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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 워치]에쓰오일, '선입선출법' 회계처리에 재고손실 더 커졌다1분기 영업손실 1조73억 중 재고관련손실 7210억

이아경 기자공개 2020-04-29 07:53:02

이 기사는 2020년 04월 28일 08:13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에쓰오일이 1분기에 1조원 넘는 적자를 냈다. 예상을 뛰어넘는 재고자산 평가손실이 발생하면서 창사 이래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다. 재고자산 평가에 보수적 회계기법인 저가법과 유가 변동에 민감한 선입선출법(First-In First-Out·FIFO)을 적용해 재고 손실 규모가 더 커졌을 것으로 분석된다.

정유사들의 재고측정방법은 크게 총평균법과 선입선출법으로 나뉜다. 에쓰오일을 제외한 나머지 정유사들은 모두 전자를 택하고 있지만 에쓰오일은 대주주 아람코를 따라 후자를 적용한다.

총평균법은 분기 초에 있는 재고와 그 분기 매입의 평균을 내서 매출 원가로 반영하기 때문에 유가 변동에 영향을 덜 받는다면 선입선출법은 판매하고 남은 재고에 최근 가격을 적용해 유가가 떨어지면 손실을 더 입는다.

에쓰오일은 1분기 영업손실이 1조73억원으로 전분기는 물론 전년 동기 대비 모두 적자전환했다고 27일 밝혔다. 2018년 4분기 국제 유가 급락으로 3335억원의 손실을 냈던 것보다 3배가량 큰 규모다. 큰 폭의 적자전환으로 영업이익률도 마이너스 19.4%를 기록했다. 매출액은 5조1984억원으로 작년 1분기보다 4.2% 감소했다.


대규모 적자는 매출의 75%를 차지하는 정유부문에서 발생했다. 정유부문 영업적자만 1조1900억원에 달했다. 코로나19 여파에 따라 정유제품 수요가 감소하면서 정유사의 대표 수익지표인 정제마진이 마이너스에 근접했다. 정제마진은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가를 뺀 가격으로 1분기 평균 싱가포르 정제마진은 배럴당 0.3달러로 집계됐다. 통상 손익분기점은 배럴당 4~5달러다. 만들수록 손해를 본 셈이다.

정제마진 하락보다 손실에 지대한 영향을 준 건 유가하락에 의한 재고자산 평가손실이다. 연초 배럴당 60달러를 넘던 두바이유는 3월말 20달러대로 떨어졌고 미리 사둔 원유와 제품가가 하락하면서 에쓰오일은 7210억원에 이르는 재고관련손실을 기록했다. 에쓰오일은 1분기 말 재고가 작년 말보다 150만 배럴 증가했고 주로 항공유와 휘발유, 벙커씨유 등의 재고가 예년에 비해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대규모 재고관련손실에는 재고자산을 평가하는 회계처리 영향도 배제할 수 없다. 에쓰오일은 정유사 중 유일하게 '선입선출법'을 쓰고 있다. 이는 먼저 구입한 원료를 제품으로 먼저 만들어 판매한다는 개념이다. 판매하고 남은 재고는 최근에 산 원료로 만들었다고 보고 단가도 가장 최근의 값을 적용한다. 때문에 유가가 급등하면 관련이익이 커질 수 있고, 유가가 하락할 때는 반대로 평가손실이 더 늘어난다.

SK이노베이션이나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는 총평균법을 재고자산 평가에 적용한다. 매출원가를 평균치로 잡기 때문에 유가가 급락해도 선입선출법에 비해선 재고관련손실을 보다 줄일 수 있다. 남은 기말재고 물량은 다음 달에 반영한다.

'저가법'을 적용했다는 점도 에쓰오일의 재고관련손실을 늘리는데 일조했다. 저가법은 재고자산을 원가법이나 시가법에 의해 평가한 가액 중 낮은 쪽의 가액을 장부가액으로 하는 평가방법이다. 따라서 저가법은 이익이 가장 적게 표시되고 재산이 가장 낮게 표시되는 보수주의적 방식으로 평가된다. 정유사들은 주로 유가가 지나치게 급락해 재고원가가 시가보다 낮아질 경우 재고평가 회계처리에 저가법을 적용한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저가법을 적용하면 실적 발표 때 쯤 유가가 더 떨어지면 그 시가까지 반영해서 추가적으로 재고평가손익을 계산한다"고 설명했다. 3월 말쯤 배럴당 30달러 초반이던 두바이유가 지난 21일 장중 20달러 밑으로 떨어지면서 에쓰오일은 재고원가를 배럴당 10달러가량 낮게 잡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조용국 에쓰오일 트레저러(자금부문 상무)는 "재고평가손실 7210억원은 저가법 평가와 선입선출법 적용, 유가하락에 의한 마진 손실 등에 따른 것"이라며 "4월도 흑자가 쉽지 않지만, 2분기에는 1분기 대비 실적이 대폭 개선될 것으로 조심스럽게 전망하고 있다"말했다.

현재 에쓰오일의 최고재무책임자(CFO)은 조영일 수석부사장이다. 서울대학교 무역학과를 졸업해 1981년 12월 에쓰오일에 입사한 이후 자금부문과 회계부문 상무를 거쳤다. 2010년 부사장에 승진한 후 2012년부터 10년째 CFO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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