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타계]가장 먼저 달려온 이재현 회장, 화해 무드 확인상주 이재용 부회장 기다리며 1시간반 조문…'작은 아버지' 표현 쓰며 애도
최필우 기자공개 2020-10-26 07:40:47
이 기사는 2020년 10월 25일 19시2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빈소가 마련되기 전부터 장례식장을 찾았다. '작은 아버지'라는 표현을 쓰며 애도를 표한 그는 1시간 반을 기다린 끝에 상주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만나고 자리를 떴다.삼성과 CJ는 선대인 고 이맹희 CJ그룹 명예회장과 고 이건희 회장간 갈등을 빚은 바 있다. 이재현 CJ 회장과 이재용 부회장은 선대의 갈등을 묻고 화해 무드를 이어가고 있다.
25일 CJ 관계자에 따르면 이재현 회장은 오후 3시 40분 비공개 동선으로 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을 찾아 고 이건희 회장을 조문했다. 이재용 부회장이 빈소에 도착하기도 전이었다. 그는 이날 범삼성가 인사 중 가장 먼저 장례식장을 찾았다. 부인 김희재 여사와 자녀인 이경후 CJ ENM 상무, 이선호 CJ제일제당 부장 내외도 동석했다.
삼성그룹은 장례 첫날인 25일 비공개 가족장을 진행하고 다음날부터 삼성 사장단 인사와 외부 인사 조문을 받기로 했다. 가족장에는 유족과 친지만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범삼성가 인물들이 장례식장을 찾을 것으로 점쳐졌다.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손자인 이재현 회장의 조문도 당연한 수순이었다.
이재현 회장의 조문이 관심을 모은 건 선친과 작은 아버지가 빚은 갈등 때문이다. 이맹희 회장은 2012년 이병철 회장이 남긴 재산을 놓고 동생과 상속재산 인도청구 소송을 벌였다. 공공연한 감정 싸움 끝에 소송에서 진 이맹희 회장이 먼저 화해의 뜻을 밝혔으나 2015년 별세할 때까지 갈등을 봉합하지 못했다.
양가의 화해 분위기가 조성된 건 이재현 회장이 횡령 및 배임 혐의로 구속 수사를 받으면서다. 2014년 8월 범삼성가 인사들은 이재현 회장의 건강을 감안해 구속을 정지해달라는 탄원서를 제출했다. 당시 탄원서를 제출한 인사에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 관장과 이재용 부회장이 포함돼 있었다. 2014년 5월 급성심근경생으로 쓰려진 이건희 회장을 대신해 홍 관장과 이 부회장이 화해 분위기를 조성한 것이다.
2015년 8월 17일 이맹희 회장이 별세했을 때는 이재용 부회장이 큰 아버지의 빈소를 찾았다. 탄원서 제출에 이어 갈등 봉합 의지를 표했다. 이후 이재현 회장과 이재현 부회장은 공개적으로 회동할 기회가 없었다. 범삼성가는 매년 11월 19일 호암 추모식을 동반으로 열어 왔으나 갈등이 불거진 후부터 CJ그룹과 삼성그룹은 따로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대외적으로 삼성그룹 측에 마음을 표할 길이 없었던 이재현 회장은 이날 누구보다 먼저 빈소로 향했다. 그는 오후 5시경 빈소에 들어선 이재용 회장을 만나고 나서야 자리를 떴다. 범삼성가라는 교집합을 가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가족을 동반한 대기업 총수가 상주가 오기 전부터 빈소를 1시간 반 가량 지키는 건 드문 일이다.
이재현 회장은 "이 회장은 국가 경제에 큰 업적을 남기신 위대한 분"이라며 "가족을 무척 사랑하셨고 큰 집안을 잘 이끌어주신 저에게는 자랑스러운 작은 아버지였다"고 말했다. 이어 "일찍 영면에 드셔 황망하고 너무 슬프고 안타까울 따름이다. 하늘나라에서 편히 쉬시길 기도한다"고 애도했다.
이날 이건희 회장 빈소엔 현대가의 정몽윤 현대해상 회장, 정몽규 HDC 현대산업개발 회장도 조문했다. 삼성은 가족장으로 이건희 회장의 장례식을 치를 예정으로 조화와 조문을 정중히 사양한다고 밝혔으나 선별적으로 조문은 받을 예정이다.
이 회장의 장례는 4일장으로 진행되며 오는 28일 발인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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