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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초호황' IB수수료 1%벽 깨야 [thebell note]

이경주 기자공개 2021-03-03 10:44:39

이 기사는 2021년 03월 02일 08:01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자본시장을 취재하면서 국내 투자은행(IB) 업계를 일궈온 대부격 인사를 몇 번 만날 기회가 있었다. 그때마다 물었다. 국내 IB가 나가야할 방향이 무엇인가. 후배들을 위해 이루고픈 일은 무언가.

답이 같다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수수료'를 정상화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IB는 국내 기업들이 자금을 조달하도록 돕는 중개인이다. 채권이나 주식발행에 필요한 제도적 절차와 마케팅을 전담한다. 그 서비스 대가로 받는 금액이 너무 적다는 것이다.

당시엔 의아했던 부분이 있다. 수수료가 얼마나 문제기에 공통적으로 해결해야 할 숙원으로 내세울까. 그래도 고연봉 직군이 IB인데 배부른 이야기 아닐까. 현업에 있지 않고는 잘 알기 어려웠다.

그런데 올해 IPO 시장이 초호황으로 전환되자 문제를 실감할 수 있었다. IB들이 투자자들에게 인기가 있을만한 발행사가 아니면 욕심을 내지 않는다. 옥석을 가리며 딜을 수임한다. 인력이 부족한 것이 이유다. 수수료 절대금액이 큰 빅딜도 예외가 아니다. 현대중공업은 전통산업(조선업)을 하고 있다는 이유로 일부 외국계 IB는 도전장(입찰제안서)조차 내지 않았다.

한 고위IB는 평소 친한 발행사에게 이렇게 직언했다. “올해 IPO는 빈틈이 많을 수 있다. 인력이 부족해 중요한 딜에 선택과 집중을 할 수 밖에 없다. IB들이 제대로 일을 하는지 철저히 단속해야 한다”고 말이다.

국내 특유의 박한 수수료율에 따른 나비효과다. 미국은 물론 싱가포르나 홍콩 증시에 상장하는 기업들은 발행금액의 4~7%에 이르는 수수료를 지급한다. 반면 국내는 조단위 공모액 빅딜은 상한선이 1%다. 조단위임에도 1% 미만을 지급한 발행사도 다수다.

이는 수년전부터 IB 인력 이탈의 원인이었다. IB는 재무와 산업에 대한 식견과 더불어 영업능력까지 겸비하고 있다. 공급자(기업)와 수요자(기관 등)를 아우르는 인적 네트워크는 최대 자산이다. 기업은 재무담당 임원으로, 기관은 심사역 등으로 더 높은 연봉을 제안해 IB를 스카웃해 갔다.

IB대부들이 수수료를 '숙원'으로 삼은 배경이다. 국내 자본시장 선진화를 가로막는 요인으로 보고 있다. 결국 기업들이 제대로 된 서비스를 받지 못한다.

IPO 초호황인 올해가 변화의 시발점이 돼야 한다. 글로벌 기준(4~7% 수수료율)까진 아니더라도 과거(1%)보단 높아질 필요가 있다.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대형 증권사와 대기업들이 선봉에 서야 하는 일이다. 대형증권사는 가격경쟁을 지양해야 한다. 서비스 질 경쟁을 최우선 가치로 내세워야 한다.

발행사측면에선 1% 룰을 깨는 모범사례를 만들어 줄 곳이 필요하다. 향후 조단위 공모를 준비하는 발행사들 몫이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와 카카오페이, 크래프톤, 카카오뱅크, LG에너지솔루션 등이다. 사상 최대어로 꼽히는 LG에너지솔루션이 1% 이상을 제시할 경우 새로운 역사적 기준점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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