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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 모니터/㈜LG]최초의 지주사, 시대 흐름 따라 변화한 이사회①총수 포함 소규모 최정예 이사진...강유식→조준호→하현회→권영수 COO 총수 보좌

조은아 기자공개 2021-02-03 10:40:56

[편집자주]

기업을 움직이는 힘은 무엇인가. 과거 대기업은 개인역량에 의존했다. 총수의 의사결정에 명운이 갈렸다. 오너와 그 직속 조직이 효율성 위주의 성장을 추구했다. 효율성만큼 투명성을 중시하는 시대로 접어들면서 시스템 경영이 대세로 떠올랐다. 정당성을 부여받고 감시와 견제 기능을 담보할 수 있는 이사회 중심 경영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이사회에 대한 분석과 모니터링은 기업과 자본시장을 이해하는 가장 중요한 척도다. 더벨은 기업의 이사회 변천사와 시스템에 대한 분석을 통해 바람직한 거버넌스를 모색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1월 28일 08: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 이사회를 보면 LG그룹의 역사가 보인다. ㈜LG 이사회는 시대의 흐름에 맞춰, 세간의 눈높이에 맞춰 조금씩 바뀌면서도 LG그룹 특유의 이사회 구성 방식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구광모 회장의 시대, ㈜LG 이사회는 어떤 모습일까. 구 회장은 취임한 지 만 3년도 채 되지 않았다. 현재의 ㈜LG 이사회는 베테랑 전문경영인이 총수를 보좌하는 형태다. 최근 몇 년 LG그룹이 보여준 놀라운 변화를 볼 때 이사회 역시 한층 더 진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강유식 부회장, 10년간 지주사 체제 안착 조력

㈜LG는 2003년 출범한 국내 최초의 지주사다. 지금과 같은 이사회의 형식을 갖춘 건 2005년 GS그룹이 독립한 이후다. 15년 동안 ㈜LG 이사회는 한결같이 사내이사 3명과 사외이사 4명을 유지했다. 사내이사 3명도 15년 내내 거의 같은 구성을 보였다. 그룹 회장이 대표이사이자 이사회 의장을 맡고 그룹의 최고운영책임자(COO)가 공동 대표이사를 맡는다. 나머지 사내이사 자리 하나는 ㈜LG 재경팀장이 채우는 식이다.

긴 세월 사내이사 명단에 이름을 올렸던 인물은 손에 꼽을 정도로 적다. 오너 일가를 제외하면 강유식 부회장, 하현회 부회장, 권영수 부회장, 조준호 사장 등 이름만 들어도 누구나 알 만한 인사들이다. 한 번 중용한 사람은 웬만해선 바꾸지 않고 오래 곁에 두는 구본무 회장의 성품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언뜻 비슷해 보이지만 자세히 뜯어보면 크게 1~3기로 나눌 수 있다. 1기는 구본무 회장과 강유식 부회장이 투톱으로 그룹을 이끌던 시기다. 2기는 조준호 사장, 하현회 부회장 등 계열사에서 전문성을 쌓은 인물들이 구 회장을 보좌하던 시기다. 1기가 지주사 체제의 정착기라면 2기는 지주사 체제의 발전기로 정의할 수 있다. 마지막 3기는 구광모 회장 취임 이후다.

강 부회장은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부터 그룹 구조조정본부장을 지냈다. 2003년 ㈜LG 대표이사에 올라 2012년 말 내려왔다. 무려 10년을 꽉 채웠다.

지금이야 그룹 컨트롤타워 조직이 많이 사라졌고 남아있더라도 과거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던 모습은 거의 사라졌지만 당시는 달랐다. 그룹마다 회장실이나 비서실, 혹은 구조조정본부나 미래전략실 등 콘트롤타워 조직을 두는 게 당연시됐다. 컨트롤타워 수장은 단순히 총수를 수행할 뿐만 아니라 승계 등 주요 의사결정에도 깊숙이 관여했다. LG그룹 역시 마찬가지였다.

◇조준호 사장 부상, 리더십의 변화

조준호 사장의 등장은 LG그룹의 세대교체를 상징한다. 조 사장은 2008년 경영총괄을 맡으며 ㈜LG 이사회에 등장했고 2009년에는 대표이사에 올랐다. 2012년 강 부회장이 퇴진한 뒤에는 구본무 회장과 투톱을 이뤘다.

조 사장의 부상은 LG그룹 전반의 경영전략 변화와도 궤를 같이 한다. 과거 구조조정본부 출신의 2인자가 ‘변화’보다 ‘안정’, ‘성장’보다 ‘유지’에 방점을 찍었다면 조 사장은 변화와 성장을 강조했다. 앞으로 그룹 전반에 전문성을 갖춘 인물을 중용해 능력 위주의 경영을 펼치겠다는 구 회장의 의지를 ㈜LG 인사를 통해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왔다.

조 사장은 지주사로 오기 전까지 LG전자 휴대폰사업에서 실력을 인정받았다. 가는 곳마다 ‘최연소’ 타이틀을 갈아치운 걸로도 유명하다. 44세에 LG전자 정보통신 부사장으로 승진했고 2009년 사장으로 승진했다. 둘 모두 최연소 기록이다. ㈜LG 대표이사로 오를 때 역시 최연소 기록을 세웠다.

그는 구본무 회장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했다는 점에서는 강 부회장과 비슷하지만 2인자, 오른팔, 그림자 등 부담스러운 별명과도 다소 동떨어져 있다.

2015년엔 조준호 사장이 물러나고 LG전자에 있던 하현회 부회장이 이사회에 합류한다. 하 부회장은 LG전자 이전에는 ㈜LG 시너지팀에 있었는데 1년 만에 다시 부름을 받았다. 하 부회장은 특히 구본무 회장의 동생인 구본준 LG그룹 고문의 측근으로 알려져 있다. 구본무 회장의 건강이 좋지 않을 때 구본준 고문이 사실상 그룹을 총괄했는데 당시 하 부회장의 사내 영향력도 한층 확대됐다.

◇구광모 시대 ㈜LG 이사회는?


구광모 회장은 취임 직후 정중동 행보를 보일 것이란 예상을 깨고 권영수 부회장을 ㈜LG로 불러들였다. 구 회장은 일찌감치 후계자로서 경영수업을 받긴 했지만 주로 LG전자에 몸담았다.

권 부회장은 주력 계열사를 두루 거친 만큼 구 회장을 보좌할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권 부회장은 LG전자, LG화학, LG디스플레이, LG유플러스 등 주요 계열사의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 4개 계열사 이사회 의장으로서 장기적 관점에서 성장동력을 발굴, 육성하는데 주력하는 반면 해당 회사 CEO는 경영 현안과 비즈니스를 책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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