계로 묶여있는 주주연합과 달리 조 회장 측 주주들은 이해관계에 따라 언제든 변심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재계에서는 조 회장이 눈 앞에 닥친 코로나19 대응과 함께 경영권 방어전략을 짜는데 골몰할 것으로 내다본다. 한 재계 관계자는 "3자연합이 주총 이후로도 계속 지분을 사들이고 있어 조 회장도 고민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조 회장은 주총 이후인 지난 29일 이례적으로 입장문을 내고 “현 경영진에 아낌없는 신뢰를 보내주신 주주여러분과 여러 관계기관에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코로나19로 인한 위기의 파고를 넘기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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