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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십자, 계열 리스크 AA급 방어 '빨간불' [2020 정기신용평가]순차입금의존도 '12.9%→17.4%' 확대, 840억 지급보증 부담

오찬미 기자공개 2020-05-13 13:45:45

이 기사는 2020년 05월 12일 08:18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신용평가사가 녹십자의 신용등급 전망을 일제히 '부정적'으로 조정했다. AA- 등급 유지 가능성이 낮아졌다. 캐나다 혈액제제 사업의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녹십자헬스케어의 유비케어 인수로 계열사 차입이 증가한 탓이다. 녹십자는 올해 1분기 잠정실적에서도 대규모 손실을 인식하면서 재무 부담이 지속되고 있다.

계열사 손실과 투자 확대로 AA급 유지에 '빨간불'이 켜졌다. 녹십자그룹은 핵심 사업으로 혈액제제와 백신제제, 일반제제를 갖고 있지만 국내 시장의 성장 한계로 수익성은 감소하는 추세다.

이에 캐나다 법인인 GCBT(Green Cross BioTherapeutics)를 설립하고 북미 혈액제제인 아이비글로불린(IVIG) 사업 등 해외 진출에 사활을 걸었다. 하지만 IVIG의 본격적인 북미 공략이 내년말 이후로 미뤄지면서 당분간 수익 창출이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미뤄지는 캐나다 혈액제제 사업화…신평사 리스크 예의주시

녹십자의 재무건전성에 대한 위기감이 높아지자 한국기업평가는 지난해말 선제적으로 등급전망을 조정했다. GCBT 리스크를 제대로 반영하기 위해 녹십자의 신용도 평정에 녹십자홀딩스의 커버리지지표를 동원했다.

녹십자홀딩스가 캐나다 법인 GCBT를 지배하고 있다. 이 때문에 지난해 3분기말 기준 녹십자홀딩스의 순차입금/EBITDA이 높아졌다. 녹십자홀딩스의 재무부담은 녹십자로 이어진다. 녹십자의 등급하향 요건에 '녹십자홀딩스 연결기준 순차입금/EBITDA 3.5배 초과' 지표가 반영돼 있다.

나이스신용평가도 이달 정기평가를 통해 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조정했다. 자체 실적 감소에 GCBT 리스크까지 감안해 모니터링에 돌입했다. 나신평은 EBITDA 규모와 순차입금의존도를 주요 지표로 두고 있다. 지난해 기준 EBITDA가 869억원으로 30억원 가량 하락했지만 순차입금의존도는 12.9%에서 17.4%로 확대됐다. 순차입금의존도가 15%를 상회하는 수준이 지속되면 등급 하향을 검토할 수 있다.

◇계열 손실 영향에 지급보증 840억 '부담'

녹십자는 2016년 이후 투자 자금의 상당 부분을 외부 차입으로 조달했다. 2015년 194억원에 달하던 순차입금은 지난해 말 3416억원까지 늘었다. 지난해 종속기업인 녹십자엠에스가 120억원에 달하는 영업외손실을 낸 것도 연결실적에 악영향을 끼쳤다. 혈액백 사업을 정리한 탓에 대규모의 유형자산을 손실(손상차손) 처리했고, 혈액백 공동구매 단가 입찰에서 담합이 적발되면서 과징금 58억원을 지불했다.

이밖에 지난 7일 녹십자헬스케어가 유비케어의 지분 52.7%를 인수하면서 2089억원을 지불하기도 했다. 지난해 기준 미국 현지법인 GCAM(Green Cross America)에 1140만 달러(약 139억원), 캐나다법인인 GCBT에 8000만 캐나다달러(약 700억원), 미국에 GC랩텍에 200만달러(약 25억원) 총 840억원 가량의 지급보증을 제공하고 있다

녹십자는 지난해 대규모의 영업외손실을 인식하며 적자 전환했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1조3697억원, 영업이익 403억원을 달성했지만 113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전년 매출액 1조3349억원, 영업이익 502억원, 순이익 342억원 대비 실적이 많이 감소했다. 올해 1분기 잠정 실적에서도 적자 기조는 지속됐다. 녹십자는 올해 1분기 매출 3078억원, 영업이익 61억원을 내는 동안 39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중단사업인 혈액백 사업 실적을 제외했지만 여전히 영업외손실이 크게 발생했다.

2019년말 연결기준 단기성차입금 규모는 1404억원이다. 단기차입금 411억원, 유동성장기차입금 932억원, 유동리스부채 61억원으로 구성됐다. 연내 900억원 규모의 채권 만기가 도래한다. 아직 발행시장 분위기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가운데 등급전망까지 조정되면서 발행을 미루거나 상환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녹십자는 지난해에도 총 12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에 나서서 3년물 금리 1.874%(600억원 규모), 5년물 1.929%(600억원 규모)에 발행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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