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증자·매각' 코센, 상장폐지 심사 전방위 방어 필수 제조 사업장 매각, 유동자금 확보…심사 대상 시 경영 개선 이슈 '산적'
방글아 기자공개 2020-10-21 12:31:44
이 기사는 2020년 10월 19일 08: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철강관 제조업체 '코센'이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에 오르지 않기 위해 전면 방어전에 나섰다. 자본잠식에 빠져 한국거래소의 조사를 받게 되자 문제가 된 자본구조 이슈 해소 후에도 증자와 매각 등 자발적인 추가 재무구조 개선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에 오를 경우 당초 심사 트리거가 된 안전성 외에도 수익성과 성장성 등 핵심성과지표(KPI) 전반과 투명성 측면에서 문제가 될 소지가 많은 탓이다.19일 업계에 따르면 코센은 오는 22일 126억원을 현금 납입받아 유동성에서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총 140억원 규모의 전라북도 부안군 소재 토지와 건물, 구축물, 기계장치 일체를 길산에스티에 양도하면서 받기로 한 잔금이다. 주력 제품인 강관 생산에 필요한 필수 사업장이지만 유동성 압박을 이기지 못하고 끝내 매각을 결정했다.
이어 23일에도 추가로 26억원가량 유입될 예정이다. 지난 15일 이사회에서 추진키로 한 유상증자 신주대금이다. 지배주주인 김기태씨와 길산에스티 외에 임직원 등이 십시일반 자금을 댄다. 김형철 부사장과 이재준 공장장, 3명의 직원 외엔 개인 투자자 셋이 참여키로 했다.
해당 자금이 모두 유입되면 코센의 유동성은 정상 궤도에 오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전까지는 현금성자산이 부족했고 자본잠식에 빠지는 등 경영 전반에 걸쳐 불확실성이 확대됐다. 6월 말 기준 유동비율이 56.14%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같은 기간 자본잠식률도 74.14%를 기록해 상장 유지 요건(50% 이하)에 못 미쳤다.
이에 코센은 지난 7월 전환사채(CB) 발행과 8월 무상감자로 불확실성 해소에 나섰다. 9월 외부감사인이 이 사실을 입증하면서 관련 이슈는 말끔히 해소됐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이후에도 증자와 매각을 예고하고 나섰다는 점이다. 오는 30일이 마감일인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 여부 조사에 대비한 것으로 풀이된다. 심사 대상에 오를 경우 안전성 외에도 수익성과 성장성 등 다양한 측면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어 상장폐지 리스크가 큰 탓이다.
거래소를 설득할 만한 수준으로 KPI를 개선하기까지 넘어야 할 산도 많다. 코센은 지난해 재무제표에 비적정 의견을 받았다. CB 투자자들의 높은 풋옵션 청구 가능성에 따른 유동성 우려가 주요 원인이었다. 이후 우려는 현실화했고 코센은 자회사 지분을 매각해 급한 불을 껐지만 수익성 회복과 성장성 면에서 근본적인 숙제를 안고 있음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코센은 2018년 적자전환한 뒤 현재까지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순손실 568억원을 기록했고 올해에도 적자 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상반기까지 누적 순손실은 183억원이다. 정상화를 위해선 최대주주 아펙스투자조합1호의 굳은 의지가 필요한 상황이지만 경영난을 해소할 만한 수준에 못 미친다는 평가다.
아펙스투자조합1호는 올 초 1년간의 의무보유기간이 끝나자 자금 회수에 나서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2월 668만주 장내매도에 이어 지난달 장외매매계약을 맺고 50만주를 처분했다. 아펙스투자조합1호를 대신해 최대주주에 오를 예정이었던 싱가포르법인 어그레인캐피탈(Augrains Capital)도 계속 주금납입을 미루다 지난 5월 결국 포기하면서 경영권 리스크가 대두됐다.
이에 아펙스투자조합1호은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등 최대주주로서 다시 책임 있는 모습을 보이고 나섰지만 기업 정상화에 부침을 겪고 있다. 스테인리스 강관의 판매단가 하락으로 매출 하락세가 지속되자 새로운 성장 동력을 모색하기 위해 다양한 인수·합병(M&A)을 시도했지만 유동성 문제로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상장적격성을 인정받으려면 안전성 외에도 수익성과 성장성 등 다양한 측면에서 대대적인 개선이 필요한 셈이다. 이에 코센 측은 재구무조 개선을 위해 전라북도 부안군 소재 앞선 자산을 매각했지만 사업에 필요한 만큼 양도와 함께 재임차해 영업을 지속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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