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운용, '신라스테이 동탄' 매각 결국 무산되나 6월 펀드 만기 고려 리파이낸싱 착수, 우협 현대자산운용 자금 모집 난항
이명관 기자공개 2020-04-29 09:38:19
이 기사는 2020년 04월 28일 14: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하 미래에셋운용)이 6년 전 신라스테이 동탄 매각 당시 조달했던 차입금에 대한 리파이낸싱(차환)에 나섰다. 매각을 통해 기존 차입금을 상환하고, 투자금을 회수한다는 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커진 까닭이다.현재 입찰을 거쳐 인수자로 낙점받은 현대자산운용이 재원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대차증권을 통해 인수자금을 댄다는 계획이었는데, 코로나19 탓에 투자심의 자체가 열리지 않고 있다. 코로나19의 종식 시점을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보니 부여받은 협상 기한 내에 인수자금을 마련하기 쉽지 않은 실정이다.
28일 IB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운용이 신라스테이 동탄에 대한 리파이낸싱에 나섰다. 리파이낸싱 대상은 미래에셋운용이 2013년 호텔 매입 잔금을 치르기 위해 조달한 담보 차입금이다. 미래에셋운용은 2013년 11월 아시아자산운용으로부터 신라스테이 동탄을 인수했는데, 이때 비히클(Vehicle, 투자수단)로 부동산펀드를 활용했다. 매입가격은 995억원이다.
미래에셋운용은 국민연금과 미래에셋금융그룹을 통해 매입대금을 조달했다. 국민연금이 850억원, 미래에셋융그룹이 150억원을 투자했다. 이중 차입금은 465억원 선이다. 대주단은 국민연금과 미래에셋생명보험이다. 부동산에 설정된 채권최고액은 559억원이다.
미래에셋운용이 리파이낸싱에 나선 것은 매각을 통한 투자금 회수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IB업계 관계자는 "매각을 통해 펀드를 청산하는 게 최선의 방법인데, 현재로선 그 가능성이 희박한 상태"라며 "이 같은 상황을 감안해 펀드 만기를 연장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리파이낸싱에 나선 것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운용이 설정한 신라스테이 동탄 인수 펀드의 만기는 6월말이다.
미래에셋운용이 투자금 회수에 나선 시기는 작년 11월이다. 주관사로 세빌스코리아를 낙점하고 본격적인 마케팅에 나섰다. 이후 입찰을 거쳐 지난 2월 최고가인 1280억원을 제시한 현대자산운용을 우선협상자로 선정했다. 신탁사 1곳이 증권사로부터 투자확약서(LOC)를 확보한 상태서 입찰에 들어왔으나, 가격에 더 후한 점수를 줬다. 이들의 입찰가는 40억원 가량 차이가 난 것으로 전해진다.
순조롭게 진행되던 딜에 이상 기류가 감지된 것은 우선협상자를 선정한 직후다.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코로나19 문제가 장기전 양상으로 흘러가면서 호텔업이 직격탄을 맞았다. 신라스테이 동탄이 강점으로 내세운 수요층마저 코로나19로 흔들릴 가능성이 커졌다.
신라스테이 동탄은 주변 지역인 화성, 기흥, 수원 등에 삼성전자 대형 사업장 및 본사가 들어서 있는 만큼 숙박인원 70% 이상이 비즈니스 고객이다. 관광 수요가 적다보니 외부 환경 변화에 덜 민감하다. 하지만 바이러스의 전염력이 강해 이 같은 강점마저 퇴색될 것으로 예상된다. 유력 후보군이었던 금융그룹 계열 신탁사가 이번 딜에서 발을 뺀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신라스테이가 보장해주는 임대료가 낮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자산 자체의 매력을 떨어트렸다. 최소 보장임대료(MRG)는 연간 기준 30억원 초반대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MRG가 낮다는 것은 투자자 입장에선 부담스러운 부분이다. 이익이 나지 않을 경우 투자자들에게 배당할 재원이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코로나19로 상황이 급변하면서 현대자산운용은 인수 재원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펀드 비히클은 현대자산운용이 아닌 현대차증권을 활용할 예정이었는데, 대외변수로 리스크가 커진 탓에 투자심의 위원회 자체가 열리지 못했다. 이에 현대자산운용은 우선협상 기한 내에 자금을 조달하지 못했다. 오는 5월까지로 한 차례 기한을 연장했지만, 시장 상황이 크게 변하지 않은 만큼 이번 거래가 무산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시장의 시각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신라스테이 동탄은 MRG가 낮은 편"이라며 "담보대출에 뒤따르는 이자비용만 커버하는 수준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현대자산운용은 에쿼티와 담보대출의 비중을 30대 70 수준으로 조달할 계획이었다. 이를 토대로 보면 대출은 900억원에 육박한다. 금리가 3%대로 형성된다고 가정했을 때 연간 금융비용은 30억원에 이른다. 이 정도 MRG로는 이익이 뒷받침되지 않은 한 배당여력이 없는 것이나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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