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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 모니터/SK하이닉스]시대 따라 달라진 독립성…기타비상무이사 활용 눈길②이사회 독립에서 대주주 소통으로 변화…'관 중심' 사외이사 '다양성' 확대

김슬기 기자공개 2020-11-24 07:11:20

[편집자주]

기업을 움직이는 힘은 무엇인가. 과거 대기업은 개인역량에 의존했다. 총수의 의사결정에 명운이 갈렸다. 오너와 그 직속 조직이 효율성 위주의 성장을 추구했다. 효율성만큼 투명성을 중시하는 시대로 접어들면서 시스템 경영이 대세로 떠올랐다. 정당성을 부여받고 감시와 견제 기능을 담보할 수 있는 이사회 중심 경영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이사회에 대한 분석과 모니터링은 기업과 자본시장을 이해하는 가장 중요한 척도다. 더벨은 기업의 이사회 변천사와 시스템에 대한 분석을 통해 바람직한 거버넌스를 모색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11월 18일 14:42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하이닉스는 격동의 시기를 보냈다. 2010년대 초반에는 한국정책금융공사가 최대주주로 있었고 2012년에 최대주주가 SK텔레콤으로 변경됐다. 주인이 없는 회사에서 주인이 있는 회사로 탈바꿈하면서 이사회에도 많은 차이가 생겼다.

SK그룹 편입 전 이사회는 회사 의사결정의 최고기구일 수 밖에 없었다. 이사회 중심의 지배구조가 자연스럽게 도출됐다. 사외이사 구성 비율을 70% 이상으로 높여 이사회 독립성을 강화했다. 당시 사내이사진에는 대표이사를 비롯, 제조·재무 전문가가 들어갔고 사외이사로는 법조·경제·관료 등이 포진했다.

SK그룹 편입 후에는 모기업과 의사소통이 더욱 중요해졌다. 사내이사로 대표이사와 제조 전문가 정도가 들어왔다. 대신 모회사 임원이 기타비상무이사로 들어왔다. 사외이사 면면은 다양해졌고 이사회 몸집은 줄었다. 사외이사 비중은 60% 이상으로 가져가고 있으며 이사회 인원은 10여년간 줄어드는 모습을 보였다.

SK하이닉스는 재벌 중심의 지배구조로 변화에 따른 이사회 변화를 보여준다.

◇사내이사 4명→2명으로 축소, 기타비상무이사 중요도 UP

2010년과 2011년은 하이닉스가 매각을 위해 몸을 만들 때였다. 2010년 이사회에는 사내이사가 4명, 2011년에는 3명이 들어갔다. 당시 김종갑 의장, 권오철 대표와 박성욱 제조총괄본부장, 김민철 재경실장이 사내이사로 있었고 2011년에는 김종갑 의장이 퇴임하면서 사내이사가 3명으로 줄어들었다. 사내이사 구성은 대표이사, 제조, 재무 전문가였다.


2012년 SK그룹에 편입되면서 SK하이닉스의 사내이사 구성도 바뀌었다. 우선 SK그룹 총수인 최태원 회장이 SK하이닉스의 공동 대표이사로 이름을 올렸고 하성민 SK텔레콤 대표 역시 등기이사가 됐다. SK하이닉스의 인수주체가 SK텔레콤이기 때문에 모회사와의 긴밀한 소통이 필요했다. 기존 권오철 대표와 박성욱 부사장도 자리를 지켰다.

최 회장이 2013년 횡령 혐의로 기소되면서 2014년초 등기이사에서 빠졌고 하 대표의 자리는 임형규 SK수펙스추구협의회 ICT 기술·성장 총괄 부회장과 김준호 코퍼레이트센터장이 메웠다. SK수펙스추구협의회는 SK그룹 내의 최고의사결정기구다. 김 사장은 법무부 부장검사 출신으로 SK㈜, SK에너지, SK텔레콤을 거쳐 SK하이닉스로 왔다. 박성욱 현 부회장도 등기임원 자리를 지켰다. 임형규·박성욱·김준호 체제는 2016년까지 유지됐다. 수펙스·대표이사·경영지원 삼각편대 체제였다.

2016년에는 기타비상무이사를 더해 사내이사 외에 그룹이나 모회사와의 가교를 만들었다. 그룹과의 소통을 위해 수펙스추구협의회 소속 이사진을 사내이사로 선임하기보다는 기타비상무이사를 두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본 것이다. 기타비상무이사의 경우 사내·사외이사와 동일한 지위를 가지지만 자격요건이나 임기제한·겸직제한 등이 없다.

기타비상무이사가 모회사 자회사의 소통채널이자 자회사 이사회에 직접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고 주요 현안과 사정을 파악하는데 제격이라고 봤다.

박정호 기타비상무이사는 제격이었다. 2016년 3월 박정호 기타비상무이사가 처음 왔을 당시에는 SK㈜ 소속이었으나 2017년 SK텔레콤 대표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모회사인 SK텔레콤의 대표이면서 현재 SK수펙스추구협의회 ICT위원회 위원장으로 모회사와 그룹 모두에 영향력이 있다.

대신 사내이사의 비중은 축소됐다. 2018년 김준호 사장이 자회사인 SK하이닉스시스템IC 대표이사에 전념하기로 하면서 사내이사는 박성욱 부회장, 이석희 대표 두명으로 변경됐다. 2019년 3월에는 박 부회장이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나면서 오종훈 부사장이 그 자리를 채웠다. 오 부사장은글로벌세일즈마케팅(GSM) 담당으로 대표상품인 D램 전문가다.

◇ 사외이사 9→6명, 다양성은 '유지'…2020년 첫 여성 사외이사 탄생

지난 10년간 SK하이닉스의 사외이사는 총 9명에서 6명으로 줄어들었다. 하지만 비중은 높은 수준을 유지해왔다. 사외이사 비중은 10년간 평균 63%였다. 2011년 사외이사 비중은 73%대로 가장 높았다. 현재는 67% 수준이다.

SK 편입 전인 2010년 사외이사의 구성은 그 어떤 기업보다 화려했다. 다만 채권단 산하에 있었기 때문에 관 출신의 인사가 많았다. 당시 한부환 이사는 법무부 연수원장을 지낸 인물이었고 조현명 이사 역시 감사원 출신이었다. 이달곤 이사 역시 국회위원, 행정안전부 장관을 지냈고 정병태 이사 역시 재정경제부·보건복지부 출신이었다. 또 은행 출신 인사도 다수였다. 신한은행, 한국외환은행(현 KEB하나은행) 출신 사외이사도 선출됐다.

2012년에는 사외이사의 면면이 확 바뀌었다. 한국은행 출신의 김두경 교수, IBM 연구원 출신의 박영준 서울대 전기공학부 교수, 윤세리 변호사, 김대일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이창양 카이스트 교수 등으로 재편했다. SK그룹 편입 초기에는 교수 중심의 이사회였으나 점차 다양한 구성을 꾸려나갔다.

2014년 선임된 최종원 교수는 공정거래위원회, 기획재정부 출신으로 행정전문가였다. 현재 가장 오랜 시간 자리를 지킨 신창환 이사는 IBM, 자일링스 등을 거친 엔지니어 출신으로 반도체 기업에 걸맞는 사외이사로 평가받는다. 조현재 이사는 매일경제·MBN을 거친 언론인 출신, 윤태화 이사는 조세 전문가다. 현재 선임사외이사인 하영구 이사는 한국씨티은행장을 지낸 금융 전문가다.

올해 SK하이닉스는 한애라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선임하면서 첫 여성 사외이사를 맞이했다. 그는 법원행정처 국제심의관,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 서울남부지방법원 판사(증권 전담), 서울고등법원 판사(국제거래전담), 사법연수원 교수를 지낸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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