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완의 '고배당' 요구, 믿는 구석 '1조 자사주' "과다한 자사주, 기업 가치 저해 리스크"…자사주 매각해 배당 재원 활용 주장 펼칠듯
박상희 기자공개 2021-03-12 11:10:17
이 기사는 2021년 03월 11일 10: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박철완 금호석유화학 상무가 주주제안 한 약 3000억원 규모의 고배당안이 정기 주주총회에서 표결에 부쳐진다. 박 상무는 고배당 요구가 기업의 재무구조를 훼손하고 장기 경쟁력을 저해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배당 재원으로 금호석유화학의 자사주(18.35%)를 활용하라는 논리를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10일 종가 기준 금호석유화학의 자사주 규모는 1조1600억원에 달한다.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부장판사 송경근)는 10일 박 상무가 금호석유화학을 상대로 낸 의안 상정 가처분 신청을 일부 인용하는 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채무자(금호석유화학)는 채권자(박철완)가 제안한 의안을 오는 26일 개최 예정인 금호석유화학의 2021년도 정기주주총회에서 의안으로 상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금호석유화학은 정정공시를 통해 박 상무의 배당안을 주총 안건으로 상정할 예정이다. 주주들은 주총에서 박 상무의 고배당안과 금호석유화학 이사회가 내놓은 배당안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금호석유화학은 박 상무가 과다배당을 요구하는 것은 비상식적이라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노조도 최근 "박철완 상무가 제안한 과다 배당요구는 장치산업을 영위하는 금호석유화학이라는 회사에 대해 어떠한 이해도 배려도 하지 않은, 단순히 표심을 잡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박 상무는 본인의 배당 요구가 과하지 않다는 것을 시장에 입증해야 한다. 고배당 요구가 금호석유화학의 재무구조를 훼손하지 않으면서 동시에 주주가치를 제고할 수 있는 안이라고 설득해야 한다.
관건은 배당 재원 마련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선 박 상무가 18.35%에 달하는 자사주를 매각하면 금호석유화학의 재무구조를 훼손하지 않으면서 배당 재원 마련이 가능하다는 논리를 펼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제로 박 상무 측은 10일 처음으로 입장문에서 자사주를 언급했다. 박 상무는 "과다한 자사주 보유 등 금호석유화학이 이미 갖고 있는 기업가치에 저해되는 리스크를 해소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말했다. 자사주를 매각하거나 소각하라는 의미다.
10일 금호석유화학의 종가는 20만9000원을 기록했다. 이를 감안한 금호석유화학의 자사주(559만2528주) 평가가치는 1조1688억원에 달한다. 자사주를 매각하면 현금성자산이나 이익잉여금 등에 손을 대지 않고도 3000억원에 달하는 배당 재원을 마련할 수 있다.
박 상무의 자사주를 활용한 배당 재원 마련은 박찬구 금호석유화학의 백기사 확보를 차단하려는 목적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자사주는 의결권이 없지만 경영권 분쟁시 우호세력에 자사주를 매각하면 의결권이 되살아난다. 금호석유화학이 자사주를 전량 박 회장의 우호세력에 매각할 경우 박 회장은 경영권 방어를 위한 백기사를 확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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