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수면아래 잠긴 '자사주' 시나리오 자본시장법 개정 없이 불가, '삼성생명 퇴로법' 감감무소식
원충희 기자공개 2020-08-21 08:10:27
이 기사는 2020년 08월 20일 08시4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은 국회 정무위원회에 상정된 '삼성생명법'으로 인해 예전보다 운신의 폭이 훨씬 좁아졌다. 20대 국회에선 보험업법 개정으로 삼성생명이 쏟아낼 20조원 가량의 삼성전자 주식을 자사주로 매입할 수 있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삼성생명 퇴로법)도 발의됐으나 이번엔 이 같은 퇴로가 없는 상황이다.보험사의 계열사 증권 보유한도 평가기준을 취득원가에서 시가로 바꾸는 보험업법 개정안은 19대 국회(2012년 5월~2016년 5월)에서 시작해 20대(2016년 5월~2020년 5월) 국회를 거쳐 21대 국회에도 발의된 3수 법안이다. 다만 이번에는 지난번과 양상이 다른 게 출구를 열어주지 않았다.
20대 국회 시절인 2017년 삼성생명법에 이어 삼성생명 퇴로법이 발의됐다. 법적 요인으로 특정주주의 지분매각이 강제될 때 매수자를 찾을 수 없는 등 불가피한 사유가 있으면 자사주로 매입할 수 있도록 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이다.
현행법에서 상장기업은 장내매수나 공개매수 등의 방법으로만 자사주 매입이 가능하다. 계열사가 보유한 지분을 자사주 형태로 받는 것은 제한된다. 다만 특수한 경우 예외적으로 길을 열어준다면 삼성전자가 보험계열사로부터 주식을 인수해 소각하는 방법이 가능해진다. 삼성생명 퇴로법은 이런 점을 염두에 두고 발의됐다. 이 법안 역시 삼성생명법과 함께 20대 국회 만료로 사장됐다.
그러나 이번 21대 국회에선 삼성생명법과 퇴로법이 같이 나오지 않았다. 상장사가 특정주주의 지분을 자사주로 매입하는 게 주주 형평성을 침해할 수 있다는 지적이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삼생생명법이 통과될 경우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출회해야 할 삼성전자 주식은 20조원을 웃도는 것으로 관측된다. 이만한 물량을 소화할 만한 투자자를 찾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매물이 주인을 못 찾고 시장에 풀릴 경우 주가폭락에 따른 투자자 피해를 유발할 수 있다. 삼성생명 퇴로법은 이 같은 대규모 매물 출회에 따른 부작용 등을 방지하기 위해 나왔다.
삼성 입장에서 삼성생명법은 '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지는 핵심 지분고리를 끊도록 강제한 만큼 그룹 소유구조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하다. 결국 삼성 계열사가 떠안아야 하는데 그럴만한 자금력을 가진 곳이 순현금 100조원에 육박하는 삼성전자 외 없는 실정이다.
지배구조상으로는 최상위 기업인 삼성물산이 인수하는 게 가장 그럴듯하지만 재력이 부족하다. 보유 중인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 43.4%를 삼성전자에 매각하는 시나리오가 유력하게 떠오른 이유다. 삼성물산이 보유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주식 수는 2874만2466주. 전일 종가(81만원)를 적용해 단순 계산하면 23조원 가량이다. 삼성물산이 인수 재원을 마련하려면 삼성바이오로직스 주식의 대부분을 팔아야 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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