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LA윌셔그랜드 빅딜 수혜? 장부가 ‘4000억’ 감액 손익분기점 도달 요원·매각 시 회계상 이익 어려워
김경태 기자공개 2020-12-09 10:20:16
이 기사는 2020년 12월 07일 14: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진그룹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속도를 내면서 그간 골칫거리였던 한진인터내셔널(HIC·Hanjin Int'l Corp)이 수혜를 입을 거란 기대가 나온다. 다만 한진그룹이 HIC의 장부가를 4000억원 가량 감액해 손실을 반영하면서 손익분기점과 더 멀어진 상황이다. 향후 매각에 성공하더라도 장부상 이익을 남기지는 못할 전망이다.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올 3분기 HIC의 장부가를 3637억원으로 잡았다. 최초취득금액(1조1000억원)의 3분의 1 수준이다. 전분기말에는 7561억원이었는데 3924억원을 감액했다. 보유 주식 수는 9144만주, 지분율은 100%로 변함 없다.
HIC는 미국의 LA윌셔그랜드센터를 소유한 현지 법인이다. LA윌셔그랜드센터는 2017년 호텔을 개관했지만 성과가 부진했다. 올 들어서는 코로나19로 영업활동에 지장이 생기면서 상황이 더 악화했다. 대한항공의 올 3분기 호텔사업 매출은 612억원, 영업손실은 591억원이다.
일반적으로 보유 중인 비상장법인의 지분가치가 손상되면 장부가액과 회수가능가액의 차이를 손상차손으로 인식하고 금융비용으로 처리한다. 대한항공도 LA윌셔그랜드호텔의 부진을 고려해 보유한 HIC 주식에 대해 장부가 조정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대한항공의 HIC 장부가 감액은 약 2년만에 이뤄졌다. 2018년4분기에 전분기보다 229억원을 낮췄다. 그 뒤 7561억원을 유지했다. 2015년말(3304억원) 이후 5년만에 3000억원대로 낮아졌다.
지난달부터 KDB산업은행과 한진그룹 주도로 대형항공사(FSC) 통합이 추진되면서 국내외 신용평가업계에서는 HIC도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란 분석이 제기됐다. 무디스(Moody's)는 전달 20일 HIC의 기업신용등급(B3)에 대한 상향조정 검토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등급 전망이 종전 ‘부정적’에서 ‘신용등급 조정 검토 중’으로 변경됐다.
무디스가 HIC의 신용등급을 상향 검토하는 것은 HIC의 자체적인 수익성 개선보다는 모기업의 유상증자와 아시아나항공 인수 계획 때문이다. 무디스는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계획대로 완료되면 대한항공의 사업규모와 시장지위가 상당히 개선될 것이라는 예상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향후 아시아나항공 통합이 완료되면 LA윌셔그랜드호텔도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이 고려된 것으로 분석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여객 고객을 연계해 영업활동을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 경우는 코로나19가 종식되고 항공 여객이 정상화돼야 가능하다. 현재 코로나19가 여전히 전세계적으로 기승을 부리고 있고 종식 시점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HIC의 손실이 앞으로도 지속될 수 있다.
이번에 장부가를 대거 조정하면서 빅딜 수혜를 언급하기에는 이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올 3분기말 장부가는 최초취득금액보다 7363억원이 낮아 손익분기점 도달이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HIC를 외부에 매각하더라도 회계상 이익을 남기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HIC가 보유한 차입금도 고려해야 한다. 대한항공은 HIC는 지난달 5일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이 주선 중인 HIC 리파이낸싱에 주식 담보 및 채무보증 제공을 결정했다. 보증기간은 이달 4일부터 2년간이다. 채무금액은 3977억원으로 대한항공이 설정한 HIC 주식 100% 장부가 3637억원보다 높다.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은 이달 2일 기자간담회에서 향후 HIC를 매각할 뜻을 밝혔다. 그는 "시간을 갖고 추진할 것"이라며 "좋은 시간에 좋은 가격으로 매각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노바렉스를 움직이는 사람들]권수혜 전략기획총괄, 노바렉스 미래 그리는 지휘자
- [K-배터리 밸류업 리포트]제이오, 도전재 넘어 다각화 시동
- [이스트소프트는 지금]'알약 IPO' 특명받은 정진일 대표, 문제는 '기업가치'
- 지닥, 위믹스 많은데 '박관호 위메이드 대표 몫 못 줘'
- [탈엔비디아를 꿈꾸는 기업들]'AI 반도체 양산 임박' 모빌린트, 시험대 오른다
- [Company Watch]'애플과 멀어진' LX세미콘, DDI 대안 시급
- 외화 조달 나선 카카오, 글로벌 AI 진출 신호탄 쐈다
- [VC 투자기업]'애드테크' 버즈빌, 영업권 손상차손 93억 발생 '왜'
- [VC 투자기업]모비두, 이커머스와 매출 '윈윈' 핵심은 소스애드
- [VC 투자기업]‘전자문서 서비스’ 자버, 30억 시리즈A 나선다
김경태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SK스퀘어, 크래프톤 지분 매각…체면 살린 '잭팟'
- [한경협 파이낸셜 리포트]'숫자'가 보여준 위상 회복, '돈 잘버는' 단체 거듭
- [LK삼양 뉴비기닝]소액주주에 '이례적' 차등배당, 주주가치제고 '진심'
- '자사주 소각' 한미반도체, 주주가치 제고 재확인
- [LK삼양 뉴비기닝]그룹 오너 구본욱의 변신, 경쟁력 강화만 본다
- 이서현 '임팩트' 그리고 '블루 프린트'
- [LK삼양 뉴비기닝]성장 키워드 '동남아·4대 신사업'
- [LK삼양 뉴비기닝]'제2의 도약' LK그룹, 단일 최대주주 '등극' 결단
- '더 큰 대박' 노리는 크레센도, HPSP 장기투자 태세
- [엔비디아 밸류체인 파트너]STI, 서인수 회장 존재감 속 승계 움직임 '주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