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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업 구조조정]유증 앞둔 대한항공…한진칼, 백기사 찾았나다음주 이사회 개최…한진칼, 주식·부동산 담보 대출 검토

유수진 기자공개 2020-05-11 08:16:33

이 기사는 2020년 05월 08일 17: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한항공이 유상증자 규모 등 자구안을 확정지을 이사회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한진칼의 자금확보 전략에 관심이 집중된다. 대한항공이 최대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해 자본확충에 나설 경우 보유 지분율(보통주 29.96%)에 따라 3000억원 가량을 투입해야 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한진칼의 현금성자산이 지난해 말 기준 1892억원으로 별도의 자금조달 없이는 유상증자 참여 자체가 어렵다는 점이다. 따라서 먼저 유상증자를 실시하거나 자산 매각, 대출 등의 방식으로 현금 확보에 나서야 한다. 당초 시장에서는 한진칼이 백기사를 확보해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성공할 경우 3자연합의 지분율을 희석시키고 우호지분을 확보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돼 많은 관심을 모았다.

◇대한항공, 다음 주 이사회 열고 1.5조 자구안 의결

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다음 주 중 이사회를 열고 코로나19 사태 극복을 위한 유상증자와 자산매각 등 약 1조5000억원 규모의 자구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정부가 지난달 24일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을 통해 약 1조2000억원 규모의 유동성을 지원하기로 결정한데 화답하기 위한 조치다.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은 지난달 29일 항공사 CEO 간담회에서 "유상증자와 자산매각 등을 아우르는 자구안을 마련해 5월 중 이사회에서 의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항공의 유상증자 얘기가 처음 나왔던 지난달 20일 시장에서는 한진칼이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고 점쳤다. 자금을 확보하면서 경영권 분쟁에서도 우위를 점할 수 있는 '1석2조' 전략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마땅한 백기사를 찾기가 어렵다는 문제에 직면했다. 최근 한진칼 주가가 8~10만원대를 오르내리는 등 고평가 되고 있는데다 기존 우호세력조차 코로나19 영향으로 재무상태가 좋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후보로 꼽힌건 대표 백기사인 델타항공이다. 델타항공은 지난 3월 주총을 앞두고 지분율을 14.9%까지 끌어올리는 등 든든한 우군 역할을 해오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으며 당장 자신의 발등에 떨어진 불을 꺼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주가폭락에 실적악화가 더해지며 위기극복을 가장 우선순위에 놓게 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수천억원 대의 유상증자 참여를 기대하기란 현실적으로 어렵다. 지분율을 1% 아래로 떨어뜨린 카카오나 GS칼텍스에 SOS를 칠 수 있는 분위기도 아니라는 게 업계 내 대체적인 평가다.

때문에 항공업계에서는 한진칼이 보유 지분이나 부동산을 담보로 대출을 받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백기사 찾기에 난항을 겪으며 현실화 가능성이 높은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정부와 약속한 대한항공 유상증자를 성공시키기 위해선 반드시 자금 마련이 선행돼야 하는 만큼 리스크가 적고 확실한 방법을 행동에 옮길 수 밖에 없다. 산업은행 등이 자구안을 발표한 직후 대한항공이 내놓은 입장문에도 한진칼 유상증자에 대한 일각의 우려를 의식한 내용이 담겨 있다.

당시 대한항공은 "정부와 국책은행에서 적시에 긴급 유동성 지원방안을 마련해 준데 대해 감사드린다"며 "지주사인 한진칼에 대한 3자 연합과의 소모적인 지분 경쟁을 중단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산업은행의 발표에는 경영권 분쟁 등과 관련된 내용이 전혀 없었으나 굳이 대한항공이 이 얘기를 꺼낸 것이다. 그러면서 "당면한 위기 극복에 전념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를 두고 대한항공 관계자는 "유동성 지원을 위한 자금이니 대항항공을 정상화 시키는 목적으로만 쓰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좀 더 확대해보면 대한항공을 정상화하는 과정에서 3자 연합과의 지분 경쟁이 격화되는 결정을 내리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 가능하다. 한진칼 유상증자가 재무구조 개선 및 유동성 확보 목적이 아닌 경영권 강화수단으로 읽힐 수 있다고 판단해 이같은 내용을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

◇지분·부동산 담보 대출 등도 검토

그렇다면 유상증자 외 어떤 방식으로 자금을 마련할 수 있을까. 현재 한진칼은 △대한항공(보통주 기준 29.96%) △㈜한진(23.62%) △진에어(60%) △정석기업(48.27%) △한진관광(100%) △칼호텔네트워크(100%) △제동레저(100%) △토파스여행정보(94.35%) △와이키키리조트호텔(100%) 등 다수 계열사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 중 일부를 금융권에 담보로 맡기고 대출을 받아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방안을 고려해볼 수 있다.

유력하게 언급되는 건 ㈜한진이다. 물류량 증가 등으로 주가가 크게 올라 대출이 수월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다만 한진칼은 ㈜한진 지분 9.77%(117만주)에 대해 이미 주식담보대출을 끌어다 쓴 상태다. 나머지 13.85%(165만8387주)를 맡기면 8일 종가(4만9000원) 기준 406억~569억원을 확보할 수 있다. 통상 상장사의 주식담보인정 비율이 50~70%라는 점을 감안해 산출한 금액이다.

마찬가지로 대한항공 지분 중 기존 주담대를 제외한 19.11%(1812만9841주)를 담보로 맡기면 약 1740억~2437억원 융통이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기존 보유 현금에 대출금을 합치면 약 3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참여가 무난히 가능하 것으로 예상된다. 이 밖에 정석기업 등이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을 담보로 맡기고 대출을 받는 방법 등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이사회 일정을 5월 중순으로 잡았기 때문에 다음주 중 열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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