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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CB 프리즘]'FI 엑시트' 핑거, 주주구성 변화는우호 지분 확대 필요, 백기사로 임직원 지분 활용할 듯

방글아 기자공개 2021-03-08 08:21:59

[편집자주]

전환사채(CB)는 야누스와 같다. 주식과 채권의 특징을 모두 갖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업의 지배구조와 재무구조에 동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CB 발행 기업들이 시장에서 많은 관심과 주목을 받고 이유다. 주가가 급변하는 상황에서는 더 큰 경영 변수가 된다. 롤러코스터 장세 속에서 변화에 직면한 기업들을 살펴보고, 그 파급 효과와 후폭풍을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1년 03월 04일 07:48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핀테크 솔루션업체 핑거가 기업공개(IPO) 후 재무적 투자자(FI)들의 빠른 이탈로 지배구조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 리드 투자자였던 SV인베스트먼트에 이어 최근 키움인베스트먼트까지 회수 움직임을 보이면서 FI들의 공백을 메울 백기사에 관심이 집중된다. 창업주 박민수 핑거 대표는 발행주식수 증가로 인해 지배력 약화를 임직원 우호 지분 확대로 보완한다는 방침이지만 한계가 있다는 평가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핑거가 발행한 5회차 CB에 대한 전환청구권이 지난 2일 전량 행사됐다. 5회차 CB는 2019년 10월에 40억원 규모로 발행돼 한-영 이노베이션펀드 제1호(키움인베스트먼트)가 단독 인수했다. 주당 전환가액은 1만원으로, 오는 15일 40만주가 신규 상장된다.

FI의 엑시트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SV인베스트먼트가 지난달 초 35만주를 장내매각해 스타트를 끊었다. 10% 넘는 지분을 지녔지만 현재 36만425주(4.08%)만 남겨둔 상태다. 코스닥시장 상장에 따른 의무 보호예수 기간이 끝나면서 FI의 지분 매각이 이어지고 있다. 코스닥시장 상장규정은 국내 벤처금융 투자자에게 의무 보호예수 기한(상장 후 1개월)을 부여하고 있는데, 핑거는 지난 1월29일 상장해 지난달 말 이 기한이 끝났다.

여기에 최근 키움인베스트먼트가 전환권 행사로 회수를 예고해 핑거 소유구조에 대대적인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핑거는 설립 초기 벤처금융(RCPS 조달)을 적극 활용해 올해 초까지 7개 FI들의 합산 지분율이 36.22%에 이르렀던 만큼 이를 메울 차기 백기사가 필요하다는 평가다.

FI들이 회수에 나선 것은 투자 비히클(Vehicle)로 활용하고 있는 벤처조합의 만기와 연관이 깊다. 하나둘씩 조합의 청산 시점이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SV인베스트먼트의 벤처조합은 2011년 결성해 올해로 10년차를 맞았고 조합 결성이 가장 늦은 솔론인베스트먼트도 올해로 3년차다. 대부분 정부 자금이 들어가 있는데다 조기 청산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점이 적잖아 나머지 FI들도 이른 시일 내 회수가 점쳐진다.

5% 이상 주주는 RCPS와 더불어 CB를 인수한 키움인베스트먼트(9.78%) 외 싱가포르 소재 BK메디칼그룹(12.30%)과 2개 펀드를 통해 투자한 SV인베스트먼트(12.15%)였다. 나머지는 메리츠종합금융증권, 이앤인베스트먼트, 솔론인베스트, 레오파트너스인베스트먼트다.


국내 FI들이 모두 회수를 마칠 경우 20%에 육박하는 지분이 장내에 풀리게 된다. 언제든 매각이 가능한 BK메디칼그룹까지 대열에 합류하면 총 30.20%에 이르는 지분이다. 이는 핑거 최대주주 박민수 대표가 특수관계자를 통틀어 보유 중인 지분(30.33%)과 맞먹어 지배구조에 불확실성이 높아졌다. 전환청구된 5회차 CB가 보통주 상장을 마치면 박 대표를 포함한 특수관계자 지분율은 29.02%로 희석된다. 특히 BK메디칼그룹이 보유한 지분(10.85%)의 경우 의결권이 박 대표에게 위임돼 있어 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해 박 대표는 임직원 우호 지분으로 보완한다는 방침이다. 박 대표와 FI가 메인이던 상장 전 소유구조를 박 대표와 임직원 중심으로 변화시킨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상장 전부터 작업에 들어갔다. 박 대표는 상장에 앞서 3.96%의 지분을 직원 80여명에게 증여했다. 이는 IPO 후 박 대표의 우호 지분 역할을 하고 있다. 이밖에도 주요 임원들의 지분 인수를 지속 독려해 현재 전직 임원 등 개인(5.41%), 안인주 부사장을 포함한 주요 임원 15명(3.94%), 우리사주조합(2.94%) 등이 우호 지분으로 분류된다.

하지만 줄어들 지분(30%)의 절반 수준에 불과해 지배력을 유지하는데 부족하다는 평가다. 앞으로 약 1년여 뒤부터는 주요 임직원에 부여한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이 추가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지분율 기준 2.16%에 불과하다. 핑거는 지난해 3월 안 부사장, 조한종 최고재무책임자(CFO) 등 주요 임원 11명에게 주당 8000원에 신주 인수가 가능한 스톡옵션 20만주를 부여했다.

임직원들의 퇴사 등 사유로 중장기적으로 우호 지분이 떨어져 나갈 것에 대비해 자체 지분 확대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이에 외국계인 BK메디칼그룹과는 전략적 투자자(SI) 관계로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핑거 관계자는 "BK메디칼그룹의 경우 통상 피투자기업에 장기 투자를 진행해 핑거와도 장기적인 투자 관계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본질적인 해결책이 될 박 대표의 추가 지분 인수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박 대표의 추가 지분 인수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핑거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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