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보험경영분석]흥국생명, 업황 개선에도 순익 '반토막'이자 감소·외화유가증권 손상 여파, 처분이익 늘렸지만 방어 실패

이은솔 기자공개 2021-03-08 07:31:22

이 기사는 2021년 03월 05일 14: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흥국생명보험의 당기순이익이 일년 사이 절반으로 줄었다. 지난해 업계 전반적인 손해율 개선으로 보험사의 실적이 대부분 개선됐던 것과는 상반되는 결과다. 보험영업손실폭은 전년 대비 줄었지만 투자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하며 순이익 하락폭을 방어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흥국생명은 최근 2020년 손익구조 변동 사항을 공시했다. 당기순이익은 2019년 908억원에서 2020년 439억원으로 52% 감소했다. 법인세비용차감 전 순이익도 직전 1219억원에서 당해 662억원으로 절반 가량 축소됐다.

실적 급감의 원인은 투자영업부문의 부진 때문으로 해석된다. 2020년 3분기 흥국생명의 운용자산이익률은 3.11%로 전년 동기 3.6%에 비해 0.49%포인트 감소했다. 2020년 9월까지의 누적 투자영업손익은 6165억원으로, 2019년 9월까지의 누적 손익 6509억원 대비 344억원 줄어들었다.

금리 하락에 따른 이자부자산의 이익률 악화와 대체자산의 일부 손상차손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흥국생명의 운용자산 포트폴리오는 대체로 장기 국공채나 특수채 등 안전자산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여기에 최근 투자이익 방어를 위해 수익률이 높은 외화유가증권이나 신용대출·대체투자 등의 규모를 늘렸다.

이 때문에 흥국생명은 전년 대비 금융자산처분이익을 늘렸지만 투자영업이익 하락을 막지는 못했다. 2020년 9월까지 흥국생명이 금융자산을 처분해 얻은 투자이익은 266억원이다. 2019년 9월 처분이익이 140억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처분을 크게 늘렸다는 걸 알 수 있다.

신용평가사는 지난해 흥국생명의 후순위채권 등급평정에서 "외화자산 투자 확대 과정에서 환위험이 증대됐고 투자 규모가 확대된 국내외 대체투자 부문에서의 손실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상당수 보험사는 코로나19로 인해 해외 대체투자나 부동산자산 등에서 손상차손을 반영했다. 흥국생명도 지난해 분기중 일부 자산의 손상차손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4분기 세부실적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는데, 2020년 2분기와 3분기를 거쳐 유가증권에서 115억원의 손상차손을 장부에 기록했다.


흥국생명은 태광그룹 계열의 업계 중위권 생명보험사다. 최근에는 외형 성장을 크게 시도하지 않고 있다. 수입보험료는 5년 전보다 오히려 최근 더 줄어들었다. 과거에는 보험영업부문에서도 꾸준히 이익이 발생했으나 2018년부터는 보험영업에서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 2017년 흥국생명의 보험영업손익은 9022억원이었으나 2018년에는 4332억원 손실로 돌아섰다.

이는 보장성보험 중심의 포트폴리오 재편을 시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흥국생명은 과거 방카슈랑스 채널을 통해 전략적으로 저축성보험 영업을 늘렸지만, 최근에는 외형 확대보다는 수익성 제고와 장기적 사업기반 확보를 위해 보장성 확대 전략을 펴고 있다.

해지시 환급금이 큰 저축성보험은 수익성은 높지 않지만 매달 들어오는 원수보험료가 크다. 반면 보장성보험은 장기적으로 수익성은 좋은 상품으로 평가되지만 보험료 단위가 작아 매출 성장에는 크게 기여하지 못한다. 또 보장성 보험은 손해보험사를 중심으로 판매경쟁이 과열된 상태라 사업비용이 크게 발생한다.

다만 지난해에는 보험영업손실 자체는 다소 줄었을 것으로 보인다. 흥국생명은 보험영업손실폭을 2019년 3676억원까지 축소했다. 지난해 3분기까지의 실적을 전년과 비교했을 때 2020년의 보험영업손실은 이보다 더 축소됐을 가능성이 높다. 보험영업에서의 적자폭은 개선됐지만 투자영업의 축소가 더 커 수익률 하락을 방어하지 못했다는 해석이다.

흥국생명 측은 "금리 하락에 따라 이자수익이 감소한 게 실적 하락의 원인"이라고 밝혔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