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이사회 모니터/LG전자]CEO-의장 분리했지만 지주사 임원 의장은 한계②㈜LG 임원이 의장 맡는 전통…2017년 조성진 부회장만 예외

김혜란 기자공개 2021-02-23 07:08:08

[편집자주]

기업을 움직이는 힘은 무엇인가. 과거 대기업은 개인역량에 의존했다. 총수의 의사결정에 명운이 갈렸다. 오너와 그 직속 조직이 효율성 위주의 성장을 추구했다. 효율성만큼 투명성을 중시하는 시대로 접어들면서 시스템 경영이 대세로 떠올랐다. 정당성을 부여받고 감시와 견제 기능을 담보할 수 있는 이사회 중심 경영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이사회에 대한 분석과 모니터링은 기업과 자본시장을 이해하는 가장 중요한 척도다. 더벨은 기업의 이사회 변천사와 시스템에 대한 분석을 통해 바람직한 거버넌스를 모색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2월 17일 10:08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전자는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하고 있다. 이사회 중심 책임경영을 강화한다는 취지에서다. 2003년 지주사 체제 전환 이후 최고경영자(CEO)-이사회 의장 분리 원칙이 유지됐다. 이 원칙이 깨진 적은 한 번 있었다. 조성진 전 LG전자 부회장이 CEO와 의장을 겸임했던 2007년부터 2년간이다.

통상적으로 CEO-의장 분리, 이사회 중심경영은 오너를 견제하기 위해 이뤄진다. 반면 LG전자의 경우 이와 반대로 이사회를 통해 오너와 대주주의 지배력과 통제가 강하게 유지돼왔다. LG전자의 이사회 의장을 지주회사에서 담당하기 때문이다.

지주사인 ㈜LG의 경우 구광모 LG 대표이사 회장이 이사회 의장을 겸직하고 있다. 이에 대해 LG는 이사회를 효율적으로 운영하고 책임경영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란 명분을 내세운다. LG전자에 지주회사 임원을 보내는 형태의 이사회 중심경영도 견제와 균형보단 효율성에 더 초점을 둔 시스템으로 볼 수 있다.

LG전자의 역대 이사회 의장 자리는 총수일가나 총수를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는 '2인자'의 몫이었다. 2004년부터 12년간은 강유식 전 LG부회장이 의장직을 굳건히 지켰다. 강 전 부회장은 고(故) 구본무 전 회장 시절 2인자 역할을 했던 인물이다. 그는 2003년부터 2012년까지 ㈜LG 대표이사를 지내는 내내 LG전자 이사회 의장을 겸임했다. 2016년 강 전 부회장 뒤를 이어 구 전 회장 동생인 구본무 LG 고문이 강 전 부회장에 이어 의장에 오른다.

2017년엔 이례적으로 LG전자 소속이 이사회 의장이 됐다. 당시 LG전자는 3인 각자대표에서 조 전 부회장의 1인 CEO 체제로 전환했는데, CEO가 의장까지 맡게 된 것이다. 당시 LG그룹은 "책임경영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하지만 이 체제는 2018년 6월 구광모 LG 회장이 그룹 총수로 취임하기 전까지만 유지됐다.


LG전자는 2년 만에 ㈜LG 현직 임원이 핵심계열사 이사회 의장석에 앉는 전통을 다시 따르게 된다. 구 회장의 LG전자에 대한 장악력을 높이고 '구광모 체제'를 강화하기 위해서였다. 구 회장과 LG전자 간 가교 역할을 할 적임자는 역시 '그룹 2인자' ' 권영수 ㈜LG 부회장이었다.

권 부회장은 2019년부터 LG전자 기타비상임이사와 의장을 겸임하게 된다. 권 부회장이 LG전자 이사회에 합류하면서 조 전 부회장(CEO)이 사업을 맡고 정도현 희성그룹 사장(당시 LG전자 CFO)이 재무를 총괄하는 체제가 구축됐다. 지난해에는 여기에서 CEO와 CFO만 각각 권봉석 사장과 배두용 부사장으로 교체됐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시대 화두가 되면서 대세는 CEO와 의장을 분리하는 방향으로 기울고 있다. LG전자를 비롯해 그룹 내 다른 주요 계열사들도 표면적으론 이 흐름을 따랐다. LG화학의 경우 2015년부터 2018년까지 박진수 대표이사가 의장을 겸임하다 2019년부터 분리했다. LG디스플레이도 2018년 한상범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겸직했다.

LG전자와 마찬가지로 현재는 두 곳 모두 권 부회장이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 LG입장에선 LG그룹 전체의 전략을 수립하는 위치에 있는 권 부회장이 계열사 경영 현안을 밀도 있게 챙기고 지원하기 위해 가장 효과적인 체제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대신 통상적으로 CEO와 이사회가 상호 견제와 균형 관계를 형성하는 시스템과는 결이 다르게 이사회를 움직인 셈이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특별시 중구 무교로 6 (을지로 1가) 금세기빌딩 5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