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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 '유통업 짠물배당' 편견 없앨까 [thebell note]

전효점 기자공개 2020-11-16 08:28:08

이 기사는 2020년 11월 13일 08:03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마트·신세계는 최근 분기 실적 발표와 동시에 전향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하면서 시장의 이목을 모았다. 이마트가 올해부터 3년간 매년 영업이익의 15%를 배당하기로 했다. 적자가 나도 주당 2000원은 보장해준다. 신세계도 영업이익의 10%를 주주에게 환원한다. 역시 최저 1500원의 주당 배당금을 전제했다.

이마트의 3년간 연간 평균 배당총액은 500억원 내외에 머물러왔다. 주당 배당금은 2000원 수준이다. 별도 기준 연간 영업이익이 6000억원이라고 가정할 때 배당총액은 앞으로 900억원선으로 늘어난다. 신세계의 경우 연간 영업이익이 2000억원을 상회한다는 것을 가정하면 배당총액이 현재의 연간 200억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신세계그룹이 유통업계에서도 발빠르게 기업의 이익과 주주에게 돌아가는 보상을 직접 연결지은 것은 시장에 즉각적인 청신호를 보냈다. 분기 실적이 나온 당일 이마트 주가는 연중 신고점을 갱신했다. 신세계는 컨센서스를 하회하는 실적을 기록했음에도 주가가 거의 하락하지 않았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최근 발표한 주주환원 정책의 핵심을 '예측가능성'으로 요약한다. 예측가능성은 시장에서 기업 투자의 매력도를 높인다. 주주들은 투자한 기업이 성장할수록 주가 외에 배당을 통해서도 투자에 비례하는 보상을 받는다는 걸 미리 안다.

그간 국내 기업들이 선진국 증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기업가치를 낮게 평가받는 요인 가운데 하나로는 낮은 배당성향이 꼽혀왔다. 코스피200 기업들의 평균 배당성향은 20%를 하회하지만 미국의 경우 50%가 넘는다. 순이익 절반 이상을 주주에게 환원한단 의미다. 반면 우리 기업들은 고배당이 유보이익을 줄이고 재투자를 축소한다는 이유를 들며 낮은 배당성향을 합리화했다.

하지만 안정적인 배당이 장기적으로 더 많은 기업투자를 유발한다는 것은 연구를 통해서도 숱하게 증명된 사실이다. 주주들은 은행에 예금을 맡기는 대신 안정적이고 적절한 수준의 배당수익을 약속하는 기업의 주식을 산다. 또 단기적인 시세차익을 거두기 위해 주식 매매에 열을 올리는 대신 성장 과정을 함께하는 든든한 동반자가 된다.

우리나라에서 주주가치가 확립되기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 배당성향 자체의 확대뿐만 아니라 배당주기도 연간 배당을 넘어 분기·월별 배당 등으로 다각화된다면 더욱 안정적인 투자 문화를 촉진할 수 있다.

최근 전세계적으로 'ESG(Environmental, Social, Governance)'로 대표되는 사회책임투자가 확산되고 있다. 유통업계는 국내에서도 명확하고 유연한 주주환원 문화가 부족한 산업군으로 꼽힌다. 신세계그룹이 선제적으로 도입한 주주친화적 정책이 업계에 새로운 자극으로 번지길 바란다. 업계가 짠물배당 오명부터 스스로 벗어던진다면 시장도 '유통은 성장성이 낮다'는 편견을 버리고 새로운 관심의 눈으로 바라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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