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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파이낸스 3.0 언택트]“더 철저한 현지화·디지털화로 성장성 높였다”④전필환 SBJ은행 법인장, 도전과 혁신 바탕으로 '강소은행' 일궈내

고설봉 기자공개 2020-11-10 14:05:18

[편집자주]

금융사의 해외사업은 단순 본점지원 성격의 1.0, 현지화에 집중했던 2.0을 넘어 투자금융(IB) 등에 주력하는 3.0 시기에 들어서 있다. 최근 들어서는 정부의 신남방 정책 등에 맞춰 드라이브를 보다 걸던 단계다. 이런 가운데 경험해보지 못했던 '코로나19' 국면을 맞이했다. 생존과 확장을 위해서는 '언택트(비대면)' 전략이 필수다. 글로벌 각지에 진출한 금융사들이 어떤 변화를 모색하고 있는지 그 변화를 언택트로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11월 02일 14:59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전통적으로 신한은행의 해외사업 거점은 일본이다. 신한은행은 1986년 3월 지점형태로 개설됐던 일본 내 영업 거점을 2009년 9월 법인으로 전환하며 본격적으로 현지화의 길을 걸었다. 그렇게 탄생한 SBJ은행(신한은행 일본법인)은 지난 11년간 꾸준히 성장하며 신한은행 해외사업의 중심축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현재도 SBJ은행은 꾸준한 성장세를 유지하며 수익을 내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영업환경 악화에도 SBJ은행은 올 상반기 자산과 수익을 모두 늘리며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이러한 성장이 유지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그 이유와 근거를 전필환 SBJ은행 법인장과의 ‘랜선 인터뷰’를 통해 찾아봤다.

전필환 SBJ은행 법인장(사진)은 “2000년대 이후 일본경제는 극심한 장기 경기침체에 빠지면서 금융기관 역시 성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변화된 금융시장에 적응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SBJ은행은 전통적인 영업방식을 탈피하고자 2017년부터 비즈니스 모델 변화를 본격 추진해오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SBJ은행은 2014~16년까지 리테일 개인주택상품을 통해 성장했다. 이후 2017년부터는 RM 영업을 통한 기업대출에 집중해 포트폴리오의 균형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2018년에는 IB팀을 론칭해 한국계 기관투자자의 일본 상업용부동산 투자 니즈를 파악하고 IB금융 주선 및 참여 확대로 높은 성과를 달성하고 있다.

더불어 최근에는 동남아 시장에 진출하는 일본 기업고객의 니즈를 파악해 신한베트남은행과 협업을 확대 중이다. 이를 통해 자금지원을 주선하는 등 탄탄한 신한 글로벌네트워크를 활용한 연계영업까지 성사시키고 있다.

전 법인장은 “이와 같은 비즈니스모델의 지속적인 변화와 도전이 SBJ은행을 지금까지 성장시킨 비결”이라며 “현재도 지속 성장을 위해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예대수익 구조의 질적 개선, 새로운 금융환경에 맞는 새로운 수익원 창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SBJ은행의 노력은 성과로 증명되고 있다. 법인이 처음 출범한 2009년말 총자산은 3526억엔(한화 약 3조9139억원)이었고, 순이익은 마이너스(-) 13억4000만엔(한화 약 149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해말 총자산 8911억엔(한화 약 9조8912억원), 순이익은 76억2000만엔(한화 약 846억원)으로 비약적인 성장을 이뤄냈다.

올해 SBJ은행은 코로나19라는 대형 악재에도 불구하고 꾸준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올 연말 총자산 1조엔(한화 약 11조1000억원)과 세전이익 100억엔(한화 약 1110억원)을 목표로 삼고 있다. 9월 말 현재까지 실적 등을 종합해 볼 때 충분히 달성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다.

SBJ은행의 일본내 위상도 달라졌다. 2020년 3월 기준 일본 내 126개 은행 중 자산규모 110위, 직원수 122위로 규모가 작다. 그러나 SBJ은행은 순이익 규모 기준 47위, 1인당 생산성 기준 6위, ROA·ROE 등 수익성 지표 기준 2위에 올랐다. SBJ은행은 일본 내에서 강소은행 이미지를 구축했다.

SBJ은행 일본 본점 전경.

전 법인장의 SBJ은행을 향한 열정과 도전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그는 올해 코로나19를 계기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발굴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그가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하기 위해 몰두하는 분야는 ‘더 철저한 현지화와 상품 디지털화’다. 실제 SBJ은행은 일본 금융시장에 만연한 저금리 영향을 상쇄하고 현지사업에서 지속 성장할 수 있는 전략과 비전을 발굴해 실행하고 있다.

SBJ은행이 추구하는 전략은 크게 두 가지다. 우선 기존의 영업활동에서 포트폴리오를 더 철저히 관리하고 예대수익 구조의 질을 개선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를 위해 SBJ법인은 저금리 자금조달을 통한 수익성 개선 전략을 펼치고 있다. 현재 일본 시중은행 대비 0.2% 포인트 정도 조달금리가 높은데 이를 낮추기만 해도 영업 경쟁력이 생긴다.

전 법인장은 “SBJ은행은 아직 일본 내 인지도가 높지 않아 예금 조달금리가 일본 대형은행 대비 0.2%이상 높은 수준이지만 이를 뒤집어 생각하면 조달금리를 0.2%이상 인하할 수 있는 여력이 있다는 뜻”이라며 “SBJ 브랜드 마케팅 등을 통해 대외신인도와 인지도를 개선한다면 추가적인 조달금리 인하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 법인장이 추진하는 또 다른 전략은 새로운 금융환경에 맞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창출이다. 그는 “저금리 장기화와 신기술 기반의 핀테크 업체들이 경쟁자로 등장하면서 예전과 같이 자산성장을 통한 예대마진 영업으로는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가는데 한계가 있다”며 “이러한 금융환경 속에서 SBJ는 새로운 수익원을 발굴하여 성장 동력을 유지하려는 다양한 노력들을 전개하고 있다”고 밝혔다.

SBJ은행 동경지점 내부 전경.

SBJ법인의 전략은 현재 진행형이다. 오히려 올해 코로나19 상황과 맞물려 실행 속도가 빨라졌다. 현재 SBJ은행은 20여개가 넘는 일본의 빅테크(Big Tech), 핀테크(Fin Tech) 업체와의 업무 제휴를 맺었다. 이를 통해 신사업을 발굴하고 있다.

지난 4월 설립한 ICT자회사 ‘SBJ DNX’는 대표적인 신성장 동력 발굴을 위한 또 다른 도전 사례다. SBJ DNX는 금융의 디지털화가 확대되고 있는 일본시장에서 디지털 및 ICT 관련 신사업을 추진할 목적으로 설립됐다. SBJ은행은 SBJ DNX를 발판으로 은행업의 경계를 넘어 일본의 디지털금융 및 뱅킹시스템 시장에 도전하려는 목표를 세웠다.

전필환 법인장은 2008년 진옥동 신한은행 행장 총괄 아래 설립된 ‘SBJ은행 설립 준비단’ 팀장을 맡으며 SBJ법인과 인연을 맺었다. 그는 준비단 활동 당시 일본 금융당국에 200번 이상 방문해 한국계 은행으로는 최초로 법인설립 허가를 받았다.

그는 SBJ은행이 성장을 거듭하며 일본 현지 강소은행으로 입지를 굳히는 데 일조했다. 특히 경쟁 은행들이 큰 관심을 보이지 않던 개인주택대출 시장을 공략하는데 조력했다. 그는 올해 SBJ은행의 자회사인 SBJ DNX 설립을 주도하며 디지털 트렌스포메이션을 선도하는 파괴적 혁신을 이끌고 있다.

전 법인장은 “SBJ은행의 역사는 제 개인에게는 ‘도전과 혁신’의 시간이었다. 2008년 법인 설립 단계에서부터 매 순간 녹록지 않은 환경들이 앞에 놓여 있었지만 고객과 직원들과 함께 묵묵히 길을 걸었다"며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끊임없이 개척해나가며 모두에게 ‘자부심이 되는 SBJ’를 만들어나가는데 일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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