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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석기업 사장 "지분거래 주주 결정, 자산처분 계획없어" 사측 거래 내용 몰라...셰어딜 가능성 거론

김경태 기자공개 2021-03-30 08:25:57

이 기사는 2021년 03월 29일 16: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원종승 정석기업 대표이사 사장(사진)이 최근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을 비롯한 오너일가의 주식 매각과 관련해 사측과 협의된 부분이 아니라고 밝혔다. 아울러 정석기업이 보유한 한진빌딩 본관 등 부동산을 처분할 계획이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에 주식을 외부에 팔았다는 점과 매각가 등을 고려할 때 정석기업을 정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있다.

원 사장은 29일 기자와 통화에서 "(이번 거래는) 우리가 다루거나 주선한 게 아니라 주주들이 알아서 한 것"이라며 "지분을 인수한 곳은 잘 모른다"고 말했다. 향후 지분 추가 매각 가능성에 대해서도 "주주의 마음이기 때문에 현재로선 모른다"고 답했다.

원 사장은 정석기업이 소유한 부동산 매각에 관해서는 "검토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정석기업은 서울 중구 소공동에 소재한 한진빌딩 본관, 인천 정석빌딩의 소유와 관리가 사실상 사업의 전부인 계열사다. 한진그룹이 작년초부터 유동성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각종 자산을 처분할 때도 무풍지대로 남았다.

시장에선 한진그룹이 만일의 경우 정석기업이 가진 부동산을 활용해 자금을 조달할지 주목했다. 하지만 부동산을 처분하거나 담보로 대출을 끌어오는 것이 아닌 오너일가의 주식 매각이 이뤄진 점이 주목된다. 29일 현재 기준 한진빌딩 본관은 최근 새로운 저당권이 설정되지 않았다.

향후 부동산을 처분하지 않더라도 소유주인 정석기업의 외부 매각이 진행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도 있다. 우선 주식을 외부에 팔았다는 점이 지목된다.

과거 정석기업의 주식 거래시 특수관계자 간 거래가 대다수였다. 이번에 조 회장을 비롯한 오너일가가 지분을 팔기 전 정석기업은 동일인 관련자가 지분 100%를 보유했다. 이번 거래로 3년만에 특수관계자 외 주주가 생겼다.

주식 매각가가 보유 부동산의 가치와 유사한 수준이라는 점도 있다. 이번에 1주당 매각가는 32만원으로 주식 전량의 가치는 3949억원이다. 한진빌딩 본관의 몸값으로는 평(3.3㎡)당 2500만~3000만원이 거론된다. 연면적에 대입하면 3094억~3714억원이다. 여기에 인천 정석빌딩을 더하면 주식 전량 가치와 비슷한 수준이다.

최근 부동산 거래는 토지와 건물의 소유권을 직접 취득하기도 하지만 세금 절약 등을 이유로 자산을 소유한 법인의 주식을 거래하는 셰어딜(share deal) 형태로 진행하는 경우도 많다.

부동산을 노리는 게 아니라면 매수한 지분으로는 실익이 거의 없다는 지적이다. 정석기업은 비상장사다. 거래 상대방의 매수 지분율 12.22%로는 경영권을 확보할 수 없다. 즉 한진그룹 오너일가가 미래 배당수입을 포기하기는 했지만 외부 매각을 염두에 두고 현시점의 부동산 가치가 반영된 주식을 팔았다는 해석이 가능한 배경이다.

물론 한진그룹의 우호세력에서 지분을 매수했을 가능성은 있다. 정석기업은 안정적인 임대수입을 바탕으로 매년 수십억원의 배당을 하는데 오너일가에 도움을 주고 배당을 수취하는 방안이다. 다만 이번 매입 지분 12.22%의 가격이 482억원이고 정석기업의 2019년회계연도 배당금 총액이 54억원에 불과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빠른 자금 회수가 어렵다.

이번 조 회장을 비롯한 3인의 지분 처분은 상속세 납부를 위한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정석기업은 최근 사업에 특별한 이슈가 불거지지 않은 상황이다. 정석기업은 매년 임대차 관리과 원활히 이뤄지는 덕분에 매년 흑자를 기록했다.

한진칼에 따르면 정석기업의 작년 매출은 410억원으로 전년보다 2.2% 줄었다. 영업이익은 116억원으로 3.4%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88억원으로 38.6% 감소했다. 한진칼의 주요 종속사 중 유일하게 흑자를 거뒀다.

정석기업은 호실적을 바탕으로 매년 배당을 한다. 아직 감사보고서를 공시하지 않았지만 지난해에도 배당을 단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회장은 이번에 보유 주식 중 일부를 팔았지만 이 고문과 조 부사장은 전량 매도해 앞으로 배당 수입을 얻을 수 없다. 이를 포기하고서라도 주식 현금화에 나선 급박한 자금 소요로는 상속세 납부가 우선적으로 거론된다.

이 고문은 주식을 전부 팔았지만 앞으로도 정석기업에서 자금을 수령할 길이 열려있기는 하다. 그는 2006년9월 사내이사로 취임한 뒤 3년마다 중임했다. 가장 최근에는 2018년9월 중임했고 여전히 등기임원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어 보수를 지급받을 수 있다. 반면 조 부사장은 2018년5월 대표이사 겸 사내이사에서 사임했다.

앞서 조 회장과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 조현민 한진 부사장은 이달 19일 보유 중이던 정석기업 지분을 각각 9326주(0.76%), 8만4685주(6.87%), 5만6458주(4.59%)를 매각했다. 처분 금액은 각각 29억8432만원, 270억9920만원, 180억6656만원이다. 1주당 매각가는 32만원으로 동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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