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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엇-현대차 데자뷔?…삼광글라스 주주 설득 총력 주총 일정 연기해 속도조절…물리적 시간 확보 목적

노아름 기자공개 2020-05-06 07:48:51

이 기사는 2020년 05월 04일 07: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광글라스그룹이 지배구조 개편을 앞두고 숨고르기에 돌입했다. 계열사 분할 및 합병에 대해 소액주주를 중심으로 반대 목소리가 나오자 시간을 들여 주주 달래기에 나서기로 결정했다. 속도를 내기보다는 차근차근 설득에 나서 분할·합병 가능성을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오는 14일로 예정됐던 삼광글라스 임시 주주총회는 오는 7월 1일로 변경됐다. 이 날 주주총회에는 삼광글라스 투자부문이 군장에너지를 흡수합병하고, 이테크건설 투자부문을 흡수하는 3자 합병을 골자로 하는 안건이 상정된다. 안건의 주요내용에는 변화가 없지만 주주총회 일정이 예정보다 약 한 달 반 뒤로 밀린 셈이다.

삼광글라스는 연기된 임시 주주총회의 날짜만을 밝혔을 뿐 변경된 사유는 공식적으로 알리지 않았다. 다만 인수·합병(M&A) 업계에서는 삼광글라스가 소액주주를 설득하기 위한 시간이 필요될 것으로 판단하고, 이를 위해 일정을 연기한 것으로 풀이하는 분위기다.

삼광글라스는 이미 지난달 6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이번 분할합병 건에 대한 기업결합을 허가 받은 상태다. 남은 절차는 주주들의 승인이다. 따라서 삼광글라스는 주주총회를 앞두고 합병 결의요건(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이상·출석 주주 의결권 3분의 2 이상 찬성)을 충족하기 위해 우호주주 확보 작업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연말 기준 삼광글라스의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45.3%, 소액주주는 42.19%다.

현재 디앤에이치투자자문 등을 비롯해 일부 주주들은 회사가 추진하려는 분할 및 합병안에 대해 반대 의사를 밝히고 있다. 삼광글라스의 가치가 과소평가됐다는 게 주된 반대 사유다. 논란의 핵심은 기준시가 기준 기업가치 산정이 적절했는지 여부다.

삼광글라스는 기준시가에 근거해 합병가액을 주당 2만6460원으로 책정했는데 다만 이는 주당 자산가치(3만6451원)보다 27.5% 낮다. 때문에 주주 일부는 현재 산정한 분할 및 합병비율에 따라 군장에너지와 이테크건설 주주들에게 삼광글라스 주식을 배정하는 게 옳지 않다는 주장을 내세우고 있다.

다만 이에 대한 반론 역시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자본시장법상 주권상장법인 합병가액은 기준시가가 원칙이기 때문에 비율 산정에는 문제가 없으며, 더욱이 이번 지배구조 개편작업이 마무리된 이후에는 삼광글라스가 사업형 지주회사로 변모해 기업 경쟁력이 높아진다는 데 방점을 찍을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군장에너지는 발전·에너지 부문을 전담했던 회사로 삼광글라스 입장에서는 유리, 캔사업 등 기존 주요사업에 더해 군장에너지의 사업부문까지 편입하는 효과를 얻는다. 이에 따라 지주회사의 자산규모는 2조2500억원 상당으로 늘어나는 것으로 추산된다. 삼광글라스는 사업형 지주회사로서 사업 영토를 넓히고, 동시에 이테크건설, SMG에너지, SG개발 등 건설 및 부동산임대회사를 병렬 구조로 지배하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주총 강행과 연기를 놓고 막판까지 고심하던 삼광글라스가 두 달여 말미를 두고 주주설득 작업에 돌입하겠다는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고 있다”며 “재편 이후 삼광글라스의 기업가치가 제고되는 만큼 이에 대한 주주들의 이해도를 높이는 노력이 성과를 거둔다면 지배구조 개편 작업은 일단락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시장 일각에서는 엘리엇의 반대로 현대모비스 사업부와 현대글로비스 합병 안건을 주주총회 결의사항으로 상정하지조차 못했던 앞선 사례를 회자되기도 하는 분위기다. 2018년 행동주의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는 현대자동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안에 제동을 건 바 있다. 결과적으로 현대자동차그룹은 현대모비스 사업부문과 현대글로비스 간 합병 시도를 무산시켰다.

다만 이미 삼광글라스가 우호주주 지분을 상당수 확보했기 때문에 남은 기간 기타 주주 설득 작업에 총력을 기울인다면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예정대로 진행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업계에서는 삼광글라스가 거래업체 등 우호지분을 약 60% 확보한 것으로 추정한다. 병유리와 생활용품부문에서 각각 식음료 및 제약사와 오랜 우호관계를 형성해온 덕택이다.

이번 합병가액 산정은 외부 평가기관인 삼일PwC가 맡았다. 이외에 법률자문은 김·장 법률사무소(김앤장)이 제공하고 있다. 주주총회 일정이 순연되며 합병기일 또한 기존 6월 30일에서 8월 4일로 연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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