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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생명, 예금보험공사의 이사회 지배력 '여전' 지분율 10%까지 감소 불구, 사외이사 절반 '예보 경영진' 출신

이은솔 기자공개 2021-03-17 07:47:11

이 기사는 2021년 03월 16일 16:01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생명보험의 이사회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건 여전히 예금보험공사의 추천을 받은 이사들이었다. 전체 사외이사의 50%가 예보 추천으로 이뤄질만큼 영향력은 건재하다. 특히 이번 주주총회를 거치며 사외이사 중 절반이 예보 경영진 출신인 기현상도 일어났다.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잔여 지분 매각 문제가 얽혀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전일 주주총회를 열고 사외이사 선임안을 비롯한 안건을 의결했다. 신규 사외이사로는 조현철 전 예보 부사장과 이인실 전 통계청장이 선임됐다. 이 전 청장은 임기 만료로 퇴임하는 김경한 전 법무부 장관 자리를 채울 관 출신 인사다. 자본시장법상 사외이사 성별 규정을 맞추기 위해 선임한 여성 사외이사이기도 하다.

조 전 사장은 퇴임하는 박승희 전 정리금융공사(현 KR&C) 사장의 후임으로 분류된다. 박 전 부사장 역시 '예보 라인'이다. 정리금융공사는 과거 예보의 자회사로 2009년 폐지되기 전까지 부실금융기관이 보유하고 있던 자산을 정리해 공적자금을 회수하는 역할을 했다. 2003년 한화생명의 전신인 대한생명의 사후지원을 위해 자산을 인수하기도 했다.


한화생명의 지배구조연차보고서를 살펴보면 예보 출신 사외이사들은 지난해 이사회에서 한화생명 경영의 안정성이나 공적 책임에 대한 검토를 주로 해왔다. 박승희 이사는 한화생명의 사모투자와 관련 엑시트 플랜을 확인하거나 한화문화재단 기부에 대해 사회적 책임을 당부했다. 이승우 이사의 경우 한화생명과 계열사의 내부거래에 관해 특혜성 여부를 질의하거나 이사회에서 의결한 수익증권 투자의 목표수익률에 대해 설명을 요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사회 내 강력한 영향력에 비해 예보의 실제 보유 지분은 그렇게 많지 않다. 한화생명의 지분 45%는 한화그룹과 특수관계인이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최대주주인 한화건설이 25.1%를, ㈜한화가 18.15%를,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가 1.75%를 보유 중이다. 예보는 10%를 보유하고 있고, 복수의 해외 기관투자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총 7.55%, 나머지 28.9%는 소액주주의 지분이다.

한화생명과 예보의 인연은 199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화생명의 전신 대한생명은 당시에도 빅3 생보사로 불렸지만 외환위기와 경영진의 구속 등 내홍을 겪었다. 당국이 매각을 위해 입찰에 나섰지만 번번이 유찰됐고,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해 공적자금을 투입하기로 했다. 예보는 총 3조5500억원을 투입해 대한생명의 지분 100%를 보유하게 됐다.

2002년 한화그룹이 예보로부터 대한생명 지분을 매입하며 지금의 한화생명이 탄생했다. 예보는 대한생명의 지분 67%를 1조1000억원 가량에 매각했다. 이후 2010년 한화생명 상장 당시 지분 8.3%를 매각해 1590억원을 회수했고, 2015년과 2017년 두 차례에 걸쳐 시간외대량매매방식(블록딜)으로 주식을 처분했다.

마지막으로 매각한 금액은 주당 7330원이다. 공적자금 투입액을 손실 없이 회수하려면 주당 12000원대에 매각해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이다. 코로나19 직후 주당 1000원대까지 내려앉았던 한화생명 주가는 최근 3000원대로 회복됐다. 업계에서는 예보가 마지막 매각을 단행한 7000원대가 마지노선이라고 보고 있지만 이 주가 역시 현재로서는 요원하다.

잔여 지분 매각은 현재 진행형이다. 예보는 2019년 5월 한화생명 지분 매각 주관사로 씨티증권과 삼성증권을 선정했다. 당시 계약 기간은 최장 2년으로, 매각 계약을 유지하고 있을 경우 만료 시점은 오는 5월이다. 당장 매각을 계획하지는 않더라도 예보 입장에선는 주관사를 연장하거나 재선정해둬야 한다. 올해 예보 출신 한화생명 사외이사들은 이런 의사결정의 연결고리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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