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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기업 ESG 트래커]CJ, 우수 등급 뒤에 가려진 '사회적 책임'②상장사 다수 우량 등급, 해외서 '노동 이슈·성별 다양성' 부족 지적

김은 기자공개 2021-03-04 09:00:16

[편집자주]

수년 전부터 ESG(환경·사회·지배구조)가 재계 트렌드로 부상했지만 국내 유통기업들에게는 불모지나 다름 없었다. 내수를 중심으로 성장 가도를 달리며 그들만의 시장이 고착화되면서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공정거래 및 지배구조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고 소비자와 투자가들의 요구가 커지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특히 유통 공룡을 중심으로 ESG 행렬에 가세하면서 변화의 물결이 몰아치고 있다. 이제 막 첫걸음을 뗀 유통기업들의 ESG 현황과 전략 등을 들춰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3월 03일 14:05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그룹의 주요 상장계열사들에 대한 국내 ESG 평가기관의 통합등급은 대체적으로 우수하다. 국내외 경영 환경이 불확실한 상황에서도 별도 CSV 조직을 구축하며 환경 및 사회적 책임을 수행하는 한편 지배구조 개편 작업 등도 수행한 결과다.

하지만 조금 더 들어가 ESG의 각 세부내역을 살펴보면 CJ그룹 ESG 경영의 한계가 분명히 드러난다. 오너리스크는 물론 일부 계열사들에 노동 이슈가 끊이지 않고 발생하는 등 고질적인 문제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법에 따라 기준을 높여갈 수 밖에 없는 환경 또는 지배구조와 달리 사회적 책임 문제는 기업이 자발적으로 개선에 나가야 한다. 해외 기관의 ESG 평가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A 이상 등급 유지, 일부 계열사 노동이슈 지속발생

2020년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평가한 CJ그룹 주요 상장계열사의 ESG 통합등급은 B+~A 사이다. 등급은 S(탁월), A+(매우 우수), A(우수), B+(양호), B(보통), C(취약), D(매우 취약) 등 7단계로 분류된다. CJ제일제당과 CJ대한통운, CJ㈜ 등 A를 받은 곳이 5곳에 달해 우수 등급에 위치한다.

이는 CJ그룹이 기본적으로 갖춰야하는 ESG 요건 대부분을 성실하게 충족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경영 투명성 제고를 위한 조직이나 주주친화 정책 등을 지속적으로 펼쳐낸 결과다.

하지만 등급별로 자세히 들여다 보면 옥에 티가 발견된다. 우선 근로자 이슈나 복지, 조직문화, 지역사회 관련 요소들을 평가하는 S(social)의 경우 CJ그룹 주요 상장계열사는 대부분 '우수'에 해당하는 A 이상의 등급을 받고 있다. CJ제일제당과 CJ프레시웨이의 경우엔 A+를 받아 우수한 사회적 성과를 인정받았다.


반면 CJ대한통운의 경우 지난해 사회부문에서 B+를 받았다가 지난해 1월 B로 강등됐다. 최근 5년간 CJ대한통운의 ESG 성적을 살펴보면 매년 통합 등급에서 A를 받고 있는 것과 달리 사회부문에서는 2017년부터 줄곧 B+를 받고 있다. 택배기사 과로사 문제 등 노동이슈가 계속 불거진 데 따른 결과다.

CJ대한통운은 매년 지속가능경영 보고서에 글로벌 가이드라인에 부합하는 사업장 운영으로 노동·인권 리스크 관리 역량 등 '인권경영' 관련 내용을 담고 있다. 매년 반복되는 노동이슈에서 보다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고무적인 건 올해 택배작업시간 단축, 선제적 산업재해 예방대책, 작업강도 완화 등을 위한 '택배기사 및 택배종사자 보호 종합대책'을 발표했다는 점이다. 이에 대한 시행 및 개선여부에 따라 ESG평가 등급에도 변동이 생길 것으로 기대된다.

CJ ENM 역시 과로로 인한 직원 사망 등 노동환경 이슈가 끊이지 않는다. PD사망 사건 이후인 2017년부터 근로시간 제한 준수 가이드라인 제정, 스탭협의체 운영 등의 개선 노력을 펼쳤다. 지난해 사회적부문 등급이 B+에서 A로 상향된 것도 이 때문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환경부문에서 2년 연속 C를 받고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화학물질 민감도가 높은 기업이 아니기 때문에 딱히 낙제점을 받을 이유는 없다. 환경부문에 대한 평가에서 관련 정보공개를 얼마나 적극적으로 하느냐에 따라 평가가 달라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CJ ENM이 환경분야에서 유독 정보가 투명하지 않다는 점을 시사한다.

실제로 환경정보공개시스템에 CJ그룹의 다른 계열사들은 관련 정보를 공개하고 있지만 CJ ENM에 대한 내용은 전무하다.

G(governance) 항목에서 모든 계열사들은 우수 등급인 A 이상을 확보하고 있다. 이사회에 필요한 사외이사나 위원회 등 국내서 독려하는 제도적 장치를 상당부분 갖춰놨기 때문이다. 지배구조 항목에서는 지분구조 뿐 아니라 이사회가 얼마나 독립성을 위한 장치들을 갖추고 있는지를 평가한다.

하지만 허점도 존재한다. 등기임원의 계열사 과다 겸직 이슈가 먼저 꼽힌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손경식 CJ그룹 회장과 지주사 CJ㈜의 경영총괄이었던 최은석 부사장이 CJ㈜는 물론 CJ제일제당의 사내이사까지 겸직했다. CJ ENM과 CJ대한통운의 사내이사를 겸직 중인 임경묵 사내이사 역시 마찬가지다.

CJ그룹 등기임원의 과다겸직 이슈는 오래된 문제다. 2013년 국민연금이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이사선임을 반대한 적도 있다. 과도한 겸임으로 충실한 의무수행이 어렵다는 이유를 내세웠다.

◇글로벌 평가서 S·G 항목 하위권, 성별 다영성 부족 등

CJ그룹에 대한 글로벌 ESG평가기관의 평가를 살펴보면 국내기관 평가와 달리 ESG 경영에 대한 문제점이 더욱 분명하게 드러난다. CJ제일제당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글로벌 평균 미만의 점수를 부여받고 있다. 특히 사회적 책임 부분의 경우 글로벌 기업들과 비교할 때 상당히 낮은 점수이다.

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MSCI)은 지주사인 CJ㈜의 ESG 등급을 줄곧 BB로 평가했다. BB등급은 평균 미만의 점수다. 그러다 지난해 지주회사로써 자회사들의 제품 안전 및 높은 품질 경영을 이끄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 점을 인정받아 BBB를 획득했다. CJ㈜가 국내에서 환경을 제외하고 모든 부분에서 A를 획득한 것과 비교하면 다소 박한 점수다.

CJ대한통운은 CCC와 B등급을 반복하며 하위 수준의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 온실가스 감축 등에 앞장선 점에 대해 높게 평가받아 BB로 상향 조정됐다. 하지만 MSCI는 여전히 CJ대한통운이 노사관계와 근로자 관리 등에 대해서는 개선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MSCI는 CJ대한통운의 '기업 행동(Corporate Behavior)'과 노사 관계, 근로자 보호 등과 연관이 깊은 근로자 관리(Labor management) 등을 가장 문제로 꼽았다. 이 두가지 요소에 모두 '정체(Laggard)' 등급을 부여했다.

영국 최대 자산운용사인 LGIM의 경우에도 CJ대한통운의 ESG 점수를 100점 만점에 28점을 부여했다. 이 가운데 사회적책임(S)에 해당하는 점수는 고작 7점이다.

글로벌 기업들의 경우 이사회 산하에 안전·근로자 건강과 관련한 위원회 등을 갖추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CJ그룹 계열사들에는 노사이슈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지만 이사회 내부에 근로자 관리에 대한 위원회 등 장치가 따로 마련 돼 있지 않다. 글로벌 기업과 비교해 책임소재가 불분명한 점이 등급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특정 성별로 채워진 이사회에 대해서도 해외 ESG 기관에서는 부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CJ대한통운에 대해 LGIM은 이사진에 성별 다양성이 없다는 점을 감점요소로 꼽았다. LGIM은 등기임원의 30% 가량을 여성으로 두는 것을 최저 기준으로 삼고 있다. 현재 CJ대한통운은 대표이사부터 사외이사진들까지 이사회 멤버 7명 전원이 남성이다.

따라서 CJ그룹의 ESG 경영에 대해 S와 G의 궁극적인 변화를 요하는 시각이 많다. 우수등급 뒤에 감춰진 고질적인 문제를 끊어내는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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