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한국물 훈풍 지속, 빅딜·장기물 잇따라 흥행 유동성 효과, 시장 전반 호조…저금리 여파, 운용사 투심 거세

피혜림 기자공개 2021-02-10 13:07:16

이 기사는 2021년 02월 09일 07: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글로벌 채권시장이 연초부터 거센 투심을 드러내고 있다. 신용등급을 불문하고 대부분의 이슈어가 무난히 자금 확보에 성공하는 모습이다. 풍부한 유동성과 금리 상승에 대한 예측 등이 맞물린 결과다.

한국물(Korean Paper)에 대한 투심은 더욱 뜨거웠다. 한국의 경우 아시아 국가로는 드물게 AA급 크레딧을 보유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높은 안정성을 인정받는다. 달라진 위상에 힘입어 AA급 공공기관은 물론 BBB급 민간 기업까지도 대규모 조달과 장기물 자금 마련에 성공하고 있다.

◇코로나19 불안 떨친 글로벌 시장, 연초효과 강화

2021년 연초부터 한국물 발행세가 거세다. 1월부터 현재(2월 8일 기준)까지 발행한 공모 달러화 채권은 108억달러에 달했다. 유로화와 멕시코페소채권 등 이종통화 딜을 반영할 경우 발행 규모는 더욱 늘어난다.

발행에 나선 모든 한국물 이슈어가 3배 이상의 주문을 확보했다. 특히 BBB급 SK배터리아메리카(SK이노베이션 보증)와 현대캐피탈 등은 발행액의 7배가 넘는 자금을 확보해 남다른 투심을 입증했다. 이슈어 대부분이 역대 최처 가산금리(스프레드)를 달성키도 했다.

10억달러 이상의 빅딜이 쏟아졌지만 물량 확보에는 어려움이 없었다. 통상적으로 한국물 시장에서는 분기별로 30억~70달러 안팎의 미화 채권이 발행된다. 하지만 올해는 연이은 빅딜로 2021년 연초 한달 동안에만 분기 조달량을 뛰어넘는 자금이 마련됐다. 발행 수요와 더불어 시장 내 자금 여력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한국물의 경우 안전자산으로서의 입지를 인정받으며 투심이 더욱 견고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캐피탈과 SK하이닉스, SK배터리아메리카 등의 경우 업황 우려 등으로 신용등급에 '부정적' 아웃룩을 달았지만 투심은 정반대로 움직였다. 도리어 한국 기업물로서의 희소성과 금리 메리트 등을 인정받으며 역대급 수요를 확보했다.

올해는 글로벌 채권시장 전반적으로 연초 효과가 더욱 거셌다는 평가다. 압도적인 유동성을 바탕으로 달러화 채권 발행에 나선 다수의 글로벌 이슈어가 자금 마련에 성공했다. 라오스 정부(Caa2, 부정적)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이슈어가 크레딧을 불문하고 무난히 수요를 확보했다는 후문이다.


◇금리 반등 관측, 장기물 투심 거세

한국물의 경우 장기물에 대한 투심이 두드러졌다. 크레딧 불안감이 높을 경우 장기물보단 단기물로 투자 수요가 쏠릴 수밖에 없다. 하지만 한국물은 '부정적' 아웃룩을 단 기업조차도 10년물 등 장기물 수요가 더욱 두드러졌다.

실제로 3년과 5년, 10년물로 트랜치(tranche)를 구성한 SK하이닉스는 장기물을 중심으로 주문량이 쌓였다. 북빌딩(수요예측)에서 10년물에 집계된 수요는 54억달러로, 3년물(28억 5000만달러)의 두 배에 달하는 자금이 몰렸다. 무디스 기준 Baa2 등급에 '부정적' 아웃룩을 달고 있지만 장기적 성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는 굳건했다.

BBB급 기로에 놓인 SK배터리아메리카에서도 이같은 현상은 두드러졌다. 보증사인 SK이노베이션은 무디스와 S&P 양사로부터 BBB-에 '부정적' 아웃룩을 달아 BB급으로의 하락 가능성이 높았다. 하지만 3년물과 5년물 중 후자에 투심이 집중되는 양상을 보였다. 7억달러를 발행한 5년물에 확보된 주문은 52.5억달러에 달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저금리 기조와 금리 반등 관측 등이 장기물 선호 현상을 뒷받침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했다. 발행사 입장에선 금리가 반등하기 전 현 수준의 저금리로 장기물을 찍는 것이 긍정적이라고 판단하는 데다, 투자자 입장에서도 금리 메리트에 눈길이 갈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최근 자산운용사의 투심이 거세진 점 역시 영향을 미쳤다는 풀이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자산운용사의 투자 규모가 굉장히 커졌다"며 "들어온 자금을 적정 수익률에 매치시켜야 하다보니 금리가 조금이라도 높은 장기물로 투심이 집중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호조를 이어갔던 한국물 시장은 이주부터 조달 속도가 둔화될 전망이다. 135일룰 등으로 2월 중순부터 결산보고서 제출까지 달러채 발행이 제한된다. 135일룰은 해외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투자설명서(Offering Circular·OC)에 반영되는 회계 결산자료 유효 시한을 135일로 못박은 규정이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