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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CB 프리즘]전환권 행사 앞둔 세경하이테크, 투자자 웃지 못한다'3만8719원→2만9790원' 조정, 실적 부진에 주가 하락 탓…300억 규모 채권 물량 대기

윤필호 기자공개 2021-02-22 08:20:20

[편집자주]

전환사채(CB)는 야누스와 같다. 주식과 채권의 특징을 모두 갖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업의 지배구조와 재무구조에 동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CB 발행 기업들이 시장에서 많은 관심과 주목을 받고 이유다. 주가가 급변하는 상황에서는 더 큰 경영 변수가 된다. 롤러코스터 장세 속에서 변화에 직면한 기업들을 살펴보고, 그 파급 효과와 후폭풍을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1년 02월 18일 15: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닥 상장사 세경하이테크가 지난해 2월 발행한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의 주식 전환기간이 도래했지만 투자자의 신중모드가 예상된다. 실적 부진으로 주가가 하락한 탓이다. 리픽싱을 최대한도로 조정했음에도 전환가액이 주가를 웃돌고 있다. 당장 오버행(대규모 대기물량) 우려는 덜었지만 향후 실적 회복에 따른 주가 부양 과정에서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세경하이테크는 지난해 2월 200억원 규모의 2회차 CB와 100억원 규모의 3회차 BW를 발행했다. CB의 전환청구 기간과 BW의 권리행사 기간 모두 이달 21일부터 시행된다.

다만 투자자들이 당장 주식 전환에 나설지 미지수다. 전환가액이 여전히 주가를 웃돌고 있기 때문이다. 메자닌은 주식 전환기간이 도래하면 대체로 오버행 부담이 따르는 경우가 일반적이지만 결국 주가가 올라야 이득을 취할 수 있다. 주가 하락기에는 원금보장이 되는 채권으로 보유하거나 리픽싱(행사가격 조정)을 기다리는 게 합리적이다.


현재 세경하이테크 주가는 2만원 초반대에 형성되고 있다. 반면 CB 전환가액과 BW 행사가액은 2만9790원이다. 이 때문에 주식으로 전환하면 손실을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여기에 추가 리픽싱도 기대할 수 없다. 이미 기존 전환·행사가액의 최대한도인 75%를 적용했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은 세경하이테크의 성장 기대감을 반영해 CB와 BW 모두 표면이자율과 만기이자율 0% 조건으로 인수했다. CB 전환가액과 BW 행사가액 역시 당시 주가를 감안해 3만9719원으로 동일하게 설정했다. CB는 인피니티투자자문과 미래에셋대우와 수성자산운용 등 11개 투자자가 인수 대상자로 나섰고, BW는 하나은행과 KB증권 등 7개 투자자가 참여했다. 하지만 주가 하락으로 지난해 5월 CB 전환가액과 BW 행사가액 리픽싱에 나서 최대한도로 낮췄다.


이 같은 주가 하락의 배경에는 실적 부진이 깔려있다. CB와 BW를 발행했을 당시만 하더라도 주가는 한참 상승세를 타고 있었다. 2019년 7월 상장 이후 실적 기대감이 높았고 주가는 2019년말부터 2020년 초까지 3만원 후반에서 4만원 초반을 오가는 가격대를 형성했다.

하지만 지난해 예측 불가의 코로나19 악재가 터지면서 실적에 악영향을 미쳤고 주가는 하락세로 돌아섰다. 지난해 3분기 연결기준 누적 영업손실 45억원, 당기순손실 34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도 29.8% 감소한 1547억원에 그쳤다. 시장 컨센서스에 못 미치는 성과를 내자 주식시장에서 실망 매물이 쏟아졌고 주가는 하락세로 전환해 2만원 초반대로 떨어졌다.

결국 실적을 회복시켜 주가를 다시 끌어올려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300억원 규모의 물량이 쌓여있는 만큼, 주가 상승에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한편 세경하이테크는 CB와 BW 발행시 콜옵션(매도청구권)으로 각각 30%씩 설정했다. CB와 BW를 리픽싱 전환가액 기준으로 주식 전환할 경우 각각 67만1366주, 33만5683주 규모다. 이 가운데 콜옵션으로 확보가 가능한 규모는 30만주 가량이다. 행사 주체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주가 부양에 부담은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지분율을 유지하는 가운데 주식 전환을 통한 부채 감소로 재무 안정성을 챙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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