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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IR 전략 변화 점검]하나금융, 효과 극대화 묘책 '맞춤형 브리핑'⑦미국·아시아·유럽 등 제각각 투자자 성향 고려, 주주환원 정책도 적극 나서

손현지 기자공개 2020-12-15 07:52:33

[편집자주]

코로나19는 은행들의 해외 IR 전략에도 큰 변화를 안겼다. 출장길이 막히자 '버추얼 NDR' 등 비대면 IR 방식을 총동원해야 하는 상황이 펼쳐진 탓이다. 특히 IR 활동이 이전보다 더 활발해진 양상이다. 대다수가 해외주주 비중이 60%를 넘는 상태여서 이들과 네트워크 유지가 절실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또 주가 부양이 회장들의 약속이었다는 점도 한몫을 한 분위기다. 주요 금융지주사의 해외 IR 전략 변화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12월 14일 11: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나금융지주의 IR기조는 코로나19를 기점으로 크게 달라졌다. 그 중에서도 NDR에 활용하는 브리핑 내용이 크게 달라졌다. IR이 비대면 방식으로 진행되는 만큼 투자를 결정할 때 브리핑 자료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 기업의 가치를 잘 드러낼 수 있는 쪽으로 자료에 심혈을 기울였다.

개별 투자자의 주요 관심사에 따라 NDR을 달리하고 있다는 것도 달라진 풍경이다. 이를 테면 미국, 아시아계 투자자들은 CEO의 자사주 매입현황, 디지털전략 등에 대한 관심이 높다. 이들의 투자 성향에 초점을 맞춘 브리핑 자료는 달리 만든다. 1대1 미팅의 경우에도 투자자 성향에 따라 강조하는 포인트를 바꾸기 시작했다.

◇미국·아시아·유럽계 등 차별화된 IR 공략

하나금융은 올해 M&A를 통해 하나손해보험(옛 더케이손해보험)을 자회사로 편입하며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보강한 만큼 내부적으로 이 부분에서 어필할 소재가 많았다. 더욱이 디지털 손보사를 주 비즈니스 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는 만큼 해외투자자들의 주목도도 높았다는 전언이다.

특히 다른 어떤 투자자들보다도 유럽계 투자자나 장기성향 투자자들과 미팅할 때 하나손해보험처럼 비은행 비즈니스에 대한 설명을 강조했다는 후문이다. 통상적으로 장기투자자들의 경우 '지속가능경영' 관점을 중식하기 때문에 전통적인 이자수익에만 의지하기는 어려운 측면이 많다는 시각을 지니고 있다.


이러한 전략들은 코로나19로 비대면 채널에 의존할 수밖에 없어진 IR의 효율성을 최대로 끌어올리기 위한 복안이었다. IR 인력이나 업무시간은 제한적인데 투자자별로 투자 포인트도 다를뿐더러 관심사도 제각각이라는 점에 착안했다.

올해 IR에서 유독 달라진 또 다른 특징은 지배구조에 대한 우려가 많이 사라지고 현실적인 '성장성' 등에 대한 투자자 관심이 높아졌다는 점이 꼽힌다.

작년까지만해도 하나금융 해외 IR이 열릴때면 다수의 투자자들이 지배구조 이슈에 대한 우려를 내비쳤다고 한다.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와 벌여온 3년여간의 법정소송과 잠재 우발 채무에 대한 질문도 많은 편이었다. 하지만 올해부턴 비즈니스 성장 가능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편이다.

하나금융 IR팀은 이에 맞춰 지배구조 측면보다는 견조한 실적 성장세와 자본적정성 관리 성과를 적극 강조했다. 코로나19로 인한 비즈니스 영향이나 수익성, 자산건전성 등 재무적인 요소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를 불식시키 위한 목적이다.

실제 다방면에서 흐름이 좋은 한 해였다. BIS비율은 물론이고 NPL비율, 연체율 등 모두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주당순이익(EPS)도 8176억원으로 개선됐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해외 투자자 공통적으로는 디지털전략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다"며 "최근 빅테크 출현에 따라 기존 금융사들의 경쟁력 확보 여부에 관심이 많아진 부분"이라고 말했다.


비대면 환경 속에서 올해는 공시 등을 통해 비춰질 수 있는 각종 주주환원정책에도 적극 나섰다. 무엇보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의 자사주 정책이 IR 효과를 톡톡히 봤다는 평가다. 그는 올해 두 번에 걸쳐 자사주를 매입했다. 지난 2월 2000주, 4월에는 5668주를 사들여 총 6만5668주의 자사주를 취득했다. 발행주식 총수(3억24만2062주)의 0.02% 수준이다. 4대 금융지주 회장 가운데 가장 높은 비중이다.

김 회장의 판단은 대형 하우스들의 니즈에 따른 것이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세금 문제로 현금배당 보다도 자사주 매입을 선호한다. 국내 투자자들이 배당을 요구하는 것과는 사뭇 다르다. 자사주 매입에는 비용이 많이 드는데 경영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치기 위해 이를 감수했다.

올 7월에는 과감하게 중간배당을 단행하기도 했다. 금융당국의 배당 자제 권고에도 주주가치제고에 힘쓴 결과다. 내부적으로 대손충당금을 2000억원 넘게 쌓았는데도 이익이 증가해 손실흡수 능력이 충분하다고 판단하고 이를 결정했다. 이는 투자자들에게 재무건전성에 대한 긍정적 전망은 물론 신뢰를 갖도록 만든 요인이 됐다는 분석이다.

◇우선순위 둔 투자자 선별, 비대면 환경 고려

하나금융지주 IR팀은 올해 투자자 선별에도 우선순위를 뒀다. 대면 미팅에 비해 상호 교감이 제한된다는 한계점에 따른 조치였다. 신규 투자자 유치는 역부족이라는 판단에 기존 투자자들과의 꾸준한 소통에 무게 중심을 더 기울였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건조하고 어색한 분위기로 진행되기 때문에 대면미팅으로 얻어지는 친밀한 관계형성은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며 "국가마다 통신 여건이 제각각 이기 때문에 음질 불량 등 통신상의 애로가 발생하는 등 미팅 여건에 대한 제약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투자자와는 주로 컨퍼런스콜을 활용해 소통 중이다. 아시아, 미국, 유럽 등 다양한 지역에 분포되어 있는 기존 투자자들과 돈독한 관계를 이어나가고 있으며 개별 투자자의 질의 요청에 대해선 이메일로 응대하고 있다. 비록 CEO나 경영진이 직접 투자자를 만나는 일은 줄었지만 미팅 빈도수로만 놓고 보면 평소와 비슷한 수준으로 진행하고 있다.

신규투자자와 접할 기회도 어느정도 모색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증권사의 버츄얼 NDR 등 다양한 비대면 IR 이벤트 참여도 고려 중이다. 포럼 선별 기준은 하나금융에 관심있는 투자자가 참석하는 지 여부였다. 평소 이메일이나 전화를 통해 하나금융에 미팅 니즈를 표현해온 투자자들이 참석하는 컨퍼런스 위주로 리스트를 추렸다.

지난 1월 골드만삭스가 주관한 'GS Asia Financials Day 2020'에 참가한데 이어 지난 8월엔 CITI증권이 주관한 '버추얼 코리아 인베스터 컨퍼런스 2020'등 비대면 포럼에도 참석해 NDR 기회를 넓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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