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 M&A 발표 2년, 어떻게 달라졌나 실적 '아쉬움', 재무구조 개선 '합격점'...업황 회복은 미지수
조은아 기자공개 2021-01-04 10:55:53
이 기사는 2020년 12월 30일 16시0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우조선해양 매각이 해를 넘긴다. 내년 3월이면 KDB산업은행이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매각 본계약을 맺은 지 2년이 된다. 모든 승인 절차를 마무리하고 딜이 종료될 때까지 시간이 얼마나 더 소요될 지 알 수 없다.피인수기업인 대우조선해양으로선 꾸준히 실적을 쌓고 재무구조를 개선시키는 것 외에 달리 방도가 없다. 대우조선해양은 한국조선해양으로의 매각이 결정된 후 얼마나 달라졌을까.
한국조선해양은 최근 중국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으로부터 대우조선해양과의 기업결합에 대해 ‘무조건 승인’을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앞으로 한국, 일본, 유럽연합(EU)에서 승인을 받으면 절차가 마무리된다. 업계는 내년 상반기 안에 모든 승인이 떨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 2년 간 대우조선해양의 실적에는 아쉬움이 남지만 재무구조 개선 측면에서 합격점을 받은 것으로 평가된다. 시장에서 수위의 수주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업황만 회복되면 실적도 가파르게 회복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3분기까지 매출 5조3654억원, 영업이익 3860억원을 거뒀다. 2018년 매출이 9조6444억원, 영업이익이 1조248억원이었다는 점을 볼 때 크게 뒷걸음질했다.
다만 지난해보다는 선전했다. 2019년 매출은 8조3587억원, 영업이익은 2928억원이었다. 올해 코로나19로 조선업계 전반이 침체됐다는 점에 비춰보면 상당히 선방한 셈이다. 영업이익률도 지난해 3.5%에서 올해 1~3분기 7.2%로 뛰었다.
재무구조도 큰 폭으로 개선됐다. 2018년 12월 연결 부채비율은 210.4%였는데 올해 3분기에는 161.4%로 100%대까지 낮아졌다. 올해 들어서만 차입금 1319억원을 포함해 전체 부채가 1조원 이상 줄었기 때문이다.

차입금이 줄어들면서 이자비용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에만 이자비용으로 1643억원을 지출했다. 이자보상배율도 1.7배에 그쳤다. 올해는 3분기 이자보상배율이 2.7배로 올랐는데 4분기 기준으로는 3.2배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자보상배율은 영업이익에서 이자비용을 나눈 값으로 수치가 올라갈수록 재무구조가 좋아지고 있다는 의미다.
수주 경쟁력도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 올해 대우조선해양의 수주목표 달성률은 75%다. 현대중공업그룹의 한국조선해양은 91%, 삼성중공업은 65%다. 한국조선해양이 10월 수주목표를 30%가량 하향 조정하면서 달성률이 높아졌다는 점을 고려하면 대우조선해양의 달성률은 높은 편이라고 볼 수 있다.
대우조선해양이 LNG선(LNG운반선, LNG추진선)에 경쟁력을 갖췄다는 점에서 전망도 밝은 편이다. LNG운반선은 척당 가격이 2000억원에 이르는 고가 선박인데 가격도 오르는 추세다. 영국의 해운시황분석 전문기관인 MSI는 올해 1억8300만달러였던 LNG운반선 평균가격이 2024년 1억9700만달러까지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대우조선해양은 올해도 LNG운반선 위주로 수주 실적을 쌓았다. 11월 말까지 모두 21척을 수주했는데 이 가운데 9척이 LNG운반선이다.
환경 규제가 강화되면서 LNG추진선의 발주가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것도 호재다. 현대중공업은 12월 들어서도 초대형 LNG추진 컨테이너선 6척을 수주했다. 모두 1조836억원 규모다.
박무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리포트를 통해 “컨테이너선은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가장 많아 LNG추진 선박으로의 전환이 빠르게 나타날 선종으로 보인다”며 “IMO(국제해사기구) 규제의 핵심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여야 하는 것이므로 석유 연료를 사용하는 기존 중고 선박들은 모두 LNG추진선 등으로 대체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남은 문제는 업황의 회복 여부다. 연말 반짝 수주가 언제까지 이어질 수 있느냐를 놓고 의견이 분분하지만 조심스럽게 긍정적 전망에 힘이 실리는 모양새다. 조선업의 전방사업인 해운업에서 운임이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25일 2641.87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환경 규제 효과로 노후선 대체 발주 등이 기대됐으나 아직은 관망세가 우세”라며 “물동량이 회복돼야 신조 발주도 재개될 것으로 전망되는데 올해 워낙 불황의 골이 깊었던 만큼 내년은 최소 올해보다는 나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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