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O 워치/SK하이닉스]글로벌 IDM의 자존심, SKT식 Corp센터 체제 탈피①모기업·계열사와 재무라인 체계 달라…통신업과 제조업 차이
원충희 기자공개 2021-04-12 07:16:52
이 기사는 2021년 04월 02일 07시4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하이닉스의 재무라인은 경영지원 조직을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 코퍼레이트센터(Corp센터) 위주의 SK텔레콤 및 계열사들과 다른 체제다. SK하이닉스의 첫 CFO였던 김준호 SK하이닉스시스템아이씨 경영자문(당시 부사장)도 처음에는 코퍼레이트센터장이란 직책을 사용했지만 1년 만에 경영지원 담당임원으로 바꿨다. 통신·방송업과 다른 제조업의 특성이 재무라인에도 반영됐기 때문이다.SK텔레콤은 2011년 전사 전략을 조정하는 역할을 담당할 코퍼레이트센터 체제를 도입했다. 하이닉스 인수와 더불어 통신네트워크, 서비스, 제조 등 방대한 업무를 조정해 시너지를 내도록 하기 위해선 조정업무가 필수였다. 기존 전략기획부문과 경영지원부문, 기업홍보부문을 총괄 지휘하는 개념으로 구성됐다.
SK텔레콤의 자회사들도 이를 본받아 코퍼레이트센터 체제를 가져왔다. SK브로드밴드가 그랬고 십일번가(11번가)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SK하이닉스는 CFO 업무를 경영지원 조직이 담당하고 있다. SK그룹이 하이닉스를 인수한 뒤 처음으로 왔던 CFO 김준호 부사장도 코퍼레이트센터장이었으나 1년 만에 경영지원담당으로 직책을 변경했다.

박정호 SK텔레콤 대표가 SK하이닉스 부회장 겸 각자대표를 맡을 만큼 지배구조상으로는 연계가 가장 긴밀한 두 회사가 재무라인 체계에서는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는 영위하는 업종의 차이에서 비롯됐다.
SK그룹 관계자는 "하이닉스는 SKT, SKB와 달리 제조업 계열사라 ICT 기반의 회사와는 성격이 다르다"며 "구매부서가 크고 대규모 생산시설의 확보·유지가 중요한 곳이라 SKT와는 다른 조직체계를 갖추는 게 당연하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의 국내 1위 이동통신사라면 SK하이닉스는 연간 생산능력(캐파)이 24조4044억원에 달하는 세계적 규모의 종합반도체기업(IDM)이다. 무선통신 서비스나 방송서비스를 제공하는 SK텔레콤, SK브로드밴드와 달리 시설 및 설비 장부가액만 41조2305억원이며 원재료 구매에 한해 8조2109억원을 사용한다. 제조기업 특성상 구매전략이 지원업무에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

SK하이닉스의 재무라인은 노종원 부사장(CFO)을 필두로 경영지원 조직이 중심이다 산하에 재무와 구매부서가 편제돼 있다. 재무는 회사 전체적인 자금흐름을 관리하고 구매부서가 반도체 제조공정에서 필요한 최첨단장비, 화학재료, 웨이퍼(실리콘기판) 등을 매입한다. 이런 업무관련성 때문에 구매와 재무부서는 밀접하게 붙어있는 경우가 많았다.
전임 CFO였던 차진석 부사장의 직책명이 재무·구매담당 임원이었던 것도 이 때문이다. 다만 노 부사장이 새로운 CFO로 오는 과정에서 일부 조직개편이 있었다. 2018년 이후 보이지 않았던 경영지원 조직이 부활하고 재무, 구매가 휘하로 들어오면서 차 부사장 이전 CFO였던 이명영 SK이노베이션 이사 시절과 비슷한 체제로 재편됐다.
다만 그때와 다른 점은 노 부사장이 미래전략 담당임원직을 계속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재무를 총괄하면서 인수합병(M&A), 투자 등 신성장 동력을 찾기 위한 전략업무도 같이 하고 있다. 기능적으로 보면 현재 SK텔레콤의 코퍼레이트센터와 크게 다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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