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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벨로퍼 열전]일레븐건설, 숙원사업 '유엔사부지' 개발 표류잔금 미납 영향 기한이익 상실, 지연이자 6.5%···납부기한 12월 연장 협의

이명관 기자공개 2021-01-08 10:58:26

이 기사는 2021년 01월 05일 13: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부동산 디벨로퍼 1세대인 일레븐건설이 추진 중인 용산공원정비구역 복합시설조성지구 일반상업용지(이하 유엔사부지) 개발사업이 표류 중이다. 기한 내에 토지 잔금을 치르지 못했다. 이는 앞서 중도금 명목으로 조달한 브릿지론(Bridge Loan)의 기한이익 상실(조기상환 트리거) 사유에 해당 된다.

이번 개발사업이 기한이익 상실로 틀어질 뻔 했지만, 일레븐건설이 LH공사와 협의를 통해 지속해서 이어가기로 했다. 양측은 잔금 만기를 이달 말께로 연장했다. 기한내 잔금을 치르지 못한 패널티가 일레븐건설에 부과됐다. 잔금 미납분 만큼 지연이자가 추가로 발생한다.

5일 IB업계에 따르면 일레븐건설이 앞서 조달했던 대출 7910억원에 대한 변경계약을 체결했다. 해당 브릿지론은 5차례에 걸쳐 납부하기 위해 조달했던 브릿지론 성격의 담보대출이다.

앞서 일레븐건설은 2017년 7월 LH공사와 유엔사부지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유엔사 부지 입찰에서 일레븐건설이 최고가를 제시해 낙찰자로 선정됐다. LH는 유엔사부지 공급예정가격을 주거 4225억 원, 상업 3504억 원 등 총 8030억 원으로 설정했는데, 일레븐건설은 무려 1조552억원을 제시했다. 2000억원이나 가격을 베팅하면서 공격적으로 입찰에 참여한 게 결정적이었다.

이후 일레븐건설은 자체자금으로 계약금 1055억원을 치렀다. 이후 2018년 1월 1차분을 시작으로 중도금을 LH공사에 납입했다. 총 5회차에 걸쳐 지급한 중도금은 7914억원 수준이다. 여기에 지난해 6월 매도자인 LH공사로부터 추가로 후순위 대여를 받아 1000억원을 마련했다. 이렇게 일레븐건설이 지금까지 매도자에게 9969억원을 지급했다.

이렇게 남은 잔금은 582억원이다. 하지만 일레븐건설은 작년 7월 잔금을 내지 못했다. 자금일정에 차질이 빚어진 탓이다. 잔금 기일을 맞추지 못한 것은 기한이익 사유에 해당된다. 앞서 일레븐건설은 대출계약을 체결할 때 약정사항에 포함된 내용이다. 기한이익을 상실할 경우 대주단은 LH공사에 매매계약 해제 및 대금 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

기한이익이 상실됐지만 일레븐건설은 LH공사와 대주단과 협의를 거쳐 잔금 만기를 올해 12월까지 연장했다. 사실상 1년 6개월의 유예기간을 부여받은 꼴이다. 물론 일레븐건설은 기간에 대한 지연이자를 추가로 지급해야 한다. 이자 대상은 미납된 잔금으로 이자율은 6.5% 선이다. 연간 기준으로 보면 38억원의 이자가 발생한다

IB업계 관계자는 "작년 7월 잔금 미납으로 기한이익이 상실됐다"며 "이후 일레븐건설은 작년 12월 LH공사 대주단과 협의에 성공, 잔금 기한을 오는 12월 17일까지 늦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일레븐건설이 잔금을 치르지 제때 치르지 못하면서 유엔사부지 개발이 표류하고 있는 모양새다.

다만 시장에선 미납한 잔금 규모가 그리 그치 않다는 이유에서 의도된 기한이익 상실이라는 견해도 나온다. IB업계 관계자는 "시장 상황을 고려해 지연이자를 부담하더라도 시간을 벌기 위해 잔금 납입을 미룬 것 같다"며 "디벨로퍼들이 이 같은 이유로 의도적으로 기한이익 상실을 이용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시장에서 이 같은 해석이 나오는 이유는 '분양가 상한제'와 무관치 않다. 지나치게 무리하게 입찰가를 책정한 가운데 분양가 상한제가 후행으로 겹치면서 사업수지를 맞추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일레븐건설이 부지 매입에 1조원 이상을 쏟아부었는데, 이는 분양가로 평당 6000만원 이상을 고려했던 수준"이라며 "분양가 상한제 시행으로 이정도 수준의 분양가로 주택을 공급하기 힘들어졌다"고 말했다.

정부의 분양가 상한제 시행은 일레븐건설 입장에선 당혹스러운 변수다. 그도 그럴 것이 분양가 상한제의 돌파구로 여겨져온 후분양도 적용 범위에 포함됐다. 상한제의 내용을 보면 적용 시점이 입주자 모집공고 승인 신청시다. 이렇게 되면 선분양 뿐만 아니라 후분양도 통제 범위에 포함된다.

후분양은 선분양과 달리 공정률이 70~80% 선에 도달했을 때 분양이 이뤄지는 형태다. 그만큼 자체적으로 짊어져야할 사업비 부담이 크다. 선분양의 경우 기간에 따라 자금이 유입되다 보니 자금부담이 상대적으로 덜하다. 계약금 10%와 6차에 걸친 중도금을 비롯해 70% 가량이 진행률에 따라 사업비로 유입된다.

임대후 분양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할 경우 분양가 상한제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 민간임대 특별법에 따라 분양전환 시 분양가는 사업자가 임의로 정할 수 있다. 다만 이 경우에도 세금 등이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일레븐건설은 부동산 디벨로퍼다. 일레븐건설의 수장은 엄석오 회장이다. 북세일즈맨 출신인 그는 출판사인 양우당에서 20년 넘게 경력을 쌓았다. 이후 디벨로퍼 업계에 발을 들여놓은 것은 1991년 일레븐건설을 설립하면서다.

일레븐건설은 1999년 경기도 용인시 상현동 일대 2253가구 아파트 개발을 시작으로 2000년대 초반 신봉마을 자이(4000가구), 상현동 금호베스트빌(2300가구) 등 대형 프로젝트를 잇따라 성공시키며 국내에서 손꼽히는 디벨로퍼로 입지를 다졌다.

이후로도 2008년 수지구 성복동 힐스테이트·자이(3600가구) 등 꾸준히 대형 개발 프로젝트를 성공시키며 사세를 키워나갔다. 최근엔 상현동에서 479가구, 동천동에서 1310가구를 공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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